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아름다운 나타샤의 가난한 백석 : 뮤지컬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글 입력 2017.10.22 11:2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백석의 나타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中-
 
그가 그녀를 사랑하기에 눈이 푹푹 내린다. 참으로 허무맹랑한 소리이나, 시가 보여주는 사랑의 환상성에 애틋한 심상이 든다. 시인 백석이 출근하기 전에 그의 연인 자야에게 내밀었다는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시인 백석에겐 사랑하여 눈이 푹푹 나리는 아름다운 ‘나타샤’가 있었다. 백석이 사랑했던 여인은 진향이라는 기생이었고, 백석은 그녀에게 ‘자야’라는 호를 지어주었다. 이백의 시 자야오가(子夜吳歌)라는, 오랑캐를 무찌르러 간 낭군을 그리는 애절한 자야의 노래에서 그 이름을 따왔기 때문일까. 자야 김영한이 회고하듯, 그가 호를 지어줄 때부터 ‘이미 결정되고 마련된 운명이었던 것일까.’ 백석은 부모의 강요 속에 다른 여인과 혼인을 했고, 자야에게 함께 마주로 떠나자고 제안하지만, 자야는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백석은 뒷일을 기약하며 만주로 떠나고, 이후 삼팔선을 중심으로 한, 남북이라는 서로 다른 심상지리 공간으로의 편재로 백석과 자야는 영원한 이별을 맞게 된다.
 

오종혁-최연우.jpg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中-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백발의 노인 자야 앞에 젊은 날의 백석을 데려온다. 아마도 눈이 푹푹 나리는 날이었을 것이다. 나타샤를 생각하는 시인 앞에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듯, 백석을 생각하는 자야 앞에, 백석이 아니 올 리 없다. 응앙응앙, 흰 당나귀가 그 밤이 좋아서 우는 소리가 어데서 들려오지 않았을까. 가난한 시인이 아름다운 나타샤 곁에 돌아온 눈이 푹푹 나리던 그 어느 날 말이다.
 
 
2017natasha_mainposter.jpg
 


시놉시스

 
뜨겁게 사랑했던 한 시인을 못 잊어
평생을 그리움 속에 산 기생 자야.

세월이 흘러
어느덧 백발의 노인이 되어버린 그녀의 앞에
돌연 옛 사랑이 나타난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모던보이는 자야에게
여행을 함께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 이야기는 ‘나처럼 천한 여성을 한 시인이 사랑해서,
한 줄 나타샤로 만들어준다면 기꺼이 그렇게 살겠다.’며
평생을 바친 여인의 이야기이자,
그 여인의 기억 속에 녹아있는 시인 백석에 대한 이야기이다.
 
    
강필석-최연우.jpg
 


나타샤의 백석


‘나처럼 천한 여성을 한 시인이 사랑해서, 한 줄 나타샤로 만들어준다면 기꺼이 그렇게 살겠다.’ 백석을 사랑했기에 그가 자신을 한 줄 나타샤로 만들었다면, 기꺼이 나타샤로 살겠다고 선택한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철저히 자야의 시선과 기억으로 재구성되는 백석과 자야의 사랑 이야기는, 그렇기에 ‘나타샤의 백석’ 이야기이다. 그가 그녀를 사랑해서, 그녀를 한 줄 나타샤로 만들어주었다면, 이 극에선 그녀가 가난한 남자를 사랑해서 그를 한 줄 시인으로 만든다.
 
백석의 나타샤가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속설에 따르면, 나타샤는 문예지의 여기자였을 수도 있고, 통영의 한 여자였을 수도 있다. 자야 김영한의 회고로 많은 부분이 설명되는 백석과 자야의 사랑 이야기는 그래서 의심 어린 눈길을 받기도 한다. 백석의 나타샤가 누구였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자야가 회고하는 나타샤의 백석은 비교적 분명하다. 이런 지점에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기본구성은 영리하다. 자야의 회고와 자야의 기억 속에서 주조되는 백석은 철저히 자야가 만든 백석이다. 백석의 나타샤가 누구였든, 스스로 나타샤로 살겠다는 자야에겐, 가난한 시인은 백석 단 한 사람이다.
 
자야의 기억 속에서 한 줄 시인으로 만들어지는 한 남자 백석과, 시인을 사랑한 나타샤로 살겠다고 주체적으로 선택했던 한 여자 자야. 여전히 그가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가 그를 사랑하기에 눈이 푹푹 나리는 어느 날, 두 사람을 만나러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향한다.



공연 정보



공연기간
2017 10 19 ~ 2018 1 28
공연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
공연시간
,,20 / 16, 20/ 15, 19/ 14, 18(월 공연 없음)
티켓가격
당나귀석 60,000 / 응앙응앙석 40,000
관람연령
7세 이상 (미취학 아동 관람 불가)
러닝타임
100 (인터미션 없음)
출연배우
강필석, 김경수, 오종혁, 고상호, 진태화, 정운선, 곽선영, 정인지, 최연우,
윤석원, 유승현, 안재영, 김바다
주최/제작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17011783-05.jpg


※ 참고
김미월, 『내가 사랑한 여자』, 도서출판 유유, 2012

※ 자료제공 - (주)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에디터 김나윤.jpg


[김나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