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만과 편견 : 이상적인 결혼관과 편견의 영향력에 대해서 [문학]

제인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통해 18~19세기 영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보편적인 결혼관. 그리고 쉽게 변하지 않는 첫인상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본다.
글 입력 2017.08.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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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and Prejudice"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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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여류작가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 그녀가 쓴 작품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바로 오만과 편견일 것이다. 수차례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던 오만과 편견은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 문제를 다룬 것이 아니라 이야기 속 당대 사회적 분위기나 배경, 여성의 지위, 결혼관등 다양한 범주를 망라하고 있다.





Plot

롱번가의 베넷 부부에게는 다섯 명의 딸이 있다. 온순한 성격의 맏딸 제인과 당당하며 활발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둘째 엘리자베스가 혼기를 맞이함과 동시에 마을에 새로 온 부유한 빙리씨 일행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엘리자베스는 빙리의 일행이던 다시를 첫 만남에 오만하고 무례한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한편 빙리와 제인은 사랑에 빠지지만 갑작스레 빙리가 런던으로 떠나게 되며 두 사람은 멀어지게 되고 엘리자베스는 갑작스레 떠난 그에게 분노한다. 오만하다 판단했던 다시에게 반발심을 지니고 있던 엘리자베스는 수려한 외모를 지닌 장교 위컴으로 부터 다시의 만행을 듣게 되고 그로 인해 다시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느끼며 그를 거부한다.

다시는 엘리자베스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청혼을 하게 되지만 단호하게 거절당한다. 그 이후 엘리자베스는 다시로부터 온 편지를 읽으며 다시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되고 자신이야 말로 편견과 오만에 사로잡혀 다시를 판단했음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뉘우친 엘리자베스는 다시에 대한 편견을 지운 채 그를 바라보게 되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Point 1. 당대 상황과 배경 & 여성의 삶

오만과 편견의 시대적 배경은 18세기~19세기에 걸쳐있다. 이 시기 여성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었는지는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롯을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다. 베넷가와 사촌지간이며 어린나이에 목사직에 오른, 출세한 남성 콜린스씨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하지만 거절당한다.

샬롯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있는 콜린스씨와 혼인하기 위해 그의 동선을 따라다니고 결국 그와 혼인 하는 데에 성공한다. 두 사람의 결혼에 있어서는 사랑이 전제되어있지 않았다. 샬롯은 결혼이라는 것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돈, 지위, 신분 등이 사랑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교육을 잘 받은 여성일지라도 집안에 돈이 없다면 가난이 불가피 했던 당시 사회 속 샬롯에게 있어 콜린스씨는 자신의 형편없는 현재 처지를 구원해줄 한줄기 빛 같이 느껴졌을 것이다.

한편 엘리자베스는 친한 친구 샬롯의 이러한 결혼을 몹시 안타까워하며 사랑이 결여된 그들의 결혼을 못마땅해 한다. 시작이 어찌되었던 간에 결국에는 샬롯이 불행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샬롯은 당대 여성들의 보편적인 결혼관을 보여준다. 반면 엘리자베스는 물질적인 것에 휘둘리지 않고 결혼에 있어 사랑, 감정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며 당대 여성들과는 다른 결혼관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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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만과 편견" 中)


뿐 만 아니라 작품 속에서 엘리자베스는 결혼관에서 뿐 만 아니라 가치관에 있어서도 당대 여성들과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가진다. 엘리자베스는 물질적인 것에 휘둘리거나 기죽지 않는다. 엄청난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캐서린 영부인을 만나게 됐을 때, 그녀가 대단해 보이는 것은 인품이나 덕 때문이 아니라 단지 물질적인 것 때문 이다 라고 생각하며 기죽지 않고 당당한 면모를 드러낸다.

또한 영부인이 엘리자베스의 집안을 무시하며 다시와의 결혼을 반대할 때에도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결정을 할 것이라며 스스로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하는 등 수동적인 삶을 사는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끈다. 다시와의 결혼에 있어 발생하는 캐서린 영부인과 엘리자베스의 갈등부분에 있어서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차이, 신분&배경을 중시하는 결혼과 낭만&사랑을 중시하는 결혼, 세대 간의 차이 등 다양한 갈등의 원인들이 드러난다.
 

 
▶Point 2. 편견의 영향력

무도회장에서 다시를 처음만난 날, 엘리자베스는 과묵하고 숫기 없는 모습의 다시가 은근 자신을 무시한다 생각하며 오만하고 무례한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다시에 대해 깊게 박혀버린 첫인상은 그가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못마땅하게 보이게끔 한다. 한편 수려한 외모를 지닌 장교 위컴은 처음만난 엘리자베스에게 자신의 인생이 다시로 인해 불행해졌다며 다시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다. 엘리자베스는 아름다운 외모와 더불어 다정한 면모를 지닌 위컴의 말을 전적으로 믿으며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다니 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를 증오한다.

이 부분은 사람의 겉보기와 속은 다르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던 엘리자베스의 엄청난 아이러니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자신이야 말로 다시와 위컴 두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그들을 판단했으니 말이다.

청혼을 거절당한 다시가 엘리자베스의 오해를 풀기위해 쓴 장문의 편지를 읽고 난 뒤, 엘리자베스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자신의 어리석음과 변별력 없었음을 깨닫는다. 다시가 오만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야 말로 오만함에 사로잡혀 있던 것이다. 겉모습만 보고 누군가를 판단해버린 엘리자베스는 오랜 시간동안 다시를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며 혐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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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만과 편견"中)


이를 통해 첫인상이라는 것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누군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의 행동이나 말투가 긍정적으로 느껴질 수 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찬찬히 겉모습과 더불어 내면을 살피며 순간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엘리자베스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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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드라마 "오만과 편견"中)


나는 오만과 편견을 영화와 드라마 뿐 만 아니라 영문원서로도 읽었을 정도로 여러번 접해봤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에는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 그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갈등 등을 다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원서를 읽고 당시 사회적 배경등과 연결지어보니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느낀 점이 많았고 여운역시 오래 남았던 작품이었다.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인물들의 결혼과 삶의 모습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감정변화 등을 찬찬히 읽어 보며 원작과는 또 다른 결말을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나는 작품을 다 읽고 난 뒤 세 가지를 다짐했다. 나의 행복을 위해 주도적인 삶을 살 것,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서로에 대한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 편견에 사로잡혀 누군가를 판단하지 말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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