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LICE- Into The Rabbit Hole: 앨리스를 따라서

글 입력 2017.09.0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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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일,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를 통해 전시 오픈 초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전시회 ‘ALICE- Into The Rabbit Hole’을 관람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새롭게 개장한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The Seouliteum의 첫 전시로, SNS에서 이미 입소문을 빠르게 탄 전시답게 주말이었던 관람 당일, 많은 인파로 붐볐다. 개인적으로는 이제껏 관람한 전시 중 최고 인파였다. 티켓 수령 후 입장까지 20~30여 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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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이 전시는 먼저 ‘앨리스의 원더랜드’로 시작된다. 이상한 나라로 앨리스가 뛰어들기 전 거친 신비로운 숲을 현대적인 감각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인데, 마치 마법의 공간을 들어온 듯한 느낌을 관람객들이 받을 수 있도록 조명이 수시로 바뀌게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공간 자체보다 바닥에 쓰인 앨리스의 독백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길을 따라 쓰여진 이 글귀를 통해 이 공간의 메시지를 전달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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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공간이 끝나면, 곧바로 이상한 나라로 향하는 통로인 ‘래빗홀’이 이어진다. 이 공간은 영상을 이용해 토끼굴의 느낌을 형상화하였다. 하나의 독립된 전시공간이 아닌 전시 구간과 구간을 잇는 통로의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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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래빗홀’ 이후에 본 전시인 ‘어서와 원더랜드’ 구역에서 신진 참여 작가들의 전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당초 예상한 것보다 전시 공간 자체는 크지 않고 컴팩트했으며,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는 아기자기한 느낌이 강했다. 원작 속 ‘이상한 나라’, ‘거울 나라’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원작 특유의 신비로움, 고전적인 느낌은 덜했지만 현대적으로 이야기를 해석하려는 의도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트렌디하고 아기자기한 공간감을 주된 컨셉으로 잡은 듯 보였다.

 전시 유형은 관객이 ‘보는’ 전시와 ‘체험하는’ 전시 두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전시 작품을, 예를 들어 영상 형식의 작품이라던지, 그림, 각종 모형으로 표현된 앨리스에 대한 작품들이 ‘보는’ 전시라면, 비생일선물 문장 받기, 자전거 타기를 통해 볼 수 있는 작품 등등 ‘체험하는’ 전시도 함께 구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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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을 꼽자면 ‘보는’ 전시 작품 중에서는 앨리스의 줄거리를 뮤직비디오로 재구성한 영상 작품과, ‘이상한 나라’를 평화로운 이상향적 나라로 재해석한 변영근 작가의 그림 작품, 그리고 앨리스의 이야기를 고전 픽셀 게임으로 해석해 타일로 표현한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한편 ‘체험하는’ 전시 작품 중에서는 비생일선물 받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비생일선물이란 365일 중 생일이 아닌 364일은 모두 비생일 기념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이라는 앨리스 이야기 속 대사를 모티브로 관람객이 각자 생일에 맞는 문장을 하나씩 선물 받을 수 있도록 설치해놓은 기계였는데, 방문한 모두에게 이 전시의 기념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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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도 원작 소설 속 말장난들과 대사들을 모티브 삼아 구성된 ‘아무 말 대잔치’, 거울 나라를 표현해 만든 ‘거울 속으로’ 섹션 등등의 전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모두 관람하고 나서 이어지는 공간이 바로 ‘누구의 꿈이었을까’로,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을 앞선 ‘래빗홀’과 비슷하게 심플한 공간 위에 영상을 통해 표현한 섹션이다. 그리고 뒤이어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끝맺는 시를 찬찬히 읽어보며 통로를 향해 나오는 것으로 전시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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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느꼈던 이번 ‘ALICE: Into The Rabbit Hole’ 전시는 오래된 고전 동화 콘텐츠인 앨리스 시리즈를 새로운 발상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참신한 접근을 시도한 전시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또한 여러 팀의 신진 작가들이 표현해 낸 각자의 앨리스를 들여다 보는 일도 재미있었다. 대중적 코드에 잘 부합한 전시였기도 하다.

 하지만 아쉬움 또한 크게 남는다. 우선 예상했던 것에 비해 전시 공간이 작아서 좀 더 폭넓은 표현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이 전시가 큰 틀에서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하기가 다소 힘든 부분이 있었다. 분명 ‘전시공간’의 느낌이었으나 전체적으로 스튜디오의 느낌이 강했다. 많은 이들이 전시 공간 이곳 저곳을 ‘인생샷’을 남기기 위한 포토존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전시 공간 자체도 그런 ‘포토존’적 성격을 띄는 곳들이 다수 있었다. 한편 인파가 매우 많이 몰린 탓에 ‘앨리스의 방’ 섹션 같은 경우는 줄을 서서 1분 30초씩 시간 제한 관람을 하기도 했다. 그런 탓에 전시를 완벽히 제대로 즐기지는 못한 듯한 아쉬움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감상한 앨리스는 충분히 흥미롭고 새로웠다. 하지만 앨리스 이야기 원작의 느낌을 많이 덜어내지 않고, 전시 본연의 의미가 포토존적 성격에 가려지지 않도록 표현해내는 데에 조금 더 표현을 많이 했다면 더 좋은 전시로 남지 않았을까 한다.


[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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