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생각한다.
사실 성장기라는 것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대신 위장술을 익혀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욕망을 숨기고,
유치함을 숨기고,
정상적인 어른이 되었다고,
약간의 매너로 모두가 모두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사방이 함정이다.
아무도 완벽한 사람은 없는데도,
허상의 완벽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픽픽 쓰러진다.

나는 어리석어서
계속 헛된 것을 욕망할진 몰라도
거기에 맞아
쓰러지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은
어쩌면 열기 싫은 상자를 계속 열어나가는
고통의 반복일지도 모르겠다.
오지은의 <익숙한 새벽 세시>는 나에게만 익숙한 줄 알았던 감정들이 여러 곳에 잘 녹여져 있던 책이었다. 제목처럼 나에게는 정말 익숙하게 느껴졌던 구절 몇 개를 적어봤다. 적어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왠지 모를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