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의 침묵을 찾아서

마임이스트 이두성의 무언극
글 입력 2017.06.0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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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포스터-low.jpg


소통


문화예술 향유 자이기도 하면서 생산자(?)로서 "언어"는 몇 년 동안 내 관심을 자극하는 소재다.

작년부터는 Adam's Language(아담의 언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현대 사회 언어 체계에 문제점이 있음을 자각하고 기존에 있던 언어 사용을 멈추고, 감각화를 통한 대화를 하는 프로젝트로 아무튼 나에게 있어 대화, 소통, 언어란 일상적인 의미를 넘어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도 남아있다. 사실 그래서 좋은 기회로 <이불>을 작은 후원을 통해 감상할 수 있었지만,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 못 보게 되었을 때, 사비를 쓰면서도 본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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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침묵은 어디로 사라졌나


"무언극의 無言은 단순한 생략이 아니다. 언어를 통한 소통은 서로 다른 곳을 보고도 할 수 있지만
몸짓을 통한 소통은 반드시 서로 마주 보아야 가능하다. 언어를 비워낸 자리를 채우는 '마주 보는 몸짓',
돌아누운 두 사람이 서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소통의 시작이며 이야기는 그제야 비로소 출발할 수 있다." 


소통 방식에 초점을 둔 아담의 언어의 시작은 침묵이었다.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다. 책에서 말하는 침묵은 말이 끝나고 나서, 말에 후천적으로, 혹은 말이 선행되어서가 아닌, 말의 완성으로서 존재한다. 침묵은 말의 권위를 침해하지 않고, 완전 별개의 다른 개념으로 여겨진다.

지하철을 타면 이어폰을 끼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나 역시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아니 집에서도 대부분 이어폰을 끼고 있다. 음악을 헤비 하게 듣는 타입이라 정말 거의 하루 종일 어떤 소리와 함께 한다. 마음을 비우려 등산을 하거나 여행을 갈 때 역시 이어폰은 함께다. 아마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꽤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내 이야기가 조금은 길었지만, 침묵이란 우리의 권리(개념)을 잃은 현대 사회에서야말로 무언극이란 매력 그 자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두서없이 여러 이야기를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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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덮고 누웠을 때 떠오르는 온갖 생각, 공상, 환상, 그리고 잠들었을 때 꾸는 꿈들….
그것이 이 무언극의 소재들"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심 각오를 하고 들어갔다. 조금은 전위적인 작품일까..? 날을 세우고 봐야 이해가 되겠지 싶었던 게 꿈이라고  하니 미셸 공드리의 <수면의 과학>같은 작품을 생각했기 때문에. 작품은 생각보다 보기 편한 작품이었다. 얕은 이야깃거리는 아니었지만, 결국엔 고난과 극복이라는 극히 자연스럽고, 익숙한 말을 하고 있었다. 익숙하다-라는 게 자칫 평범하다, 지루하다는 부정적인 말로 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친근하지만, 공감이 가고 그래서 또 무언극 첫 경험자인 나 역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흑백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알아듣지 못하는 오페라를 보며 감동받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었다.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순간을 똑같이 경험한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일상적인 이야기에 부부의 탐험이라는 모험적인 요소도 한몫 한 것 같다.

약간 아쉬움 아닌 아쉬움이 있다면, 마임이스트의 무언극이라고 하니 정말 완벽히 소리의 영역에서 벗어난 극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관객의 부스럭 거리는 소음 자체도 극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걸까- 혼자 여러 가지 기대와 추측을 하고 감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약간 생각지 못했던 음악과 효과음에 적잖이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예상외의 다른 즐거운 요소가 가득한 60분이었다.




[김경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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