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순간] 상실할 용기

글 입력 2017.04.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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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키우던 병아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을 때,
조그만 생명이 안타깝고 불쌍했고,
짧은 시간이나마 주었던 마음 때문이었는지
혼자 방에 들어가 병아리를 손에 놓고 엉엉 울었었다.
그 이후로도 많은 것을 잃어왔는데
그 때마다 어찌나 괴롭던지.

상실은 늘 익숙지 않다.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것은 늘 괴롭다.
나이가 들수록 손에 쥐는 게 많아지고 잃을 것도 많아진다.
손에 쥐는 것들이 무거워지고
잃었을 때의 타격도 점점 커진다.
그중 제일 괴로운 순간은 역시 사람을 잃을 때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서 떠나갈 때면
살점이 뜯어져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

상실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상실은 두려움을 남긴다.
잃어본 사람이 소중함을 안다는 말처럼.
상실의 고통이 클수록 두려움도 커져서
다시는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이 노력이 실패했을 때 오는 고통은 아마 더 클 것이다.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에서
오늘 내 옆에 있는 것이 내일 떠나갈지, 혹은 영원할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잃지 않기 위해 소중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소중하기 때문에 소중히 여기게 될 때
비로소 상실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그 상실마저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리에겐 상실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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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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