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이들을 위한 고양이들의 무대, 어린이 캣's

글 입력 2017.02.2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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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어린이 혹은 가족을 위한 공연을 접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으로 보았던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호흡하며 즐길 수 있는 가족음악극이었고, 그 다음 <봉장취>는 우리의 전통을 되살리면서도 눈과 귀를 사로잡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독특한 음악, 현대적인 이야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이런 기억들이 쌓이고 쌓여 비로소 ‘어린이, 가족’ 이란 타이틀에 대한 편견을 탈피할 수 있었다. <어린이 캣‘s>를 선택한 건 그런 맥락의 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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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뮤지컬 <어린이 캣‘s>가 펼쳐지는 윤당아트홀에는 추운 날씨였음에도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있었다. 매표소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예상대로 나와 동생을 제외한 나머지 관객들은 전부 부모님과 어린 자녀들이었다. 고양이들의 향연을 볼 생각에 부푼 아이들은 공연장 로비를 설렘으로 가득 메웠다.





 극이 시작되자 오시, 마우, 미미, 렉스 이렇게 4명의 고양이 단원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원 뮤지컬 <캣츠>를 떠올리면 고양이 분장이 좀 부족해보일 수 있지만 소극장이라는 규모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충분히 고양이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아이들의 수준이 낮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 눈에는 고양이처럼 보이는 데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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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은 이렇다. 장난기 많고 이기심이 강한 서커스 단장인 오시는 마우와 미미가 자신보다 더 믿고 따르는 착하고 든든한 수컷고양이 렉스를 질투한다. 처음엔 조금 서운해 하는 정도였던 오시의 질투심은 겉잡을 수없이 커지고, 결국 마우를 이용해 렉스를 내쫓는 지경까지 이른다. 이후 친구들이 그리워 서커스단을 찾아온 렉스와 싸움이 붙기도 하지만 오시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친구들에게 사과한 뒤 단장 자리를 렉스에게 넘김으로써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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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한 건 <어린이 캣‘s>는 아이들에게 크나큰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공연 내내 아이들은 엄청난 집중력으로 무대를 지켜보았고 경쾌한 노래와 함께 고양이들이 움직이면 아이들은 꼬리가 살랑거릴 때마다, 배우들이 야옹하고 소리를 낼 때마다, 고양이들이 서로 장난을 칠 때마다 꺄르륵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어린이 캣‘s>는 편견을 넘어설 만한 공연은 아니었다. 신이난 기색이 역력한 아이들과 달리 어른들은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스토리는 너무 단순했고, 고양이 단원들이 무대에서 펼치는 공연은 어린이 TV 프로그램이나 콩트에 가까웠다. 또한 음악이나 동작의 경우도 뮤지컬이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아이들에 비해 훨씬 많은 문화예술 콘텐츠들을 접해왔을 어른들이 과연 아이가 아니었다면 굳이 <어린이 캣’s>를 보러 왔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가족'뮤지컬이라는 장르에 적절하게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스토리와 무대를 보완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뮤지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아이가 주말이나 휴일을 집에서 보내는 일에 지루함을 느낀다면, 고양이나 동물을 좋아한다면, 가족뮤지컬 <어린이 캣‘s>는 고양이 단원이 되어 무대를 꾸려나가는 배우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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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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