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의 변화로 바라보는 시대의 서사, KITCHEN 展 / 금호미술관 / 2014.03.20 - 08.17

글 입력 2014.07.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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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920 ~ : 보이기 위한 가구에서 사용하기 위한 가구로.
 
"효율적인 가사노동의 실현과 위생적인 주방, 현대 주거생활의 필수품이 만들어지다."
: 합리적 가사노동, 테일러리즘이 부엌에 적용되다.
 
미국 크리스틴프레더릭은 <과학적인 가정관리>에서 '테일러리즘을 주방에 적용하여
동선 낭비를 줄이고 부엌의 크기를 최소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테일러리즘이란 쉽게 말하면,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포드(ford)'를 떠올려보면 된다.
포디즘이 등장하기전 자동차는  하나하나 수공업으로 '장인정신'이 담긴 완성품이었다.
하지만 포드가 컨베이어벨트 라는 획기적인 노동력 분화작업방법을 도입하여
더이상 자동차가 '장인'의 생각이 깃들여진 upper class의 산물이 아니라
누구나 몰수 있는 것으로 대중화하였다.
테일러리즘은 이러한 포드주의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과학적으로 노동력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을 연구한 것으로,
노동자의 주어진 업무에서 행동반경이나 시간/비용 대비 최적화한 방법을 찾아
노동시장에 적용시키려고한 경향이다.
물론 생산성,기술과 조직적 측면으로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긴 하나,
인간적인 측면을 배제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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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세기 초 부엌가구 (뷔페)
 
공간과 크기가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는 부엌가구가 등장했다.
밀가루,양념을 넣는 저장용기는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제작 되었고,
밝은 회색빛을 띄는 컬러감과 움직이는 부분을 미색으로 색칠하기 시작했다.
천연나무로 된 손잡이, 캐비닛 발 등은 검정색 리놀륨으로 경첩들은 니켈도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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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업 효율성의 극대화,프랑크푸르트 부엌 (Frankfurt Kitchen, 1925-1927)
 
오늘날 가장 보편적인 부엌형태인 붙박이 싱크대와 찬장을 갖춘 부엌 형태의 효시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마가레테 쉬테-리호츠키가 디자인한 이부엌은 6.5평방미터 내 모든 필요한 것들이 갖추어진 표준 설비에 도전했다. 효율적인 환기시스템과 조명기구를 부착하고 가구의 다리 밑을 청소할 필요가 없도록 붙박이장을 바닥에 완전히 밀착시켰다. 그녀가 디자인한 이 표준화된 부엌은 4년만에 1만 호의 주택에 채택되었으며, 여성들의 가사노동공간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한결 쉬운 노동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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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예술과 산업의 통합, 바우하우스.
 
바우하우스는 1919년 독일에 설립된 조형학교로써,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미술학교와 공예학교를 병합하여 설립한 곳이다.
주된 이념은 건축을 주축으로 삼고 예술과 기술을 종합하려는 것이었다.
교육과정으로는 예비과정에서 반년간 기초 조형훈련을 받고 토목/목석조각/금속/도자기/벽화/글라스그림/직물/인쇄의 공방으로 진급한다.
그 곳에서 조형이념을 배우며 실제적인 기술을 배워 익히는 공간이었으나,
1925년에 경제적 불황과 정부의 압박으로 데사우시로 옮긴다.
이때부터는 종합적 안목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러나 나치의 지속적인 탄압으로 1933년 완전히 폐쇄되었다.
이 후 바우하우스의 예술과 일상의 통합의 이념은 독일보다 미국에서 꽃피우게 된다.
 
 
이러한 바우하우스의 노력은 부엌 용기에서 역시 나타난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실용성을 앞세운 빌헬름 바겐펠트가 있는데,
바우하우스 금속공방에서 수학한 그는 산업/기능적 측면에 심취하여
유리/도자기 제품에 기하학적인 형태를 도입하여 양산을 추구했다.
그의 작품으로는 최초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주전자,쿠부스 유리용기가 있다.
 
 

02. 1950~ : 인간공학(human engineering) 연구로 systme 화 되는 부엌.
 
"경제적인 동선과 효율적인 작업의 실현, 모듈시스템을 갖춘 부엌"
 
주방도구들이 기계화 되면서, 부엌에서의 노동의 효율성은 더욱 향상되었다.
또 각각의 주방공간에 유연하게 맞출 수 있도록 표준화된
유닛 모듈시스템 (Unit Module System) 주방가구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부엌의 모습이 점차 구체적인 체계를 갖추어 간다.
나아가 부엌이 식사공간으 포함해 주거의 다른 공간과도 어울리는 유연한 디자인이 등장하며,
프랑크푸르트의 브라운은 기하학적 아름다움과 편리함을 두루 갖춘 고품질의 
부엌 디자인제품을 생산하는 등 다양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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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겐폴 부엌 (Poggenpohl Kitchen)
 
1930년매끈한 표면의 가구를 생산하기 시작한 포겐폴의 기술은 주방을
보다 시각적으로 청결한 장소로 바꾸어놓았다.
이후에는 부엌 가구들을 단위 유닛으로 만들어,자유로운 배열을 가능케함으로써 각자의 주택마다
작업의 최적화와 효율적인 동선을 실현시킬 수 있는 모듈시스템을 제시했다.
 
 
 
 
03. 1970 : 실용성의 진보, 유선형과 플라스틱.
 
"매끄러운 실루엣의 이음새 없는 디자인, 합성수지 열경화성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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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터퍼웨어(tupperware)
 
음식물의 밀폐 및 보관을 용이하게 해주는 플라스틱 용기와 다양한 색 표현이 가능하면서
냄새 없이 안전하게 보관이 가능한 용기로 미국의 주방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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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파이렉스 (Pyrex)
 
미국의 코닝 유리공업사에서 오븐용 유리용기 파이렉스를 개발하였다.
내열,내화학성에 따른 편리한 사용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제품이 되었으며,
곡선으로 처리된 옆면과 가장자리를 늘려 자연스럽게 만든 손잡이와 같은 기능적인 외관과
더불어 '오븐-투-테이블 웨어'로 유리식기의 용도를 확대시킨 점이 주목할만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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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샤를롯 페리앙 (Charlotte Perriand) ,France
 
'현대적 부엌에서 모든 것은 손에 가깝고 닿기 쉬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제작된 부엌이다.
찬장과 눈높이의 작은 수납장 및 133cm의 부엌 카운터 등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였다.
부엌과 다이닝룸을 분리하는 부엌 카운터는 상단에 그릇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창을 내었고,
하단의 식기수납장은 양쪽에 미닫이문을 두어 활용도를 높였다.
특유의 색상 면이 구축적으로 표현된 이 부엌은 그 조형성으로 오늘날까지 유명하다. 
 
 
04. 1980~ 90 : 부엌, 작업공간으로 나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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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탑의 오틀 아이허에 의하여 디자인된 '키친워크벤치'는 이동 가능한 일체형 부엌으로 당시 뉴욕을 중심으로 원룸형태의 주거공간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이제 부엌은 전문 요리사의 부엌을 모델로 삼게 되었고, 집안의 부엌 역시 전문가의 작업장과 유사해지는 형태들을 제시했다.
스테인레스를 사용하여 부엌이 고도의 위생적인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하였고, 이로 인해 부엌이 병원의 수술실과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기까지도 하였다.
위의 사진은 불탑에서 생산한 '시스템20'으로 연결되는데, 공간사용과 배치의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한 구성으로 모바일 시스템의 개혁적인 형태를 제시했다. 
이 부엌은 독립된 개체로 혹은 타 주방가구들과도 상호 유기적으로 조화롭게 구성해 주방을 꾸밀 수 있도록 하였다.
 
 
 
 
COMMENT :
 
 
금호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키친전은 단순히 부엌문화의 변화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시대순으로 우리 부엌의 형태가 자리잡기까지를 아주 세밀하고 감각적인 시선으로 풀어내어,
큰 그림을 굳이 연상하지 않아도 소소한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전시가 되었다.
특히 남녀노소 문화에 대한 관심 유무를 막론하고 모두 좋은 전시였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전시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전시를 볼 때, 시대의 변화와 그 당시 유럽의 시대상을 떠올리면서 바라본다면,
더욱 유익하고 기억에 남으며 우리 현재 집의 부엌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게 될 터이니,
큰 부담 없이 금호미술관의 전시가 흐르는대로 즐겨보시길 바란다.
 
 
*
 
관람정보
 
금호미술관 KITCHEN - 20세기 부엌과 디자인
2014.03.20 ~ 2014.08.17 (월요일 휴관)
화요일(Tue) ~ 일요일(Sun) 10:00am ~ 6:00pm [ 5 : 30pm까지 입장 제한 ]
관람요금 : 성   인 - 8,000원 / 학   생 - 6,000원 (초등생~대학원생까지, 학생증 필히 지참) / 어린이 - 4,000원 / 만 36개월 미만 무료
도슨트 평일/주말 오후3시 (단체 20인 이상시, 예약 필수)
전시연계 어린이워크숍 <회 당 20명 정원, 회비 3만원-부모중 1인, 어린이1인 입장료 포함>
-7.12 / 7.26 (총 2회) 오후 2-4시, 예약필수
 
 
 
 
 
기고 / 이예지 (http://persona0111.blog.me)
연재/ 아트인사이트 (www.artinsight.co.kr)
참고/ 금호미술관 (www.kumhomuseum.com )
[이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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