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식사하셨어요?' - THE KINFOLK TABLE을 통해 살펴본 식사의 의미

글 입력 2017.12.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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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매거진 킨포크
[THE KINFOLK 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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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플 simple’ ‘스몰 small’ ‘디테일 detail'등은 세계적인 감성 매거진 [KINFOLK]가 재발견하여 가치를 높인 단어들이다. 아날로그적인 삶의 가치를 제시하며, 지금의 휘게(편안하고 즐거운 상태) 열풍을 이끈 것도 킨포크이며, 이제는 그 자체가 전 세계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아 시대를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다.

 ‘느리게 살기’를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세상에 선보인 ‘킨포크’는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크리에이터, 셰프 등 창조적인 직업군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깊이 파고들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킨포크’스러운 삶, 즉 빠른 것보다는 느리게,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하게, 혼자보다는 여럿이 살아가는 삶을 원한다. 이렇게 ‘킨포크’처럼 살아가는 이들은 전 세계 곳곳의 소비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주어 전 세계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한 감성 매거진 [KINFOLK]가 처음으로 요리 에세이를 만들었다. 요리에는 어떤 '킨포크'스러운 가치가 녹아있기에 에세이를 발간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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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하셨어요?"


 아주 많은 나라에 여행을 다니진 않았으나, 밥은 먹었는가를 인사말로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곧잘 '식사하셨어요?', '밥은 드셨어요?'를 가벼운 인사말로 건네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만의 이 독특한 문화는 왜 생겨났을까? 극단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지금이야 상상하기 힘들지만 너무나 가난하고 힘들던 시기에, 한 끼 한 끼 챙겨 먹는 것이 일이고 고난이었던 우리나라의 역사적 상황에서 생겨난 문화는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만큼 식사라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었다고도 볼 수 있다.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단계 이론 같은 것을 굳이 딱딱하게 들이밀지 않더라도, 식사는 사람의 생활에 있어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며, 전체적인 삶에도 만족감을 주고, 삶의 질을 높이기도 한다. 식사 예절을 중요시 여기던 문화를 통해서도 그 식사라는 단어가 가지는 중요한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웃어른이 먼저 식사를 시작해야한다.', '밥그릇을 들고 먹지 마라.', '입을 벌리거나 쩝쩝 소리를 심하게 내면 안된다.' 등의 말을 누구나 들으며 자랐을 것이다. 이렇게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한 끼가 아닌, 그 사람의 성향, 인성 등을 볼 수 있고 나아가 인생관 또는 가치관도 알 수 있는 행위이기도 하다.

 또한, 음식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절대 빠지지 않는다. 작게는 생일부터 시작하여 결혼식, 장례식 등 특별한 행사에는 언제나 식사가 함께한다. 이렇듯 우리가 의식적으로 깨닫지는 못하더라도 식사라는 것은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이며 단순히 배고픔을 충족시킨다는 것을 떠나서도 함께한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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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이제는 그 단어가 등장한 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먹방'이라는 것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굉장히 기이한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누군가는 먹방을 보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왜 이것을 보고 있는지 몰랐고, 주변에서는 먹방을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을 한심한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했고, 그 시간을 매우 소비적인 것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한 문화현상이 오래 되어온 만큼, 이제는 그 현상을 분석한 많은 자료들이 나와있다. 그를 통해 이제는 삭막하고 각박한 한국 사회,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점점 고립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먹방이 등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먹방을 보며 그 앞에 상을 차려놓고 함께 식사를 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식사란 우리가 함께 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행위이기도 하다. 함께 식사를 하며 근황을 물어보기도 하고, 서로의 고민이나 생각을 듣기도 한다. 그렇게 어우러지고 서로의 외로움을 해소시키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이 다른 말로 식구(食口)라고 불리는 것도 그 이유이며, 가족 간의 식사시간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연인, 친구와의 맛집 탐방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활력소를 얻는 이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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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지금까지 '식사하셨어요?'라는 인사에서 나타나는 식사의 가치를 살펴보았고, 식사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사회적 의미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부끄럽지만, 이런저런 기억들이 하나씩 떠오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요리라는 것에 굉장한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누군가 할 줄 아는 음식을 묻는다면, 라면과 계란(노른자가 터진) 외에는 자신 있게 말할 것이 없다. 그런 형편없는 요리 실력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음식을 대접한 적이 있다.

 특별히 축하할 만한 것이 있는 날이었다기 보다, 그냥 개인적인 충동이었던 것 같다. 가족들끼리 서로 바쁜 시간을 지내다 보니 함께 식사할 시간도 많이 없었다. 모처럼 시간이 나서,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동네 마트로 향했다.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고 재료를 사서 '카르보나라'에 도전했다. 요즘엔 인터넷에 레시피가 그만큼 잘 나와있기도 하고, 숨은 실력이 있었는지 운이 좋았는지 다행히 맛도 좋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즐거운 한 끼 식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

 한 번은, 많은 젊은이들의 공식 행사날인 화이트데이에 쿠키를 만들기도 했다. 역시 인터넷 레시피를 확인하고 자신감 있게 시작하긴 했으나, 그냥 섞기만 하면 될 것 같았던 반죽조차 되지 않았고, 겨우겨우 적절한 반죽을 만들었으나 그냥 작동만 시키면 될 줄 알았던 오븐이 말썽이었다. 그렇게 저녁시간에 시작했던 쿠키 만들기는 새벽까지 계속되었고, 그나마 먹을만한 것만 추려서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듯 누군가에게 요리를 대접한다는 것은 준비하는 과정부터, 어쩌면 요리를 하겠다고 생각하는 시점부터 받는 이에게 자신의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고,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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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FOLK TABLE


 개인적으로 생각해보았던 것처럼 ‘킨포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하다. 사람과 대화에 가치를 두자는 것. 그리고 소박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자는 것. 그 중심에 한 끼 식사가 있다. 가족·친구들과 같은 가까운 이들과 모여 따뜻한 밥을 먹는 것은 곧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이다. 먹는다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행위다. 그렇기에 먹는 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삶의 방식을 바꾼다는 뜻도 된다. 이 <킨포크 테이블>에는 ‘킨포크’스러운 생활을 영유하기 위한 첫걸음이 담겨 있다.

 만나고 싶은 이가 있다면 <킨포크 테이블> 속 레시피를 뒤적여보자. 그리고 그 사람을 초대해 단순한 그릇과 소박한 음식뿐이라도 한 끼 식사를 대접해보자.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며 시간을 나눌 때, 삶의 낭만과 ‘킨포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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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_ THE KINFOLK TABLE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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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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