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열 개의 방, 세개의 마음 《사랑의 묘약》展 [전시]

우리가 근원적으로 열망하는 사랑의 가치를 재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글 입력 2017.10.25 17:0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poster2.jpg



서울미술관 2017 기획전
《사랑의 묘약 –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展



  옆구리가 시려서, 남들 다 하니까. 이따금 솔로 탈출 자체를 목적으로 연애를 하는 이들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주객이 전도된 듯한 연애 문화는 솔로를 불쌍히 여기는 시선 아래서 강화되며, 두 사람이 서로 이끌리어 마침내 사랑을 이루는 것은 결국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되게끔 만든다. 반면 누군가는 남들 다 하는 연애를 하기 위해 연애 컨설턴트, 또는 소위 ‘픽업 아티스트’라고 불리우는 이들에게 의존한다. 사랑이 주가 되지 않은 껍데기만 남은 연애나, 타인에게 의존해 사랑을 찾고자 함은 우리가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인식해왔던 사랑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제 1 막 전시장-전경 (1).JPG
 

  그러나 분명한 것은, 수많은 사랑의 ‘아류’가 파생될수록 그 오리지널은 더더욱 많이 환기될 것이란 점이다. 드라마 속에서 순수하게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열광하는 것과, 후크송 사이에서 발라드가 음원차트 상단에 건재한 것만 보아도 그렇다. 여전히 순도 100%의 사랑에 대한 열망은 존재한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상처 받고 사랑에 대한 회의는 커져버린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사랑의 불가항력적인 매력에 대해서 외치는 이들도 있다.
   
 
아디나의 방 #1_이르마 그루넨홀츠(Irma Gruenholz) (1).JPG
 
 
  서울미술관은 내년 3월까지 진행되는 《사랑의 묘약》展으로 우리가 근원적으로 열망하는 사랑의 가치를 재고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파바로티가 불러 익숙한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로 유명한 오페라, 「사랑의 묘약」과의 결합을 통해 이번 전시를 보다 더 쉽고 신선하게 구성하였다. 현대 미술과 오페라의 결합이라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극 중 두 남녀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작품을 배치한 것으로, 단순하고 명쾌한 오페라의 전개처럼 그저 몸을 맡기고 즐기면 될 듯 하다.
 
  본 전시는 두 주인공이 느끼는 10개의 감정을 바탕으로 10개의 방을 만들어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그래서 총 10명(팀)의 아티스트가 이 감정들과 상통하는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작품으로 함께하여, 회화와 조각 등 순수미술 분야를 포함하여 일러스트, 사진,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다. 타쿠 반나이(Taku Bannai), 밥 캐리(Bob Carey) 등 영향력 있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신예 작가 신단비이석예술, 신왕(Hsin Wang) 등의 시리즈 작품을 같은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이언+홍은희, Bulletproof, 2012, 단채널비디오(4m 10s), 사운드.jpg
이이언+홍은희, Bulletproof, 2012, 단채널비디오(4m 10s), 사운드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방은 밴드 못(Mot) 출신의 이이언이 제작한 뮤직비디오가 있는 네모리노의 방_3[고독]이다. 2집 ‘이상한 계절’ 발표 후 자취를 감추었던 이이언은 5년만에 나타나 지털 신호인 0과 1로만 만든 100% 순도의 전자음악으로 구성된 솔로 앨범 [Guilt-Free]를 발매했다. 타이틀곡인 ‘Bulletproof’ 뮤직비디오는 홍은희 감독과 함께 제작한 것으로, 제작기간만 1년 반이 소요됐으며 무려 10,000장의 사진을 하나하나 모자이크 방식으로 이어 붙여 스탑모션의 느낌을 보여준다. 전시관 한가운데에서 상영되는 뮤직비디오의 풍부한 영상미도 기대되고, 네모리노가 느끼는 고독의 맥락에서 이 작품은 또 어떤 의미를 갖고 다가올지 궁금하다.
 

Bob Carey, Fame. Wildwood. New Jersey, 2016, digital archival print.jpg
Bob Carey, Fame. Wildwood. New Jersey, 2016, digital archival print
 

  아내가 유방암 판정을 받고 병세악화와 우울증에 시달리자, 그녀에게 웃음을 되찾아주고자 핑크발레복을 꺼내입은 밥 캐리(Bob Carey)의 작품은 누구나 좋아할 것 같다. ‘투투 프로젝트(The Tutu Project)’로 이름붙인 이 시리즈는 세계 여러 장소에서 발레복을 입고 우스꽝스럽게 찍은 사진들로 이루어져있다. 그의 아내를 향한 사랑과 용기가, 사랑을 얻기 위해 큰 결심을 했던 네모리노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관람객들은 사랑의 원초적인 힘에 대한 즐거운 사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Opera in Movie .JPG

 
  본 전시에는 작품 설치뿐 아니라 오페라의 한 장면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Opera in Movie’, 남자의 방과 여자의 방으로 구성된 휴게 공간 ‘THE DECK_사랑의 묘약’, 오페라의 유명한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는 ‘아리아의 방’을 준비하였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전시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가치를 재고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제시해줄 뿐만 아니라, 타 장르와의 결합으로 현대미술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고 관객이 작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한 《사랑의 묘약》展. 이번 전시를 통해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열망을 마음껏 느끼고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
 
 
poster1.jpg
 




사랑의 묘약
- 열 개의 방, 세 개의 마음 -


일자 : 2017.09.26(화) - 2018.03.04(일)

*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시간
10:30 – 18:30
(입장마감 17:30)

장소
서울미술관 제 1 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9,000원
대학생 | 7,000원
학생(초/중/고) | 5,000원
어린이(3-7세) | 3,000원

주최/주관
서울미술관




문의
서울미술관
02-395-0100





5db0d58d2e0a07fc0d5591ac893e9fc6_PD8gAOFYYqxVKA7r5CcH8mydLRBCd4.jpg
 

[최예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