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선물 주고받기

쓸모 없지만 유쾌한, 어쩌면 그 자체로 쓸모 있는!
글 입력 2018.01.0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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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데 없는 선물?

 
   '쓸 데 없는 선물', 그냥 듣기에도 참 어색한 말 조합이다. 선물은 본래 고마운 마음이나 애정을 담아 전하는 것인데, 쓸 데 없는 것을 주다니, '약을 올리려는 용도인건가?' 아니면 미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인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SNS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친한 친구들과의 연말 모임 자리에서 하나의 재미있는 행사로 '쓸모 없는 선물주기'를 하고 있다. 각자 가져온 선물들을 비교해서, 가장 쓸모없는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을 자신들끼리 시상하기도 한다. 최근에 페이스북에서는, 유명 악세사리 브랜드의 선물상자를 열자, 작고 귀여운 빵이 나오는 동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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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발, 장난감 낚시세트, 공기 등
웃음을 유발하는 쓸모없는 선물들이다.
 
 
   쓸 데 없는 선물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 걸까? 아직 쓸데없는 선물을 주고받아 본 적은 없지만, 나름대로 쓸 데 없는 선물만이 가지는 매력을 생각해보았다.



쓸 데 없는 선물의 매력

 
   매미자석, 반짝이풀, 별 접는 색종이, 작은 장난감 등 사람들이 주고 받는 쓸 데 없는 선물들은 하나같이 작고 사소하고 저렴하다. 이것이 쓸 데 없는 선물이 가지는 첫번째 매력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쓸 데 없는'이라는 선물의 주제가 없었다면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은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는 적당한 가격의, 적당한 실용성을 가진, 여러모로 적당한 선물을 고르느라 무척이나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선물을 받는 사람 또한 어쩌면 너무 과한 선물에 부담을 느낄 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물에 실망을 할 수도 있다. 쓸모 없는 선물은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의 수고를 덜어준다.

   쓸모 없는 선물의 두번째 매력은 특유의 유쾌함이다. 각자 가져온 쓸모 없는 선물을 공개할 때, 그 순간은 모두의 웃음소리로 가득찬다. 친구의 기발함에 존경(?)을 표하기도, 혹은 생각보다 진부한 선물에 야유를 보내기도 한다. 쓸모 없는 선물을 함께 가지고 놀면서 '쓸모없는 선물주기' 행사는 더욱 풍성해진다.

   쓸모 없는 선물의 마지막 매력은 선물한 순간부터, 그 나름의 '쓸모'가 생긴다는 것이다. 쓸모 없는 선물은 후에 실용적으로 사용되지는 못할지언정, 친구들과 함께 각자 가져온 선물을 공개하며 웃고 떠들던 순간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추억을 담은 물건이 된다. 쓸모 없는 선물이 실용성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요즘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쓸데 없는 선물주기'는 실용성만을 최고로 여기는, 혹은 선물의 가격만으로 그 선물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존의 피곤하고 지겨운 선물 관습에 신선함과 유쾌함으로 맞대응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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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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