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게임 스토리와 게임방송 :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 [게임]

글 입력 2017.11.0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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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친구가 하는 게임을 구경하다 보면 항상 필자 본인도 하고 싶어져서 한 판만 하게 해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있다. 아마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억일 것이다. 이처럼 게임은 볼 때보다는 할 때 더 재미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최근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보는 것’으로 즐기고 있다. 이들에게 자신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 역시 등장하고 있다. 무엇이 게임을 이렇게 ‘보는 것’으로 만든 것일까?

 대략 5년 전쯤에 개인방송 플랫폼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필자 역시 그때 처음 개인방송을 접하게 되었다. 그 이후 개인 방송을 직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BJ(스트리머)로 TV와 CF까지 진출했던 ‘대도서관’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주요 콘텐츠는 게임이다. 사실 그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우월하게 게임을 잘하진 않는다. 실제로 방송을 보면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실력에 답답함을 표하기도 한다. 게임 방송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선수이거나(선수였거나) 준 선수 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굉장히 독특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경우가 대도서관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그들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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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게임일 것이다.
(출처-공식 홈페이지)



게임 보기 : 1. PC방에서 접할 수 없는 게임들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스타크래프트, 서든어택, 리그 오브 레전드 등 매우 대중적인 게임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등의 게임들은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한다. 앞의 대중적인 게임들과 다르게 뒤의 게임들은 PC방 등에서 접할 수 없는 패키지 게임들이다. 쉽게 말해 ‘돈 주고 사서 하는’ 게임들이다. 서론에서 언급된 종류의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한다. 많은 시청자들이 접하지 못하는 게임들을 제공해서 차별을 두고, 그런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플레이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주는 것이다.

 패키지 게임과 대중적인 인터넷 기반 온라인 게임(‘오버워치’등 많은 게임들이 이 분류법에 어긋나지만 정확히 구별할만한 용어를 찾지 못해 편의상 패키기 게임과 온라인 게임으로 분류하고자 한다)의 가장 큰 차이는 게임의 스케일이다. 패키지 게임들은 동시기를 기준으로 차별화된 스케일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좋은 컴퓨터가 요구된다. 그 이유는 수익구조의 차이에 있다. 인터넷 기반 온라인 게임들의 대부분은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유저들의 부수적인 소비들을 수익으로 가져간다. 따라서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접할 수 있어야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고 자연스럽게 많은 컴퓨터가 수용할 수 있도록 게임을 제작하게 된다. 반대로 판매가 곧 수익인 패키지 게임의 경우는 값이 비싸도 자신이 원하는 게임이라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고객들을 목표로 삼기에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형 게임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스케일의 게임은 충분히 시청할 만한 매력이다. 하지만 패키지 게임에는 스케일로 인한 더 중요한 특징이 있다. 바로 탄탄하고 광대한 게임의 스토리이다. 먼 길을 돌아 이제 여러분들을 게임 스토리의 세상으로, 그리고 보는 게임의 세상으로 초대하고자 한다.

   
 
게임 보기 : 2. 게임의 스토리
 
 게임의 스토리라 한다면 게임을 진행시키기 위해 단순하게 설정해놓는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모든 게임이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패키지 게임들은 일반적인 생각을 뛰어넘는, 때로는 소설 이상의 스케일을 갖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특히 근 6~7년간은 스토리의 비중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게임 스토리의 첫걸음은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세계관과 배경이다. 보통 익숙한 판타지의 세계관, 실제 역사적 사건, 혹은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한 가상의 세계를 채용한다. 평범해 보이는 요소들이지만 게임 세계관의 묘미는 이것이 어떻게 표현되는가에 있다. 유저들은 소설처럼 수동적으로 흡수하는 세계관이 아니라 직접 자신이 임무를 찾아 수행하는 능동적인 활동으로 세계관을 알게 된다. 우리는 게임을 할 때 그 속에서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를 통해 직접 게임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엘더스크롤’ 시리즈를 이야기할 수 있다. 이 게임에는 많은 책들과 구전되는 이야기들이 있어 궁금증을 풀기 위해 게임 내 도서관에 가 책을 찾아보고 해당되는 장소들을 찾아가다 보면 한 명의 역사학자가 된 자신을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하나의 루트를 따라 수동적으로 설정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래픽으로 구현된 세상에서 잘 구성된 세계를 보는 것도 색다른 세계관 흡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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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 판타지 게임 속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이렇게 많다니
(출처 - 엘더스크롤 위키)


 패키지 게임들의 경우 탄탄한 세계관 위에 다양한 이야기를 배치하거나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를 구성한다. 구매한 고객들이 충분히 많은 시간을 게임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몰입도 높은 스토리는 기본이다. 세계관과 같이 게임 스토리 역시 중간중간 나오는 영상이나 대화의 텍스트, 그리고 직접 플레이함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제공된다. 게임의 이런 구조는 다른 창작 서사들과 전혀 다른 몰입을 제공한다.

 게임 스토리의 또 다른,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특징은 유저가 직접 선택을 한다는 점이다. 슬프게도 이 점은 게임 방송이라는 글의 주제에 맞지 않다. 그래도 몇 자 적어본다면, 앞서 엘더스크롤 시리즈를 언급하면서 이야기했듯이 게임은 아바타를 통한 유저들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이것은 첫째로 선택에 따라 게임의 스토리가 달라짐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 게임 개발자들은 유저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여러 서사적 장치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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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실제 역사에 템플기사단 음모론을 넣은 탄탄한 스토리로 영화화까지 되었다.
(출처 - 공식 홈페이지)
 
 
 
게임 보기 : 3. 게임 실황 방송

 게임 스토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좋은 컴퓨터를 갖추고 게임 하나에 많게는 7만 원에서 10만 원까지의 돈을 지불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 이미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전혀 그렇지 않다. 당연히 게임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는 것으로 게임의 스토리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 필자가 제시하고자 하는 새로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다. 재밌어 보이는 게임을 하나 발견했다면 한가할 때 유튜브나 아프리카TV, 트위치 같은 영상, 방송 플랫폼들에 그 게임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게임이 보는 것, 읽는 것으로 새롭게 다가올 것이고 지금까지 몰랐던 게임 스토리의 세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직접 하는 것이 아니기에 게임 스토리의 진수를 맛볼 수는 없지만 게임 실황 방송을 보는 것은 때로는 영화처럼, 때로는 소설처럼, 때로는 게임 그 자체로 여러분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길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게임을 이렇게 즐겨본다면 필자가 적는 말들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편하게 게임 방송(혹은 영상)을 즐기는 방법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이다. 방송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방송한 영상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며, 방송을 하지 않더라도 영상을 따로 녹화해 올리는 사람들 역시 많다. 하지만 게임 방송을 더 즐기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를 추천한다. 라이브 방송은 주로 한국에서 인터넷 방송을 대중화시켰던 아프리카TV와 아프리카TV를 떠난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트위치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트위치는 게임 전문 방송 플랫폼이기에 더 다양한 게임들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의 형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단순한 반복에 불과하던 80, 90년대 오락실 게임은 여러 주제들을 담은 이야기의 그릇으로 발전했고, 그 그릇을 담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유저들이 직접 게임에 여러 요소를 추가해서 게임을 새롭게 만드는가 하면 게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언어는 하나도 나오지 않지만 화면만으로 많은 것을 담는 게임들도 있다. 다양한 형태, 연출, 스토리 등은 게임의 예술성이라는 표현을 만들고 게임을 복합적인 콘텐츠들을 담는 좋은 그릇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비록 이 글은 그런 부분의 일부분밖에 적지 못했지만, 만약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게임의 새로운 모습을 필히 볼 수 있을 것이다.


+
 워낙 다양한 게임들이 있기에 이 글에 적은 게임들의 구분, 정의, 특징들에는 많은 예외가 있다. 온라인 게임들의 경우 한국은 타국들과 다르게 구축된 pc방 게임 체계가 있어 '오버워치' 같이 패키지 게임임에도 pc방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또한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들은 대다수가 별다른 스토리가 없이 만들어진다(세계관은 현실세계를 채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게임의 종류와 수가 너무 다양하고 글을 적을 수 있는 길이의 한계가 있기에 이런 점들을 다 분명하게 구분하고 밝히지 못한 점은 필자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
 혹시나 게임 스토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디지털 게임 스토리텔링 - 살림. 한혜원' 을 추천한다. 짧은 책이지만 게임 스토리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또한 게임 방송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온라인 게임 개인 방송의 스토리텔링 분석. 한혜원, 김서연. 한국 게임학회 논문지 v 14 no 2. 2014' 논문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이 글에는 잘 다뤄지지 않은 인터넷 게임 방송의 특징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김찬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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