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정말이지 이 책을 읽고서는 ‘당장 이번 방학 때에 떠나야 겠다!’라고 생각할 줄 알았습니다. 책을 읽기 전 만나보았던 ‘빠이’는 답답한 일상을 던져버리고 배낭에 짐을 챙겨 떠나고 싶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배낭 여행자들이 안식처라니 이름만 들어도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하지만 ‘빠이’가 아닌 이 책의 저자 ‘노동효’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꼭 ‘빠이가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책의 제목을 통해 빠이로 오라고 말했지만 그보다도 더 큰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우선 2개의 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하얀 침대보가 눈처럼 깔린 침대에 누워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조금 읽다가 졸리면 자려고 했는데
중간에 도무지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조금 읽다가 졸리면 자려고 했는데
중간에 도무지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새벽 2시.
호시노 미치오가 활용한 알래스카의 자연에 감탄하고,
그가 들려주는 에스키모 친구들 얘기에 감동했습니다.
그가 들려주는 에스키모 친구들 얘기에 감동했습니다.
열아홉 살 때 보낸 한 통의 편지가 이어준 에스키모와의 인연
알래스카에서 보낸 여름방학을 결코 잊을 수 없었던 푸른 스물.
알래스카에서 보낸 여름방학을 결코 잊을 수 없었던 푸른 스물.
학교를 마친 호시노 미치오는 알래스카로 날아가
평생을 그곳에서 사진 찍고 글 쓰고 여행하며 살았죠,
그래요, 열아홉 청춘은 한 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수신자는 알래스카 쉬스마레프 마을 시장 앞으로.
시장이 없는 마을에선 주민들이 모두 편지를 돌려 읽었죠.
그가 보낸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책에서 그 마을 사진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곳 생활에 흥미가 많습니다. 방문하고 싶지만, 그 마을에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청춘의 열정2
지하철에 앉아 이 글을 읽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나오려고 했습니다.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었습니다. 잠시 책장을 덮고 몇 개의 역을 지나며 생각하고는 깨달았습니다. 아, 감동이구나. 시장이 없는 마을에, 모두가 편지를 돌려 읽은 주민들에, 편지를 보낸 19살의 호시노 미치오에, 평생을 알래스카에게 사진 찍고 글을 쓴 그에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아마 눈물샘을 자극했나 봅니다.
당신의 위시 리스트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 있나요?
읽고 싶은 책?
먹고 싶은 음식?
가고 싶은 여행지?
먹고 싶은 음식?
가고 싶은 여행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거나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거나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거나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거나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거나
누구에게나 그럴 때가 있고
누구에게나 그런 것이 있지만
난 당신의 위시 리스트가 최소한이길 바라요.
위시 리스트에 담아둔 게 하나도 없다면 가장 좋겠죠.
누구에게나 그런 것이 있지만
난 당신의 위시 리스트가 최소한이길 바라요.
위시 리스트에 담아둔 게 하나도 없다면 가장 좋겠죠.
바라지 말고, 저스트 두 잇!
-위시리스트
위시 리스트가 ‘최소한’이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에 저는 조금 찔렸습니다. 항상 다이어리의 앞에는 5장이 넘는 위시 리스트, 버킷 리스트를 써넣기 때문입니다. 그 페이지의 수가 해가 지날수록 늘어만 가는 것이 담아두기만 하고 ‘아직은 아니야.’라며 실천하고 있지 못하는 것 때문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늘리는 것은 그만하고, 실천하면서 줄여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라지 말고, 저스트 두 잇!
책의 중간에는 빠이에 머물고 있는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의 인터뷰가 나옵니다. 공통된 인터뷰 질문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답변들이 나온 질문은 ‘인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해줄래? 였습니다. 이 질문에 어떤 사람은 ‘우리는 그동안 인간의 소중함을 지나치게 과장해 왔답니다.’라고, 또 다른 사람은 ‘서로 사랑하고 평화로움 속에서 당신의 삶을 살길 바랍니다.’, 또 ‘인생에는 추울 때도 있고, 더울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라고 답했답니다. 당연한 말들이라 생각하며 읽었다면 위의 답변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다 읽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행만 하면 직업이 뭐지? 뭐 먹고 살지?’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의문은 정말 멍청한 의문이었습니다. 사는 것이 꼭 직업을 갖는 것일까요? 우리 굳이 빌딩숲 속에서 직업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요? 나의 삶이란 단 한번 뿐인데, 지나쳐 가면 다시는 겪을 수 없는 그 순간들을 사회적인 분위기와 기준들에 맞춰 낭비하고 있어야 할까요?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는 물론 저에게 아름다운 마을인 빠이로 가게 하고픈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삶에 있어서 좀 더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삶을 사는 데에 있어서 직업을 갖는 것(have)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do)으로 볼 수 있게, 또 그렇게 실천할 수 있게 말입니다. 우리 세상을 바라 보는 데에 평면적이었던 렌즈를 좀 더 볼록하게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요?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을 사방으로 더 넓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시 리스트는 늘어만 가고, 떠나고 싶은 곳은 많지만 당장 내일 출근해야 한다면 ‘빠이’를 만나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