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모두의 이야기,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공연]

글 입력 2018.01.0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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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이하 사랑. 소묘)는 서로 다른 다섯 커플의 사랑 이야기다. 커플들은 오래된 친구인 노총각 노처녀, 대학교 선후배, 전라도에서 상경한 부부, 사별한 부부, 황혼을 맞이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연령도, 이야기도 다양하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5개의 에피소드가 모텔방이라는 한 공간에서 전개된다.

다섯 개의 이야기는 각각 사랑의 시작부터 그 이후까지 다양한 시점에서 사랑을 바라본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사랑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재미있는 대사, 열정적인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유쾌하게 진행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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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어떻게 흥미롭게 표현할 지 기대했던 필자에게는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아쉬움이 남았다. 다섯 가지 에피소드는 서로 간의 특별한 연관성 없이 병렬적으로 나열되는데, 커플들이 서로 다투고, 화해하고, 마음을 확인하는 등 소소한 이야기가 반복된다. 그런데 예상 가능한 이야기, 감정변화가 이어지다보니 그 속의 설렘, 기쁨, 갈등 등 섬세한 감정에 잘 몰입할 수 없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뻔한 감정, 뻔한 이야기를 다루더라도 좀 더 설득력 있고, 몰입도 있는 무대를 꾸밀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두 시간여 동안 아무런 무대 변화가 없어서,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심심하기도 했다.

몇몇 인물은 캐릭터 자체가 관객들에게 어필할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에 공감이 되지 않아서 그 상황을 이해하고, 그가 느끼는 감정에 이입하기가 어려웠다. 전라도 부부 에피소드의 가부장적이고 철없는 남편 캐릭터가 그랬다. 개인적으로 그의 단점을 상쇄할 만한 매력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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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양한 세대가 서로 다른 시점에서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황혼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새로운 사랑에 설레하고, 이미 수십 년 함께 한 부부도 작은 선물 하나에 두근거려 한다. 원수 같던 친구, 아무 감정 없던 선후배처럼 사랑은 우연찮게 시작되기도 하며,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처럼 쉽게 끊어낼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삶 크고 작은 틈에 스며드는 '사랑'에 대한 소묘를 통해,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랑의 모습은 어떠한지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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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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