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비우고 채우기

책 '킨포크 테이블' 프리뷰
글 입력 2017.12.3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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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이 코앞이다. 연말은 모임이 많은 시기다. 한 해를 정리하기 위해, 괜히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또는 새로운 해를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끄러운 술집에서 거나하게 마시든 조용한 집에서 간단한 한 끼 식사를 하든 우리는 연말이면 다른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계속해서 살아갈 용기를 얻는지도 모르겠다. 에세이에도 요리에도 큰 관심이 없어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킨포크 테이블>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 역시 연말이기 때문이다.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요리'와 '초대', '만남'과 같은 단어들이 연말 분위기와 맞물려 유난히 크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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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친족' 이라는 뜻을 가진 '킨포크(Kinfolk)'는 2011년 포틀랜드에서 스물다섯 살의 청년들 네 명이 모여 만든 잡지의 이름이다. 빠른 것보다는 느리게, 홀로 하기보다는 함께, 복잡하기보다는 단순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KINFOLK]는 어느새 전 세계적으로 디자인, 패션,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되었다. <킨포크 테이블>은 [KINFOLK]의 창립 편집자 네이선 윌리엄스가 만든 요리 에세이집이다. 느리고 단순하게, 그러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식탁을 들여다보고 그 일상을 사진과 글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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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킨포크가 지향하는 삶은 사실 대단히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단순하게 살아가며 타인과 식사를 함께하는 일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세기 동안 자본주의 체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기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계속 더하는 일에 익숙해진 것이다. 계속해서 더하기만 하다 보면 정작 삶의 기본이 되는 부분은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런 방식으로 얻은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걸 요즘 사람들은 깨닫고 있다. 그들에게 킨포크는 더하는 삶이 아닌 비우는 삶, 기본에 충실한 삶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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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비우기만 하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며 감정과 생각을 교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비결이라고 <킨포크 테이블>의 저자는 이야기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고 남은 빈자리를 사람들의 온기가 채우는 셈이다. 식사를 함께하기 위해 거창한 것은 필요 없다. 그저 나누려는 마음만 있다면 어떤 음식이든 환영이다. 그래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아니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킨포크를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다가오는 새해는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불필요한 것들은 비우고 그 자리를 더 소중한 것들로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도서 정보>


지은이: 네이선 윌리엄스
옮긴이: 박상미
분야: 가정·생활>음식 / 취미·실용>요리
에세이>요리 에세이/여행 에세이
면수: 368쪽
정가: 24,800원
발행일: 2017년 11월 30일
ISBN: 979-11-5581-135-1 (13590)
판형: 280*203 양장
펴낸 곳: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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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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