[Review] 예르미타시박물관展,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난 프랑스 미술

글 입력 2018.01.2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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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미타시 박물관. 1762년 예카테리나 2세가 즉위한 후에 그녀가 수집한 예술품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대형 예술 박물관이다. 예르미타시의 영어 표기가 Hermitage라는 것은 전시회에 도착해서 알게 되었는데, 이를 알고 나니 예카테리나 2세가 예술품에 대한 애착이 깊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Hermitage는 은둔처라는 의미의 영어단어ㅡ전시 리플렛에는 '은자隱者의 집'으로 해석되어 있다ㅡ인데, 그만큼 소중하게 보관해두기 위해 공간을 마련해두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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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플래시없이 사진 촬영이 가능하긴 했지만, 필자는 사진을 찍지 않았다. '인증샷'을 남기기 위한 전시가 아닌,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방문한 전시회는 굉장히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온전히 작품들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휴대폰은 잠시 넣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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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주의에서 인상주의까지 이어지는 전시의 흐름은 굉장히 매끄러웠다.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그대로 훑을 수 있었고, 시대에 따라 그림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어린 관람객을 위한 것인지 중간 중간 '교육적인 목적'을 가진 부분들이 눈에 보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감상의 흐름을 끊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1.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

고전주의 미술 작품들은 정말 감탄스러웠다. 당시 그림의 주제는 대부분 성경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는데, 그것은 곧 모든 그림들이 상상에 의해서 그려진다는 뜻이다. 상상에 의존해서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에서 펼쳐진 일을 담아낸 것 처럼 자세하고 구체적인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2.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

고전주의에서 로코코로 넘어갈 때에는 그림의 전체적인 명도가 높아졌고, 색채도 다양해졌다. 확실히 색감이 예쁜 작품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색채가 다양해지다보니 그림의 주제부를 화려하게 강조해서 집중시키고, 나머지 부분은 철저히 '배경'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그림들도 많이 보였다. 보는 내내 색감과 인물 의상 표현 등에 제일 감탄을 많이 했던 섹션이었다.


3.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

개인적으로는 낭만주의 시대가 로코코와 인상주의의 과도기ㅡ어느 것이든 시대가 넘어가는 과도기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ㅡ라고 생각하는데, 화가들이 빛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로코코 시대의 주제였던 신화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그 예라고 생각됐다. 또한 북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뒤 그려진,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그림도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이전 섹션에서 봐오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4. 인상주의와 그 이후

서양 미술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화풍이 바로 인상주의이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도 많기도 하다. 섹션에 진입하자 마자 보이는 익숙한 모네의 그림은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고전주의에 비하면 많이 다양해지고 가벼워졌지만, 세 번째 섹션 까지는 여전히 왠지 모르게 엄숙하고 진지한 기운이 가득했다. 빛을 사랑했던 화가들이 가득한 인상주의 섹션으로 넘어오니 한결 밝은 기운이 가득했다.


(여담으로, 함께 전시를 관람한 친구는 학창 시절 미술 공부를 했었던지라 그림을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 리뷰에는 친구의 워딩을 빌린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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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만 보러다니던 나에게, 고전주의부터 다시 한 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시를 보러 와주고, 그림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지한 나에게 일일 가이드가 되어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이만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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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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