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術紀行] 대안공간 루프 < 김일용 개인전_벌거벗음(nudity) > - 작가인터뷰

글 입력 2017.07.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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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루프
< 김일용 개인전_벌거벗음(nudity) >

2017.07.06 ~ 2017.07.30
관람시간 매일 오전10시 ~ 오후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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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트인사이트 ‘美術紀行’ 전문 필진 박이슬입니다.

안녕하세요. 작가 김일용입니다.



자신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허허)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저에 대해서 항상 고민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해요. 분명한 것은 감각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미술 아니면 조각, 또는 이미지에 대해 언제나 불쾌하다든지 좋다는 감상을 하게 되고,  현실에 없는 이미지를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괜찮은 이미지를 만들까라는 고민 속에서, 조각이라는 표현매체로 계속 내 이미지들을 표출하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조각이 아니더라도 무슨 매체가 되었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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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 전시장 전경)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한데, 그 중 조각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가 사실 초등학생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물론 그때는 미술을 전공하겠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린 건 아니었죠. 중학교 입학 후, 미술부에 들어가 토요일마다 미술대회에 나가며 자연스럽게 그림을 수채화 유화 많이 그렸어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 미술 선생님이 회화 전공자에서 조각 전공자로 바뀌었는데, 그 선생님의 작업을 도와주면서 조각을 배우게 되었어요. 자의반 타의반으로 조각을 하면서 미술부 친구들의 초상을 만들었는데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고등학교에 가서도 조각하는 선생님을 만나서 이렇게 조각을 전공하기까지 왔어요.

조각을 전공해서인지 저를 조각가라고 많이 소개하는데, 요즘에는 장르의 구분이 없다보니 나는 조각가보다는 아티스트라고 불리고 싶어요. 조각 외에 다른 매체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때문에 앞으로는 아티스트로 성장해나가고 싶어요. (하하)



김일용 아티스트님은 ‘라이프캐스팅(lifecasting)’ 방법으로 작품을 제작하시는데, 그 기법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일반적으로 조각은 흙으로 빚어서 모양의 형태를 만들고, 다시 그 위에 석고를 부어서 안의 흙을 파내고 ……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있는데 ‘라이프캐스팅’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직접 석고를 몸에 발라 (사진으로 치면) 아날로그 필름을 얻어내는 것이에요. 있는 그대로 …… 뭐랄까 제가 이슬씨를 만들지 않은 것처럼 제가 모델을 만든 것이 아니잖아요.  있는 그대로 석고로 떠낸 것뿐이에요. ‘라이프캐스팅’은 작가가 최소한의 간섭을 통해서 타자의 몸을 그대로 드러내는 거라고 할 수 있죠. 아, 물론 내가 많이 변형해서 만든 작품도 이번 전시에 걸려있어요. (하하)

해외에는 조지 시걸(George Segal)이 ‘라이프캐스팅’으로 유명하지만, 그 사람은 석고로 떠서 디테일이 굉장히 거칠고 환경조각적인 이미지를 띄는데 저는 시걸의 방법과는 달라요. 조지 시걸은 환경적인 발언을 많이 하지만 저는 몸 자체에 집중적으로 들어가죠.

제가 제 작품에 뒤샹 이야기를 적어놨지만, 뒤샹의 오브제개념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에요. 있는 그대로, 최소한의 간섭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게 라이프캐스팅이 갖고 있는 의도 또는 의미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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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샹의 L.H.O.O.Q가 적힌 김일용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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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셀 뒤샹의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복제화에 연필로 수염을 그려넣고 'L.H.O.O.Q.'라고 적었다. 약자처럼 보이는 이 글자는 불어로 '엘.아슈.오.오.뀌.'로 발음하며, 불어 문장 'Elle a chaud au cul'를 소리 내어 읽은 것처럼 들린다. 이 문장은 직역하면 '그녀는 엉덩이가 뜨겁다.'라는 뜻으로 성적으로 흥분되어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뒤샹은 이러한 성적인 암시가 들어간 글자를 달아 기존의 예술작품이 갖는 신화적 권위에 도전하였다. (두산백과)



뒤샹의 L.H.O.O.Q를 작품에 적어놓으신 것이 오브제개념 외에 또 다른 의미도 갖고 있나요?

저는 더 직접적으로 에로티시즘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뒤샹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직접적으로 엉덩이를 본 뜬 석고에 써놓은 것이에요. ‘예술은 에로티시즘을 빼고 말할 수 없지 않을까?’라고 언제나 생각해요. 예술에는 진실성과 솔직함이 있어야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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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타자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고, 자기의 벌거벗음의 몸을 한번쯤은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아마 그것이 순수한 몸 자체일수도 있고 사회적인 벌거벗은 몸일 수 있겠죠. 사회를 살아가며 나 자신이 얼마나 진실 되었는가에 대해 누군가에게는 반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성경을 보면 낙원에서의 최초의 옷이 나뭇잎이라고 하잖아요. 벽에 걸린 제 작품의 몸에 나뭇잎이 붙어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죠. ‘옷’이라는 개념이 생긴 이후에 옷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 차이, 빈부격차가 더 심화되고 있고 허울들이 나타나게 되었어요. 우리는 옷을 입고 있지만 현실을 얼마나 솔직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지, 얼마나 벌거벗은 상태에 설 수 있는지, 타인을 통해서 자기를 확인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전시 제목과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같은 것 같아요! 전시 제목을 정할 때에 작가님이 같이 하신건가요?

네, 제가 정한 겁니다. (하하)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이라는 철학자의 『벌거벗음』이라는 텍스트가 있는데, 이 텍스트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와 전시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벌거벗은 신체를 본다는 건 모든 비밀 너머, 객관적 속성 이전이나 그 너머에 있는 순수한 지식-인식 가능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조르조 아감벤, 『벌거벗음』,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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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전시하기엔 다소 파격적이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19세기 방식으로 20세기에 제작한 작품을 21세기에 전시한다.”라는 문구가 이번 작가님의 전시와 너무 잘 어울리는 설명이라고 생각되어요. 그런데 20세기에 이런 작품 활동을 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내가 1980년도에 대학을 다녔어요. 그런데 그때 학교 수업이라는 것이 서양으로 치자면 18세기 수준의 수업이었고, 4년 내내 모델링만 했어요. 하지만 미술이 똑같이 그리는 것이 다가 아니기 때문에 ‘이럴 바엔 만들지 말고 그냥 떠버리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만들다 보니까 19세기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이런 조각활동을 계속 이어나가실 생각인가요? 향후 작품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시는지 여쭤보아도 될까요?

하하, 이슬씨가 계속 하라면 해보도록 할게요.

음 …… 앞으로는 아주 늙거나 아주 어린 인체를 떠보고 싶어요. 또는 평범하지 않은 신체를 가진 사람들의 몸을 연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아티스트 김일용의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되네요! 다음 개인전도 꼭 방문하고 싶어요.

하하, 감사합니다.



이상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대안공간 루프 < 김일용 개인전_벌거벗음(nudity) >
작가인터뷰
전문 필진_ 박이슬

보고, 듣고, 느끼다 : 美術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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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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