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족구왕 >, 누구에게나 낭만은 있다 [시각예술]

당신의 청춘을, 그리고 낭만을 위하여
글 입력 2017.04.1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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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당신의 청춘은 아름다운가.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는 봄날처럼 따스히 그러나 환하게 흘러가고 있는가.  영화 <족구왕>은 오로지 현실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청춘에게 따끔한 조언을 남기는 영화다. 족구를 사랑하는 복학생의 족구대회 출전기 라고 할 수 있겠다. 매우 가볍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지만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다소 만화스럽고 유치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20대라면, 혹은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이라면, 그에게 이 영화가 '인생영화'가 될 지도 모른다고 감히 생각한다. 이제 막 추위가 가신 시기지만 필자에게는 올해의 손꼽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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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홍만섭', 병장 만기전역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복학했다, 아니 하려고 했는데 그의 기대와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가 돌아온 대학교엔 낭만도 청춘도 없었다. 공무원 시험, 토익, 토플... 마치 그것이 대학생활의 정답인 양, 모든 이들의 관심은 그뿐이었고 이에 관심이 없는 만섭은 틀린 것이 되고 말았다. 그가 가장 충격을 받은건 예전 친구들과 뛰어놀던 족구장이 없어졌다는 것. 군대에서 족구를 즐겨 했던 그는 족구장을 다시 만들고자 서명운동을 벌인다. '총장과의 대화'에도 참여해보며 고군분투하지만 비웃음거리가 되어버린 것은 예고된 일이었다. 모두가 그에게 한심하다고 했다. '넌 뭘 믿고 그렇게 낭만이 흥건하냐, 청춘이 영원할 것 같지? 학교에서 발 빼는 순간에 니 청춘이 니 뒷통수를 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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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만섭은 굴하지 않았다. 누구도 관심가지지 않았지만 꿋꿋이 사람들을 기다렸고, 수업에서 마주친 학교퀸카 안나에게 반해 먼저 다가갔다. 사람들이 비웃는 것 따위는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할 뿐. 용기있는 만섭, 안나의 공인 '썸남' 강민에게 족구내기를 제안했다. 결과는 만섭의 승. 하룻밤 온 학교는 이 내기영상에 들썩여 갑작스레 캠퍼스 족구대회가 호황을 맞게 된다.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마음이 먼저인 만섭의 열정에, 사람들은 조금씩 자신의 진심을 꺼내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 속에서 만섭 이외의 많은 인물들은 매우 솔직하지 못하다.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자신을 감추기 위해 거짓된 모습 뒤에 숨는다. 하지만 그이들이 만섭으로 인해 변화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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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족구에 대한 만섭의 순수하디 순수한 열정은 안나까지 그와 친구들을 응원하도록 만들었다. 족구가 아니어도 좋다. 우리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무언가에 이토록 미쳐본 적이 있을까. 섣불리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영화를 보면서 만섭에 대한 생각이 경탄으로 바뀌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물론 마냥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기에 우리의 미래는 너무나도 불안하다. 그렇지만 불안한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기에 '나'를 찾아볼 여유 정도는 가져도 되지 않을까. 나에게 삶의 의미를 가져다주는 것. 비로소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을 알 때 우리의 지금은 가장 아름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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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낭만은 있다. 비록 현실의 뒷전에 있을지라도, 모든 이들은 꿈을 꾼다. 필자는 아마도 보통의 이들보다는 낭만 가득히 살아가는 사람 중 하나일 것이다. 낭만을 위해 현실을 지체해두기도 한다. 학업을 쉬고서 공무원시험 준비도 아닌, 소위 말하는 '스펙 쌓기'도 아닌 일들을 하고 있다. 이를 누군가는 철없다고 말할 지 모르겠다. 결코 누가 맞거나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할 때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도 결코 이 때를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확신 하나면 된다. 낭만은 나쁜 것이 아니다. 당신의 낭만은 무엇이었는가. 혹여 어떤 인생을 살리라 꿈꾸었던 것을 한동안 잊고 살지는 않았는가.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낭만적인 청춘을 보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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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섭, 너한테 족구는 뭐냐?"
"재밌잖아요."



[강우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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