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00% 확실한 것은 없다 [문화전반]

글 입력 2016.12.13 17:2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이 에는 영화 '판도라'에 관한 스포가 있습니다.





movie_image3.png
 

2016년 12월 7일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그리고 정진영 주연의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판도라’가 개봉했다. 영화는 역대급 규모의 강진에 이어 원자력 폭발 사고까지 초유의 재난 앞 혼란에 휩싸인 한반도의 모습을 그렸다. 연출은 몹시 아쉬웠지만,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는 크게 와 닿았기에 많은 이들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는 크게 세 구조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원전 속과 근처 병원의 피폭된 원전 노동자들, 원전사고로 대피하게 된 노동자 가족들,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료들의 상황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 중 가장 시선이 쏠리고 생각할 거리를 남겨 준 상황은 정부 관료들의 이야기를 그린 쪽이었다.

 
movie_image (2).jpg
 

대통령은 원전사고에 대해 철저하게 보고받고자 한다. 가능한한 조치를 취하려하고, 해결방안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대통령의 판단이 자칫 섣불러 블랙아웃의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 총리는 사고지역으로부터 올라오는 정보를 축소해서 보고한다. 결국 일이 커지자 대책회의가 열렸고, 대통령과 총리의 의견대립은 더욱 거세진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대통령은 결국 자신의 결정권을 강화시키고, 직접 진두지휘 하여 문제 상황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 초반에는 대통령이 영웅이라면 총리는 악역처럼 느껴지지만, 결국에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누구하나 잘잘못을 쉽사리 따질 수 없게 된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 안전 불감증까지 더해져 갑작스런 사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이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판단이 가장 올바른지는 대통령도 총리도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것이다. 무능한 정부의 모습 이었다.


갈등.jpg
 

이러한 재난영화를 이제는 거리감을 두고 바라볼 수 없다. 현실에서는 저렇게까지는 아닐거야 했던 재난사고들이 버젓이 나타난다. 국가와 구조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일순간에 무너져버리며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준 재난 현장이 현실 속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영화는 재난 현장의 사실적인 재현뿐만 아니라 정부의 무능함까지 가감 없이 표현해내지만 현실과 완전히 닮은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갑작스런 재난상황 속의 무능함을 결국에는 인정해버린다. 감추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영화 속 인물의 대사처럼 누가 사고치고 누구더러 뒷수습하라는지 하며 화가 날 일이다. 그렇지만 끝까지 진실을 은폐하고,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가게 그저 내버려두지는 않는다.


movie_image.jpg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애초에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건설하는 것이다. 혹여 그렇지 못해 이상 징조가 나타나면, 그 사실을 덮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해결하려는 조치를 취해야한다. 이제까지 버텨왔으니까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사고를 앞당겨 불러올 뿐이다. 그런데 그것마저 못하여 재난 상황이 터져버렸을 때는? 문제 상황을 타개하려 하고, 적절한 대책을 세워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한다. 사고 후의 수습 역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혀내고 앞으로 두 번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 속 정부를 돌아보면 그 어느 것도 실행하지 않았고, 막대한 피해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하였다. 국민에게 기댄 영화 속 무능한 정부가 오히려 더 유능해보이게 하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원자력_발전소_현황20120704.jpg
 
경주.jpg
 

이런 당연한 말을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적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웃나라에서 지진으로 인해 그렇게 큰 피해를 입었어도, 우리나라는 안전지대라며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로 쌓아올린 건물들. 하지만 지난 9월 경주 지진 이래 지금도 계속해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고, 건물들엔 금이 갔다. 더 큰 지진이 오면 감당이 안 될 것이고, 그렇기에 더 이상 마음 놓고 안심할 수 없다. 이웃나라는 또한 원전사고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우리나라고 그렇지 않는다 확신할 수 없다.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것들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24기의 원전이 운영 중이고 노후화된 것이 적지 않은 수이다. 과학적으로는 안전하게 설계가 되어 있다고 해도 결국 관리는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100% 안전한 것은 없다. 일본의 경우와 영화 속의 사고는 원전으로 인한 재난사고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는 좀 더 경각심을 가지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안전하다고 말로만 선전하고, 일어난 사고들에는 입막음으로 대응하는 것은 이미 속을 만큼 속은 국민들에게 더 이상 신뢰를 줄 수 없다. 뒤늦은 대처보다는 앞선 예방의 자세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김현숙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