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가 잊고 있던 무언가 : 도서 '나만의 바다'

글 입력 2017.09.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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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삶이 지쳐간다는 느낌이 찾아올 때가 있다.

인간관계, 학업, 아르바이트 등 나를 둘러싼모든 것들이 갑자기 내 삶에 덤벼드는 시기. 모든 일들이 잘 안 풀리는 기분이 들고 세상의 짐이 내 어깨를 한껏 누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 세상이 나한테 왜 이럴까 하고 한탄하게끔 하는 그런 시기가 있다. 그럴 때마다 정말 많은 생각들이 나를 찾아오고는 한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왜 지쳐버렸는지 등 끊임없는 생각들은 결코 나에게 평온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올해의 나는 자주 그러한 느낌을 받았다. 여러가지 것들에 도전했고 그만큼 실패했다. 실패의 절망감도 그 이유에 포함되어 있겠다. 많은 사람들을 새로 만나서 그런걸까.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권태로움도 한 몫 했다. 이런생각도 해보았다.


내가 정말 모든 것에
초연한 사람이었다면?
힘든 일들도 감싸 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 있었다면?


불행한 일들에 대해서 조금 더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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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 내 눈에 들어온 책이 <나만의 바다>였다. 무엇에 이끌리듯이 아주 당연하게도 신청을 했다. 평온함이 필요했다. 그림책이 가져다 주는 특유의 평화. 현대 사회는 성인이 동화책을 읽게끔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실용적이고 정보전달에 충실한 책들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들을 부여할 때가 많다. 베스트 셀러 코너만 가봐도 그렇다. 힐링을 원하고 평온함을 원하지만, 책 자체가 독자와 그 느낌을 공감하는 것이 아닌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방법에서 결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행동’이라는 중간 과정이 필요하다. 책을 사서 읽는 것이 절대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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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바다>는 감정을 공유하는 책이었다. 책은 생각보다 컸고 그만큼 그림들도 컸다. 책에 코를 박으면 적어도 얼굴이 바다에 둘러 쌓여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랄까.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이 도서는 가득 찬 글씨들을 강요하지 않은 것도 좋았다. 부담감이 없었다. 피곤한 채로 집에 들어와 몸을 씻고 엎드렸다. 가장 나른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그 때 이 책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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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시간은 늦는 법도 없고,
급히 서두르는 법도 없어.
누가 누가 빠른가 겨루지도 않지.

-도서 '나만의 바다' 中


바다는 나에게 이상향이었다. 다시금 꺠닫은 사실이다.

시간에 쫓겨 살지도 않고 누군가와 경쟁하고자 하지도 않는 바다. 그리고 어떤 생물이라도 모두 포용하고 있는, 그 넓은 마음씨와 여유는 항상 내가 가지고 싶어 했던 것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바다를 좋아했나 보다. 가만히,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바라보고만 있던 어릴 적의 나는 그래서 바다가 좋았구나. 잠시 있고 있었던 것들을 이 책은 상기시킨다. 아이의 아주 자세하면서도 아름다운 묘사들은 그 바다를 섬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마음이 몽글몽글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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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라는 말은 ‘나’에게 특별함을 부여한다. 누구와 공유하는 것이 아닌 나만을 위한 것 아닌가. 내 생각이 담겨있고 내 머릿속에서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나만의 바다. 물론 ‘나’가 누가 되는가에 따라 그것은 달라질 것이다. 당신이 느끼는 바다와 내가 느끼는 바다는 다르다. 아마 내가 느낀 것들을 얘기해도 공감이 되지 않을 것이다. 직접 느껴 보길 바란다. 나만의 바다는 무엇인지. 바다는 나에게 무슨 존재인지. 그것을 ‘나만의 바다’라고 칭할 수 있을 때쯤 평온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 같이.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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