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빵집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를 비판하다

글 입력 2017.06.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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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타루 부부만의 빵집 운영 철학과 마르크스가 말하는 자본론.
그리고 우리에게 미치는 자본주의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또, 시골에서 빵집을 차린다고 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
결코 환상을 가져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 2015년 출판인들이 뽑은 숨어있는 최고의 책 1위 선정!
-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선정 올해의 책(2014)
- 오마이뉴스, 시민서평단이 뽑은 올해의 책(2014)
- 교보 Premium Book 숨겨진 좋은 책 선정(2014)
- 교보문고 선정 올해의 책(2014), 예스24 올해의 책 후보도서(2014), 행복한아침독서신문 추천도서
- KBS, MBC, SBS, CBS 외 다수 방송 소개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수의 상을 입상하였다.


약 한 달전에 교수님이 수업에서 '와타나베 이타루'씨의 영상을 틀어주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시골에서 빵집을 차리고,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갖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했다.
사실 시골에서 빵집을 차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소비자도 적을 뿐만 아니라,
비싼 빵은 잘 찾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달랐다.


- 다섯 가지 효모 를 이용해 30가지의 빵을 만든다.
- 요일마다 빵의 종류가 다르다.
- 월,화,수는 휴무이다.
- 빵의 평균 가격은 400엔이다.
- 일 년에 한 달은 장기 휴가를 간다.
- 우리가 사는 고장의 재료를 쓸 뿐 아니라, 환경과 사람, 지역에 의미 있는 재료를 선택한다.
- 이스트도 첨가물도 섞지 않고, 천연효모를 발생시켜 정성껏 빵을 만든다.
- 만드는 사람이 숙련된 기술을 가졌다는 이유로 존경받으려면 만드는 사람이 잘 쉴 수 있어야 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운영하는 이유는 이타루 부부가  원하는 빵집은 '규모는 작아도 진짜인 빵집'이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빵집을 차린다는 것만 해도 이윤이 남지 않을 것 같은데,
일주일에 삼일은 휴일인데다 한 달은 휴가라니.
직원으로서는 꿈의 직장이지만 사장으로서는 운영해나가기가 힘들 듯한 회사다.
게다가 빵값이 400엔이면, 거의 한국돈으로 4~5000원대이다.
그럼 이 비싼 빵집을 찾는 손님이 과연 어디 있을까.


와타나베 이타루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로 보낸 세월이 7년이었다. 굳은 결심 끝에 대학을 갔지만 졸업할 무렵이 되자, 서른이 되어 있었다. 뒤늦게 취업한다 한들 승산이 없었다. 애당초 농부가 되고 싶어 농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이다. 학자이신 아버지는 농사꾼 만들려고 대학에 보낸 줄 아느냐며 반대했고, 교수님마저도 탐탁치 않아해 했다. 교수님은 작은 유기농산물 도매회사를 소개해주었고, 동경하던 시골과 농사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타루는 이곳에서 불합리한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원산지 허위 표시, 자연을 가격으로 바라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함은 계속해서 외면당해왔다. 이러한 블랙기업 마인드에 결코 좌시할 수만은 없었다. 자본의 논리에 농업이 좌지우지되는 현실을 변화시키려면 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스템 ‘밖 ’으로 나가야 했다. 당장 눈앞에 어른거리는 취업난이라는 냉정한 현실 앞에서 그는 쉽게 뛰쳐나갈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나타나 빵을 만들라는 얘기를 했다. 제빵에 관해서는 무지했지만 기죽지 않고, 굳세게 밀고 나갔다. 기술을 배운 곳도 없었으니, 사실상 백수로 돌아간 셈이었다. 4 년 반 동안 네 군데를 옮겨 다니며 제빵 기술을 배웠다.


마리는 농산물가공회사를 그만두고, 시골 빵집을 차릴 준비를 했다. 가게 자리를 찾기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개업 자금을 아끼려고 내·외장 공사를 직접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그해 말이 되어서야 겨우 메뉴 개발에 들어갔다. 재료를 정하고 레시피를 짜고 가격을 붙였다. 빵을 만들 나, 그리고 판매를 담당할 마리는 경영회의를 거듭했다. 마리는 정직한 먹거리에 정당한 가격을 매겨서 사람들한테 제대로 먹이고, 만드는 사람이 잘 사는 즉, 만드는 작업에 대해 정당한 가격을 책정하길 요구했다. 그러나 이타루는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불만이었다. 그렇게 부부싸움 같은 치열한 경영회의를 매번 거쳐야만 했다.


'다루마리' 빵집 이름이 이타루씨와 마리코의 이름을 섞어 만든 이름인 듯하다. 이타루씨 부부의 성격은 소탈하고, 무엇보다 서로 보완해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빵을 잘 만들지만 소심한  이타루씨와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마리코씨. 찰떡궁합인 이 둘이 만났기에 이러한 빵집을 운영해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시골을 떠나는 요즘, 이들은 시골을 자신들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들만의 '쉼'이 있는 전략을 내세웠기에 고객들이 자주 방문하고, 안심해하며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통하지 않았을까.  이타루씨 부부만의 시골빵집 꿈에 박수를 보낸다.


[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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