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붉은 매미' - 해답은 관객에게 주어졌지만..

메세지는 확실했지만 조금은 답답했던 100분의 시간.
글 입력 2017.07.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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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붉은 매미'
<그녀윤양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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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지 않았던 연극 '붉은 매미'

연극 '붉은 매미'의 주제는 나의 숨을 조금씩 조여오는 듯했다. 알 수 없는 답답함, 그러나 그것이 이미 내 정신은 깊게 몰입했다는 뜻이겠지. 나온 시어터 무대 위 열연을 펼친 극단 죽죽 소속 배우들의 제스처와 표정은 대사와 맞물려 '언어 중심의 연극'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관객들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낸 듯싶었다. 하지만 예술이란, 주어진 시간 동안 충분히 몰입하고 남겨진 여운을 끌어안은 채 돌아가는 길마저 끊임없이 생각하고 다시금 느껴보며 내 안의 정의를 내리는 그때가 마무리되기에 매미같이 울어대는 극중 인물들을 여러 번 상기시킬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무대와 관객의 위치에서 너무나 가까이 맞닥뜨린 걸지도...
나처럼 현실을 무겁게 안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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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초점은 사회가 아닌 가정.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연극 '붉은 매미'에서 답답한 소통의 모습을 나를 둘러싼 주변 사회의 모습보다 늘 함께하는 가족, 가정의 모습을 떠올렸다. 평소에 내가 힘들게 느꼈던 소통의 갈증을 연극 '붉은 매미'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단 사회구조에서만 사람들이 이기적일까 싶은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사회로부터 얻은 영향으로 소통의 부재가 생겨난 건지, 가정에서부터 생겨난 건지 혼란스러웠지만 거슬러 올라가 지금까지 지나오면서 급속도로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가족을 구성하는 수와 그에 따른 이해관계의 단절을 이해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애써 인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모든 가정이 그렇다고 일반화시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사회 구조에서 이타심이라곤 찾기 힘들게 되어버렸는데 가정에서조차 사회생활을 할 때처럼 똑같이 외면해버리기 때문이다.

연극 '붉은 매미'에서 압박을 느낄 정도의 '입장 차이'를 확고하게 내비쳤으나 평등하지 않은 대화에서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은 답답하고도 조금 지나쳐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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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던지는 질문은 잘 받았다. 그러나 막연한 느낌도 있다.

연극을 많이 즐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현대를 보여주는 창작극답게 예술성은 느낄 수 있었다.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사와 연기로 그들과 공감할 질문들을 100분 동안 꽉 차게 느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급하게 마무리하려는 것과 주제를 강하게 강조하고 싶은 탓인지 이야기의 사건들이 조금은 막연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좋은 연극과 나쁜 연극의 차이를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시도는 좋았으나 내가 다른 연극에서도 이야기 전개에서 아쉬워했던 '막연함'을 연극 '붉은 매미'에서도 느끼게 되어 섭섭할 뿐이다.

그러나 나무에 앉아 매미처럼 울어대는 나 자신을 깊이 생각해보게 된 시간을 가진 건 확실하다. 내가 느낀 것을 가족들에게 바랄 수는 없으나 내가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온다면 물 흐르듯 가족들도 내물에 스며들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보며 리뷰를 마친다. (글_그녀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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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윤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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