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표류하던 취향의 합, "제17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8.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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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던 취향의 합
제17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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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와 주류, 문화인과 비문화인, 예술과 비예술 등을 가르는 기준을 정확히 세울 수 있을까. 인간에 의한 창작물을 또 다른 인간이 잣대를 드리우고 평하는 행위 자체가 어쩌면 모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세기 동안 예술은 끊임없이 분리되고, 구분되어 왔으며 매체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에게는 '대중'의 문화와 '비주류'의 문화를 구분하는 막연한 잣대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독립영화와 인디영화를 전문으로 상영하는 영화관이 몇몇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조차 노출되지 못하는 또 다른 소외되는 수많은 창작물들이 허다하다. 존재조차 모르다가 사라지길 반복해, 끊임없는 시도의 멍울만 남는 그런 창작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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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무빙이미지특별전 섹션
레우리 그룬트 & 에바 오킨
Laurie GRUNDT & Eva ACKING
<장미 The Rose(1969)>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NeMaf, 이하 네마프로 칭함)이 이러한 간극을 수년째 메워오고 있다. 올해로 벌써 17해째를 맞이한 네마프는 탄탄한 작품성 혹은 신선한 시도, 당위적인 접근들이 있음에도 만나보기조차 어려웠던 우수한 작품 여러 편을 세상에 쏟아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관객몰이를 하는 영화에 지친 사람, 조금은 어설퍼도 신선하고 풋풋한 창작자의 첫작과 같은 느낌의 작품들을 만나고 싶었던 사람 등 마음에서 일렁이는 또 다른 취향을 채울 길이 없어 방황하던 이들이 네마프를 방문했다.

올해 네마프의 주제는 '말, 분리, 표류의 가능성'으로 이 자체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 있어 흥미롭다. 네마프가 다룬 영상과 전시들은 소위 비주류에 가까운 측면들이 많으나, 이렇게 꼬아 이야기하기보다는 집행위원장 김장연호의 프로그램북 소회에서 드러나듯이 예술가의 영상 언어가 가지는 '대안영상'으로의 가능성을 높이 산 결과물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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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구애전 섹션, 김다연
<홍상수 영화에 관한 16개의 쇼트: 붙여 놓은 그림의 효과(2017)>


보지 않고는 미처 다 설명이 되지 않는, 뜨거운 열기와 생소함, 당황스러움, 색다른 기쁨이 현장에 가득하다. 당신에게 굉장한 재미를 줄 수 있을지는 '떠도는 자들의 취향의 합' 같은 측면이 있어 맘껏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어디서도 만나기 힘든 작품들의 발견' 만으로도 굉장한 의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슨 말이 많이 필요할까. 찬찬히 살펴보고, 조심스레 한 번쯤 시도해 보길 권하는 바.

당신의 여름 끝자락이 지루하지 않을 섬세한 축제가 지금 한창이다.

 

혹여라도 방문해 볼 그대를 위해                          

2017.8.17~8.25. 동안 열리며, 영상 작품은 3곳(서울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탈영역우정국)에서 만나볼 수 있고, 전시 작품 또한 3곳(서교예술실험센터, 미디어극장 아이공, 아트스페이스 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각각의 극장별로 다루는 작품에 차이가 있으니, 반드시 홈페이지의 프로그램 일정표를 찾아본 후 계획을 짜서 방문하길 권한다.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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