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화하는 가정 대체식 HMR푸드와 집밥에 대한 생각 [문화 전반]

혼자서도 더 맛있게, 집밥을 표방하는 HMR 푸드
글 입력 2017.08.10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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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취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서, 가장 그리웠던 건 물론 가족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리웠던 것이 있다. 바로 ‘집밥’이다. 나에게 있어서 ‘집밥’이란 가족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자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가족들과 북적이며 같이 식사를 하는 시간을 떠나와 혼자서 밥을 먹는다는 건 나에게는 식사라기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자취를 한다는 설렘이 일상으로 변하며 점점 식단은 부실해질 수밖에 없었고 끼니를 때운다는 느낌으로 한 끼 한 끼를 해결했었다. 하지만 최근 마트에 들려본 후엔 생각이 좀 달라졌다.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HMR푸드(가정대체식)는 큰 변화를 맞이했고 덕분에 혼자서도 간편하게, 그렇지만 차려진 느낌으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화하는 가정 대체식 HMR푸드와 집밥에 대한 생각


  HMR 푸드란 가정대체식(Home Meal Replacement)의 줄임말이다. 가정에서 먹는 음식의 대체 상품이라는 뜻으로, 관련 산업은 최근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줄줄이 HMR 푸드 사업에 뛰어들었고 덕분에 우리는 더욱 다양해진 HMR푸드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이런 HMR 푸드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간편함에 있다. HMR 푸드의 형태는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국이나 찌개 종류에서부터, 모든 재료가 갖춰진 상태에서 물과 양념을 넣으면 조리되는 종류, 나아가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컵밥, 볶음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 소비자는 간편한 조리만 거치면 꽤 괜찮은 식사를 접할 수 있다.


  이렇게 HMR 푸드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지만 가정 대체식 시장의 증가 요인에는 사회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그중 제일 큰 요인은 필자와 같은 1인 가구의 수가 늘어난 점이다. 1인 가구의 수는 점점 증가 추세를 띄고 있어 자연스레 관련 분야 산업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 외에는 부부가 맞벌이하는 비율이 커져 따로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가전제품의 보급률이 높아져 접근률이 높아진 이유 등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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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HMR 푸드 시장의 규모 (출처 : 헤럴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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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HMR 푸드 시장 규모 증가표


예전에는 이렇게 구매해 가열하기만 하면 완성되는 음식들은 건강에 좋지 않거나 인공적이라는 이유로 소홀한 음식이라는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영양학적인 면을 강조해 병원과 함께 메뉴를 개발하는 경우도 있고 간편하게 집밥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광고를 통한 인식 개선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 덕에 조금씩 소비자들의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 마트 코너에서 HMR 푸드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고, 그중에는 가족 단위의 손님도 꽤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올해 HMR푸드 시장은 약 2조 원을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또 이러한 성장세는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HMR 푸드는 트렌드이자 열풍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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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푸드 올반의 HMR푸드, 데우기만 하면 요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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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홈 푸드는 HMR 푸드 전문 쇼핑몰 '차림'을 오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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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HMR 푸드 홍보 광고, 역시 간편한데 든든하다는 점을 어필한다.



이렇게 집밥을 표방한 HMR 푸드가 발전하면서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기분이 동시에 든다. 다양한 HMR 푸드의 등장으로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더욱 다양한 메뉴와 가격대가 생성되어 선택권 또한 늘어났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필자가 정의하는 ‘집밥’의 개념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족들과 얼굴을 맞대고, 그날의 하루를 얘기하기도 하고 가끔은 서로 아쉬운 얘기도 하며 식사하는 것이 필자에게는 ‘집밥’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집밥’을 표방한 HMR 푸드는 필자와 같은 1인 가구들에게는 집밥이라기보다 한 끼의 맛있는 식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집밥이라는 말이 가진 의미가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는 아니기에 아쉬운 생각도 들지만, 음식은 음식일 뿐 식사 환경이나 분위기까지 조성해 줄 수 는 없는 법이다. 달리 생각하면 HMR푸드의 성장은 시간이 부족한 이들에게 시간을 아껴주고, 불필요한 조리 시간을 줄여주는 좋은 방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혼자서는 밥을 잘 챙겨 먹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식사가 되어주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있어 HMR 푸드는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을 발맞춰가는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단순히 열풍으로 끝나지 않고 진심으로 내 가족에게 차려주는 밥, 대접하고 싶은 식사가 되어 발전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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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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