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역사를 온몸으로 받아 걸어온 , 그들의 명작이 여기에 섰다

마스터피스, 불후의 명작을 소개합니다.
글 입력 2017.12.2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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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명작_배너이미지.jpg
 

우리에게도 역사는 있었다, 잘려버리고, 누군가에 의해 찢기고 밟혔을 지라도 그곳엔 우리의 시간이 있었다.

누군가가 내게 말하길, 우리의 역사는 누더기와 같다고 했다. 밟히고 그 상처가 치유되지 못한채, 다른 누군가에게 다시 얻어맞고 찢겨 엉망이 된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런 누더기 역사속에서, 누군가는 그 역사를 후세의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붓을 들고 펜을 들었다. 이 전시는 그 '붓을 든 누군가'의 것이다.

소개하겠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전쟁까지, 우리의 시간을 온몸으로 받아 걸어온 7명의 작품이 여기에 섰다.

김기창,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도상봉, 그리고 유영국.

이 7명이 누군데? 하고 물어보신다면 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 

'한국 미술의 저력은 전통에 있다'고 했다. 그 저력의, 그 전통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우리의 근현대미술이 걸어온 역사적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민족의 정신을 말살시키고자 했던 일본의 강압을 이겨내고 견뎌온, 그리고 독자적인, 한국적인 작품을 탄생시킨 예술가들. 그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이 화가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짧은 소개를 싣는다. 필자도 잘 모르지만, 짧은 소개글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보았다.



소개글



유영국(劉永國)
(1916-2002)

유영국, 산, 1989, 캔버스에 유채, 135x135cm.jpg
 

“추상은 말이 없다.
설명도 필요 없다.
보는 대로 이해하면 된다.
내가 그린 건 구체적인 대상의 자연이 아니라
선과 면, 색채들로 구성된 추상 형태의 자연이다.”


⇒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산의 화가'로도 불린다. 산을 그린 작품이 많기 때문. 기본적인 조형요소인 점, 선, 면, 색, 형을 기반으로 산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그렸다. 지금까지 흔히 접해오던 우리의 산의 모습을, 유영국 화가의 눈을 통해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우리의 자연을 바라보던, 당시의 그의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대향 이중섭(李仲燮)
(1916-1956)

이중섭, 황소, 1953, 종이에 에나멜과 유채, 35.5x52cm.jpg
 

“어디까지나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모든 것을
전 세계에 올바르고 당당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오.
나는 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이라오.”


⇒  교과서에도 실린, 우리가 매우 잘 아는 이중섭의 그림이 이 전시에 실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화가 이중섭은 재료나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과 양식을 창안해낸 화가이다. 일반적으로 소는 순하디 순한 동물로 그려지지만, 이중섭의 그림에는 그렇지 않았다. 힘이 있고, 거칠다. 우리민족의 수난의 역사를 '소'라는 예전부터 우리와 가까운 동물에 담아낸 것이다. 그는 사망할때까지, 외로움과 가난에 시달려야했던 고독한 화가였지만, 현재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며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천경자(千鏡子)
(1924-2015)

천경자, 초원II, 1973, 종이에 채색, 104x129.jpg
 

“현실이란 슬퍼도,
제 아무리 한 맺힌 일이 있어도
그걸 삼켜 넘겨 웃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나는 그림 속에 담으려 한다.”


⇒  '한의 화가', '꽃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는 오늘날 한국 채색화의 기틀을 마련한 화가로 알려져있다. 그녀가 주목을 받은 것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자신의 한스러운 마음을 담은 35마리 뱀이 그려진 <생태>를 출품하고 나서 부터이다. 또한 주목할 만한 것은, 그녀의 그림의 '이국성'이다. 천경자는 해외여행이 흔치 않던 시절에 세계 각지를 누비며 이국적인 인물화와 풍경화를 그렸다. 그녀가 화려한 색채로 담아온,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꿈과 낭만을 보러오시길.



도천 도상봉(都相鳳)
(1902-1977)

도상봉, 정물, 1954, 캔버스에 유채, 72.5x90.5cm.jpg
 

“추상주의인가 하는 미술만 제일이오?
어느 시대나 새로운 조류는 있는 것이요.
 그러나 조류의 주축이 되는 전위라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후위를 위한 것 아니겠소?”


⇒ 한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서양화가이다.그는 백자나 라일락을 소재로하여 정물화와 풍경화를 주로 그렸는데, 한국적 정서를 사실주의 회화로 확립한 화가라고 평가받는다. 또한 한국사람을 황민화시키려는 문화정책인 선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민족정신이 투철한 삶을 살다간 인물이기도 했따.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진 않지만, 차분하고 부드러운 기법으로 한국 고유의 조형미를 그려낸 그의 발자취가 기대된다.



수화 김환기(金煥基)
(1913-1974)
 
김환기, 섬 스케치, 1940년대, 캔버스에 유채, 80x99.6cm.jpg
 

“저항의 정신이란
결코 침울하다거나 우울한 것은 아닐 것이다.
현실을 극복하는 정신, 내일로 향하는 정신이라면
태양처럼 밝고 강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화가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낙천가이다.”


⇒  '한국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한국의 서정주의를 서구의 모더니즘에 접목시킨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자연의 모습과 백자 항아리 등, 전통 기물의 아름다움을 점과 선, 색의 조화로 이루어진 '추상미술'로 구현해냈다. 서울대학과 홍익대학에서 제자를 양성하기도 하며, 교육자로서 남다른 능력과 소명의식을 겸비한, 그리고 파리와 뉴욕을 넘나들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예술세계에 도전한, 국제적인 화가였다.



운보 김기창(金基昶)
(1913-2001)

김기창, 만추, 연도미상, 비단에 수묵담채, 37.5x39cm.jpg


“나는 세상의 온갖 좋고 나쁜 소리와
단절된 적막의 세계로 유배되었다.
그러나 나는 소외된 나를 찾기 위해 한 가지 길을 택했다.
그것은 예술가가 되는 것이며, 나는 화가가 되었다.”


⇒ 8살에 장티푸스로 인해 귀 신경이 마비되어 영원히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어머니의 소개로 이당 김은호의 제자가 되어 전통회화와 채색화를 배웠다고 한다. 1931년 조선미술전람회에 <판상도무>(1931)로 입선하여 유명 화가의 반열에 오른 후, 한국 전쟁의 피난 생활 중에 예수의 일대기를 한국인의 모습으로 그린 성화를 30점이나 완성하였다. 청각 장애를 극복하고,  인물, 화조, 현대적 풍속도, 추상적 이미지까지,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구현해낸 그는, 복지사업에도 앞장서는 인생을 살다간 선행의 화가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유명한 화가를 들어보자.

누구나 좋아해 마지 않는 고흐, 위인전에서
질리도록 보았던 피카소, 모나리자의 다빈치?

모르긴 몰라도
세 손가락 안에 우리의 화가를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같다.

그만큼 우리의 화가들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다.

 고흐는 알아도
천경자는 모른다는게, 꽤 모순적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는
서울 미술관으로 걸음할 필요가 있을 것같다.

우리의 역사를 느끼고 우리의 화가를 만나기 위해서다.

3세기를 사랑받으면
그 예술품은 고전(classic)이 된다고 했다.

그 중 3분의 1,
100년의 시간동안 아껴지고 사랑받아온
불후의 명작을 우리는 보러가야 할 것 같다.

100년의 시간과, 역사와, 우리의 화가들이
그곳에서 우리를 향해 팔벌리고 있다.


포스터_불후의명작.jpg
 

서울미술관 제 3 전시실

2017/12/08~ 2018/06/10

월요일 휴관

전시장 관람시간 10:30 ~ 18:30

성인 9000 / 대학생 7000 (학생증 지참) / 학생 5000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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