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다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 [문학]

김정일의 《나는 다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을 읽고
글 입력 2017.02.20 15:1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제목에 이끌려 집에 오래 전부터 있던 색바랜 책을 꺼내 들었다. 책 속에 있던 내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을 적어 본다. 스쳐 지나갈 수 없었던 문장들을 모아본다. 나를 깨우는, 나의 마음을 울리는 한마디, 한마디가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금 어떤 자세로 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지 생각해보게 한다.


1.jpg

 
어쩌면 인간 정신의 자유는 과거에서 벗어나는 것보다는 지금 자기를 가두고 있는 틀에서 과감히 탈출하려고 시도할 때, 그래서 그 시도 중에 겪어야 할 위험과 고통과 괴로움 등을 과감하게 짊어졌을 때라야 비로소 획득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유비무환, 미리 준비된 인생에 맞추어 살려고 노력해왔다. 교육환경은 미리 준비된 인생을 사는 쪽으로 가치를 높게 두고 불확실성 속에 자신을 내던지는 사람을 미친 놈, 돈키호테 같은 괴짜 등으로 터부시하고 도외시해왔다. 그러다 보니 불확실한 미로를 탐색할 수 있는 감각기능은 마비될 정도로 굳어버리고, 남는 것이라고는 레디메이드(ready made) 인생을 그냥 순탄히 밟아가는 것뿐이다. 그러나 인간 정신의 다양성,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광활함은 단순히 기계처럼 사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인간이 자기 정신의 무한함을 억압하고 단조로운 삶만을 계속할 때 그는 영혼과 신체가 분리되는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 공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뒤늦게 그 단조로움이 지겨워 자신이 노예처럼 살면서 오랫동안 축적해온 물질, 재산 등을 한순간에 써버리면서 쾌락, 스릴 등을 만끽하려고 추구하나 그때는 이미 늦어, 돌아오는 환희는 대개가 공허하고 일시적일 뿐이다. 물론 불확실성 속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현실에서 파멸의 불행으로 이끌 수도 있다. 그러나 위험성이 높은 것과 비례해 그만큼 더 커다란 기회와 반대급부도 있다.
- p.55
 

2.jpg

 
불확실성 속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성이 있다. 이것을 스스로 획일적으로 제한하지만 않는다면 그 불확실성은 자신의 거대한 신비로운 잠재성을 항상 드러내 보여줄 것이다.
- p.66
 

3.jpg

 
내가 지금 과거의 어둠 속에 묻혀 살 것인지 미래의 빛 가운데 살 것인지는 자신이 결정할 일이겠지만, 열심히 살 수 있는 생이 남아 있어 과거의 어둠을 현재나 미래의 빛으로 극복할 수 있을 때는 앞을 보고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훗날 과거의 어둠을 추억으로 되새겨야 할 순간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더 이상 이 사회에서 도전과 응답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늙었을 때, 그때 가서 천천히 과거를 반추하며 반성해도 늦지는 않는다. 그때는 하루종일 두고두고 되씹을 만한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 p.88
 

4.jpg

 
의무의 시간을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운 시간을 맞은 삼십대 초반에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나 자신을 찾는 일이었다. 그동안의 오랜 세월을 적응하기에만 급급해서인지 내 감각, 내 느낌, 내 소망 등은 여기저기 마비되고 이리저리 구부러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쉽게 우유부단해지고 주위에 솔깃하고 나의 길을 가기보다는 주위에서 원하는 길로 자기 심장은 빼놓아버리고 가는 자신을 종종 발견하곤 했다.
- p.175


5.JPG
 
(사진 출처 : Google)


[이예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