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누구의 금속활자가 최초인가? [영화]

글 입력 2017.07.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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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와 직지심체요절, 그리고 금속활자.
학창 시절 국사 교과서에서 배웠던 단어가 어렴풋이 떠오를 것이다.

이 금속활자에 대한 최초 논란을 넘어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팽팡한 긴장(?)의 상황을 고스란이 담아낸 영화가 있다. 

영화 '직지코드'가 바로 그것으로, 영화는 구텐베르크가 고안했다는 최초의 금속활자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진실을 찾아 추적해나가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그 와중에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프랑스의 금속활자 소장기관 탐방과 해석이 없다면 아무것도 읽을 수 없을 고대의 문자 속에서 금속활자와 관련한 단어를 찾아내는 숨은 그림찾기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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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직지코드> 스틸 컷


이 영화는 자칫 보는 내내 지루할 수도 있는 소재를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무겁지 않은 구성으로 잘 풀어내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첩보원처럼 프랑스에 접촉했던 영화 속 인물들이 이후 괜찮을까 하는 걱정과 앞으로 프랑스의 문화재 보존을 명목으로 한 보완은 더욱 강경해지겠다는 우려도 함께 든다.   

단지 추리하는 대상으로서, 사실을 밝혀내는 대상으로서 치부하기에는 문화는 생각보다 힘이 세며 복잡하다.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소장품이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들로 가득 구성되어 있으며, 이 소장품을 돌려받고자 반환 소송까지 일어난다는 것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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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직지코드> 스틸 컷


영화는 직지가 최초의 금속활자로 재정의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과 그 증거를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설령 진실이라 한들 순탄한 과정과 재정의가 일어날 리 만무하지 않은가. 다만, 이러한 시도를 통해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 '돌려보자'라는 시도의 움직임도 이어질 것이라는 것. 이 자체로 이 영화는 충분한 가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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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직지코드> 스틸 컷


문화는 아는 만큼 다가설 수 있다. 당신이 이 영화를 보든 안 보든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이며, 경우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만 한 소재가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일단 어떠한 연유로든 영화를 보게 된다면 문화에 대한 시선이 조금은 더 평평하게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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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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