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주를 초월한 사랑 [시각예술]

에니메이션 [스티븐 유니버스]
글 입력 2017.07.22 20:4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우리는 외계에서 온 생물체를 다룬 콘텐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와 [컨텍트]가 있었고, 영화 뿐만 아니라 외계인이라는 소재는 많은 분야에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할 애니메이션 [스티븐 유니버스]가 다른 외계인 소재의 창작물들과 다른 점은, 다름 아닌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1774_cb6295f2.jpg


   [스티븐 유니버스]에는 '젬(gem)'이라는 외계인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각 보석(gem)을 몸에 지니고 있는데, 정확히는 보석이 그들의 본체이고 형상은 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석류석인 가넷(garnett), 진주인 펄(pearl), 자수정인 애머티스트(amethyst)처럼 그들은 각각 보석의 이름으로 불린다.

   그저 귀엽게만 보이는 이 외계인들은 사실 그들의 본거지인 홈월드(homeworld)에서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보내졌다. 하지만 '크리스탈 젬'이라는 반란군의 활약으로 지구는 침략의 위기에서 벗어났고, 크리스탈 젬은 지구에 남아 자유로이 살면서 홈월드의 꾸준한 침략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은 가넷, 펄, 애머티스트, 그리고 스티븐으로 이루어진 크리스탈 젬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49d32f3aecc92f9d5d12051354f971c_ZkFdGfL5qnlNJdRt8Aewv.jpg
 
 
   스티븐 유니버스는 이 작품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스티븐은 인간과 젬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반란군의 수장이었던 엄마의 젬을 가지고 태어나 그녀의 능력을 쓸 수 있지만 인간과 같은 유기체의 몸을 가지고 있다. 작품은 주로 스티븐의 성장에 따라 전개된다. 그는 천진난만하고 사고뭉치지만 미련할정도로 남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살아갈 운명, 혹은 용도가 정해져 있는 젬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최고'라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든지 돌처럼 딱딱한 그들의 삶을 변화 시킬 수 있는 말들을 하면서 그들을 감화시킨다.

   그의 사랑은 비단 젬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뻗친다. 그가 살고 있는 비치시티의 주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스토리를 안고 있다. 스티븐과 크리스탈 젬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들을 오해하기도 하지만, 스티븐이 매개가 되어 여러 경험을 함께 해나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tumblr_inline_nq69viKQjb1ri4o7p_540.jpg
 

   이 작품에서 '사랑'에 대해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은 바로 '퓨전'이다. 젬들은 퓨전을 통해 '또 다른 무언가'로 변신하는데, 이는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가장 큰 수단이며 서로가 서로의 일부가 되는 행복한 경험으로 작용한다. 퓨전을 하게 되면 새로운 능력을 얻고 더 강력해지는데, 단순히 기능적인 면이 아닌 '사랑'을 기반으로한 퓨전체는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젬들이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고, 그 목적에 맞게 살아가야 하며 불변하는데 비해 퓨전은 예측할 수 없고, 두 젬이 만나 다른 무언가로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홈월드의 기존 체제는 이를 억압한다. 하지만 사랑을 통해 서로가 되고, 결국 더 나은 내가 된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가. 결국 크리스탈 젬은 지구에서 서로 사랑하며, 남들이 아닌 자신이 정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이를 위해 체제에 맞선다.

   이는 현대의 젠더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스스로를 어떤 젠더로, 혹은 다른 무언가로 정체화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고 싶어 하지만 사회의 시선은 이를 정상이라고 보지 않는 것이 그렇다. [스티븐 유니버스]에서는 젬들을 'she'라고 칭하긴 하지만 어떠한 성(性)으로 규정짓지 않는데, 감독인 레베카 슈거는 본인이 양성애자이며 [스티븐 유니버스]에서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고 밝힌 바 있다. 성별, 인종, 외형, 무엇도 따지지 않는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폭력과 자극적인 소재가 난무하는 요즘, [스티븐 유니버스]가 전하는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스티븐과 함께 성장해 보는 건 어떨까?

   아래는 [스티븐 유니버스]의 엔딩곡 'Love Like You'를 감독 레베카 슈거가 직접 부른 라이브 영상이다. 가사가 너무 아름다우니 곰곰히 들어보길 권한다.



[Verse 1]
If I could begin to be
Half of what you think of me
I could do about anythingI could even learn how to love
When I see the way you act
Wondering when I'm coming back
I could do about anything
I could even learn how to loveLike you

[Verse 2]
I always thought I might be bad
Now I’m sure that its true‘cause I think you’re so good
And I’m nothing like you

[Verse 3]
Look at you goI just adore you
I wish that I knew
What makes you think I'm so special

[Verse 4]
If I could begin to doSomething that does right by you
I would do about anything
I would even learn how to love

[Verse 5]
When I see the way you look
Shaken by how long it tookI could do about anything
I could even learn how to love like you

[Outro]
Love me like you





[정주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