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만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 - 알렉산더 지라드 [전시]

글 입력 2018.01.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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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라드 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물은 ‘파이프 왕국’이라는 작은 공간이었다. 학생 시절 지라드가 만들어낸 가상의 국가인 파이프 왕국과 관련된 전시물들의 모임이었다. 지라드가 직접 언어, 국기, 화폐, 우표 등을 디자인했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눈에 가장 들어온 것은 지도였다. 대륙들과 지리, 국가 간의 관계까지 직접 지라드는 구상해낸 것이다.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낸 것이다.

 프리뷰에서 디자인을 ‘타인의 목적을 이루어주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지라드 전에서 더 돋보였던 것은 지라드가 디자인한 많은 작품들로 만들어진 그의 ‘파이프 왕국’이었다. 즉 그가 디자인을 통해서 만들어낸 하나의 세계였다. 천, 소품, 인테리어 등 그가 디자인한 소품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 전경-1.jpg
 

 상상을 해보자. 빈 공간이 우리에게 제공되어 있고 그 공간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어떻게 꾸며야 할까? 막연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목적이다. 목적으로 ‘나의 방’을 추가해보자. 방으로 만들 빈 공간이 있다. 이제 어렴풋이 형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이 정리되고 가구들이 배치된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할 것이다. 공간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는다. 이 순간 필요한 것이 디자이너의 ‘세계’이다. 디자이너의 세계가 잘 구축되어 있으면 그 세계에서 하나의 방을 찾아내는 것은 간단할 것이다.

 이 세계는 시각에 기초해서 생겨날 것이다.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누구든지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는 법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라드의 시각은 특별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시회에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를 흡수했음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있다. 특히 인도의 방직물들을 모아 그 패턴을 기록한 것과, 세계의 다양한 언어들을 이용해 구성한 디자인들은 지라드가 자신 주변의 메이저 문화뿐만 아니라 마이너 한 문화들도 항상 바라봤음을 보여준다. 이런 시각이 있었기에 지라드의 세계는 특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시장 전경-4.jpg
 

 가장 관심 있게 바라본 파트는 지라드가 인테리어를 만들어낸 레스토랑들이었다. 지라드는 두 레스토랑을 상반된 분위기로 디자인했다. 하지만 둘 모두 테이블의 배열, 가구들의 디자인 등등 인테리어의 모든 부분을 직접 디자인했다. 작은 부분까지 포인트를 준, 오히려 작은 부분을 전체의 포인트로 만들어내는 지라드의 섬세함과 노력이 보였다. 한 레스토랑에서는 태양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레스토랑의 마크가 돋보였다. 작은 요소부터 상의 배열까지 모두 레스토랑 디자인의 중임인 태양을 만들어낸 그의 디자인 감각은 놀라웠다.

 이 레스토랑 둘은 모두 지라드가 만들어낸 자신의 세계이고, 자신의 세계에 편입된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을 디자인하기 전 지라드는 자신의 세계에서 레스토랑의 의미를 찾았을 것이다. 레스토랑은 어떤 장소인지, 손님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직원과 사장에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음식은 레스토랑의 환경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등등의 요소들을 자신의 세계에서 빼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디자인을 완성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디자인한 작품들을 보면서 그 디자이너의 세계를 볼 수 있다. 여러 작품들을 보면서 지라드의 세계는 충분히 들여다볼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라드의 세계가 그를 유명한 디자이너로 만들어냈으리라.


Alexander Girard working on the corporate design for Braniff International Airlines, 1965.jpg


 글이 많이 어지럽다. 아마 필자 본인이 디자인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직접 전시를 본다면 이 글의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애매한 글을 이렇게 끝내는 것이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만약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진다면 직접 느껴보는 것이 어떨지 감히 말해본다.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展
- Alexander Girard, A Designer's Universe -


일자 : 2017.12.22(금) ~ 2018.03.04(일)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1/29, 2/26)
크리스마스, 설연휴 정상운영

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오후 6시)

*
3월 :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주최
컬쳐앤아이리더스
주한미국대사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컬쳐앤아이리더스
02-6273-4242





[김찬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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