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on]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시간, 월플라워 [시각예술]

글 입력 2016.12.3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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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하나씩 아픔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영화 “월플라워”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성장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된 지금에서도 쉽게 공감할 수 있고, 감동으로 다가온다. 주인공인 찰리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이모와 관련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환상이 보이기도 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때는 기억을 잃기도 한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사람들을 피해 다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고,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다. 하지만 패트릭과 샘을 만나게 된 후로 찰리는 자신의 고통을 직시하게 되고, 조금씩 성장해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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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리를 괴롭혔던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샘은 찰리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불량품들의 섬에 온 것”을 환영한다. 찰리는 차츰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샘이 했던 인사가 어떤 의미인지 깨닫는다. 찰리는 자신의 경험 때문에 인기가 많은 학생들에게는 막연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활발하고 인기가 많았던 샘도 남자와의 관계에서 항상 상처를 받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패트릭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비밀로 숨기며 상처받아야 한다. 인기가 많아도, 활발해도, 공부를 잘하거나 돈이 많아도 완벽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이미 자신보다 먼저 졸업한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며 찰리는 다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자신을 괴롭혔던 이미지들과 트라우마가 비로소 완전히 기억나게 되면서 큰 고통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간 친구들과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과 아픔을 떠올리며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자문한다.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어떻게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큰 아픔을 느껴봤던 찰리에게는 남들의 고통 또한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찰리는 진심으로 친구들이 행복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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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en you stand up and see the lights on buildings, and everything that makes you wonder, and you’re listening to that song on that drive with the people you love the most in the world. And in this moment, I swear, we are infinite.”



 찰리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한계에 부딪혔던 자신의 현실에서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터널 끝까지 달리며 시원하게 맞는 바람을 즐기는 샘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트라우마나 상처를 잊고 진심으로 같이 즐길 수 있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의 순간은 무한하다. 자신의 이야기가 슬프고 비참한 것만은 아님을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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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llflower’는 파티에서 파트너가 없어 춤을 추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 찰리는 처음으로 가게 된 고등학교 파티에서 혼자 어색한 시간을 보내다가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샘과 패트릭에게 스스로 다가가고, 그들은 다같이 춤을 춘다.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고, 아팠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웃지 못할 경험들을 하면서 그는 성장한다. ‘wallflower’여도 괜찮은 것이다.


[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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