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들의 사랑에서 나의 사랑으로 시선이 닿기까지

사랑의 묘약
글 입력 2017.11.0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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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직 나에게는 너무 모호한 것이었다. 너무나 많이 들어봤고 정말 많은 모습의 사랑이란 것을 보아왔지만 그래서 더 모호해진 단어가 바로 '사랑'이었다. 전시회를 가기 전 프리뷰를 쓰면서도 지금 내가 원하는 사랑의 묘약은 사랑을 얻는 것이 아닌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는 묘약이 아닐까도 싶었다.

그래서 전시회를 향해 내가 가지던 기대마저도 구름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때론 뚜렷한 윤곽 없이 떠있는 두루뭉실한 구름을 바라보는것이 좋을 때도 있는 것처럼, 뚜렷함 보다는 무언의 이미지로, 그 자체로 감각함으로써 작품을 그대로 느끼고 생각을 흘러가는대로 한번 맡겨보기로했다. 


내가 감상하는 과정이
하나의 오페라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자
예술가들의 작품과 내가 만나 이루어지는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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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전시회의 좋은 점 하나를 고르라면 하나의 주제 아래서 창조된 다른 개성과 세계를 가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동시에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내가 모르던 이면을 깨닫거나, 이미 알고 있지만 작가의 세계로 다르게 표현된 주제를 경험함으로써 시선을 넓혀 갈 수 있는 전시회였다. 특히 사랑의 묘약 오페라의 스토리를 이끄는데 중심이 되는 감정들이 순서대로 방으로 자리잡아 전시의 흐름이 된 연출은 주제에 대해 더 차근차근 감상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내가 감상하는 과정이 하나의 오페라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자 예술가들의 작품과 내가 만나 이루어지는 새로운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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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하나 감정의 이름을 단 방마다의 작품을 보다보니 지금까지 한번도 차근차근 감정에 대하여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모르겠다면서 조금 성급히 사색해 왔었네 라며 의식이 스쳐지나갔다.

사랑은 사람과 사람 사이 감정 변화의 과정이구나. 수많은 사랑들이 같아보이면서도 또 다시 느끼다보면 왜 이렇게 다른걸까 궁금했는데 같은 사랑이지만 남들과 다른 그들만의 과정을 겪고있기 때문이라 라고 문장을 정리해 보았다. 이것이 정답이라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한 발걸음 나아간 것 같았다. 깨닫고 보니 당연한 말이지만 이걸 뚜렷하게 문장으로 풀어내게 되어 알고 싶던 것에 대해 뭔가를 얻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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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좌절하던 네모리모는 아디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다시 깨닫고,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랑의 묘약을 구하기 위해
용기있는 결심을 합니다.


많은 예술가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예술가를 고르라면 밥 캐리 라고 하고 싶다.

그의 이야기를 모른체 처음 작품을 마주했을 땐 단지 우스광스럽다고 재미있는 예술을 하시는 분이라 생각했는데 그의 이야기를 보고 다시 작품을 마주하니 느껴지는 따스함이 너무 좋았다. 따스함이 몰려오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유방암 투병과 우울증 증세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에게 웃음을 선물하기 위해 자신을 핑크 발레복과 함께 작품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이 웃음 그 이상의 모습임을 느낄 수 있었다. 행복하고 푸근한 핑크색이 가득찬 공간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는 인상 깊던 방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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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보고 듣기만 했지
정작 나의 세계에 있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세상에 있어 사랑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노래, 소설 속 혹은 주변으로 부터 내가 들은 것이 아닌 나로 부터 나오는 것으로 말이다. 아직 사랑을 논하기에는 서투름 뿐인 나이라 생각되기에 이것을 찾는 데에는 끝이 예정되지 않은 시간을 거치게 될것이라 생각되지만 사랑의 묘약 전시에서 만난 작품들의 세계는 한번쯤이라도 계속해서 꺼내 기억해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란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감정이고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만큼 모든 이들이 향유할 가치가 있는 전시회라 생각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이 전시회를 통해 여러 예술가들이 표현한 '사랑'에 대한 작품세계를 경험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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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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