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청춘밴드 ZERO

Rock will Never Die!
글 입력 2016.12.0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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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뮤지컬
<청춘밴드 ZERO>
2016.11.15 ~ 2016.12.31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청춘,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무작정 도전하고 실패도 숱한 시기. 그 시기가 20대에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20대도, 30대도 그 외에도 푸른 마음과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어느 때라도 청춘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겨울 바람이 차가웠던 날, 그런 꿈과 청춘을 상기 시키기 위해 대학로 세우아트센터로 향했다.



#00 이야기의 시작, 콘서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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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NOPSIS

5인조 락밴드 <블루스프링>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해
최종 TOP4 까지 진출한
실력 있는 밴드라 자부하지만
프로그램 심사위원이며 아이돌 기획사 사장인 "황용"은 

"블루스프링의 음악은 쓰레기에 가깝다."

독설을 내뱉는다. 계속되는 독설에도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며 
참고 또 참았던 <블루스프링>의 리더 '최강인'은 
급기야 생방송 도중 "황용"에게
손가락 욕(凸)을 날리며 반항하는 
초유의 방송사고를 일으킨다.

<블루스프링>의 도발에 발끈한 "황용"은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이용해
<블루스프링>의 공연과 방송출연 등
모든 활동을 막아버린다. 
무대에 설 수 없게 된 <블루스프링> 멤버들은
사기가 떨어지고, 삶이 점점 괴로워지면서
멤버들 사이에 불화까지 생겨나게 된다.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횡포에
흔들리기 시작하는 락 밴드 <블루스프링>

"Rock will never die !"

외부의 압력에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지켜 
포기하지 않는 청춘의 힘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일 수 있을까.



 <청춘밴드 ZERO>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는 "시련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춘"이다. 표를 받고 무대 안으로 들어갔을 때 흡사 미니 콘서트 장 같은 모습에 감탄이 터졌다. 스피커와 일렉 기타, 드럼, 마이크. 공연 시작과 함께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는 것도 연극이 아닌 '콘서트'를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늘 연극의 주인공인 <블루스프링>의 흥겨운 노래가 시작을 알렸다. 미니라고 얘기한 것처럼 작아보이는 공간에 커다란 소리가 그 공간을 잊고 넓고 부산한 콘서트에 온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기존에 단조롭게 시작되는 공연만 봐왔던 필자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더불어 호응을 이끌어 같이 소리를 지르고, 가사를 따라 부르는 것도 부끄러웠지만 시끌시끌한 소리에 부끄러움을 묻고 슬쩍 손을 들어 좌우로 흔들어 보았다.



#01 시련, 불화, 극복

 <청춘밴드 ZERO>의 내용은 꿈, 그리고 시련과 불화 끝내 그것들을 견뎌내고 극복한다는 이야기이다. 실력 있는 밴드 '블루스프링'. 이 극의 주인공을 '밴드'로 정한 이유는 필자의 추측이지만 꿈이 가장 많이 접히는 "예술" 계가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장 잘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예술"의 꿈을, 재능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비단 음악 뿐만 아니라, 미술, 문학 등 많은 예술은 단순히 창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창작물을 내보이고 사람들과 소통하였을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이 된다. 창작만 하고 소통이 없으면 그 창작물은 혼자만 보는 일기장과 같은 처지가 된다. 이전에는 소통할 기회가 적었지만 요즘은 오디션 프로그램, SNS 등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소통할 기회가 원활해졌지만 다시 그 소통 속에 경쟁을 해야 한다. 경쟁 사회,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학창시절부터 경쟁을 조장한다. 성적으로 등수를 매기고, CASE BY CASE 이겠으나 성적이 좋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특별 대우를 받는다. <청춘밴드 ZERO>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돌려 보여주고 있었다. 

 경쟁 속엔 언제나 시련이 있다. 극 내에서는 "황용"의 악꾀에 넘어가 자살한 블루스프링의 전 멤버 "한나"를 통해 보여준다. 리더 최강인. 그는 항상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으려 했다. "황용"이 한나를 데려가 표절곡을 주고 언론이 먹잇감으로 내몰아 자살을 하게 만들었던 과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집은 현실을 이길 수 없었다. 그들만의 리그로는 빛을 볼 수 없었다. 용기를 내 참가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황용"과 재회한다. 그 후에는 시놉시스 내용처럼 리더 강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생방송 자리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 그를 욕 보이게 한다. 사회적 위치가 극과 극인 갑과 을. 최고 갑 황용은 손쉽게 을을 압박한다. 공연을 보는 동안 사실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여타 다른 생각들이 많이 떠올랐다. 단순히 이 시련이 '밴드'와 소속사 사이에만 있는 것은 아니구나. 사회에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시련들. 꿈을 방해하는 요소들이라고 명명해본다. 

 모든 동화나 이야기가 그렇듯이 결말은 그 시련을 이겨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황용과의 불화, 황용의 이간질로 틀어진 멤버들의 신뢰. 그들은 그 시련을 이겨내고 밴드 <블루스프링>으로 당당하게 세상을 바라본다. 시련을 견뎌내 꿈을 이루다.



#02 현실적이면서 현실적이지 못한

 연극은 가끔은 우울하지만 신나는 음악을 더해 무대가 끝났을 땐 콘서트가 끝난 것처럼 탈력감이 몰려왔다. 소리를 질러서인가, 아니면 몸을 같이 흔들어서인가. 집으로 돌아가며 찬 공기에 정신이 들며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청춘밴드 ZERO>가 극을 통해 꿈을 포기하지 말자! / 시련은 극복하면 된다! / 끝내 잘 될 것이다! 라는 메세지를 나에게 보냈지만 막상 나를, 주변을 생각해보니 현실은 극 만큼 극적인 반전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다들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꿈이 꼭 어떤 직업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부자가 꿈인 사람도, 커다란 집에 살고 싶다 와 같이 다양한 꿈들. 

 비관적인 관점일 수도 있지만 대다수는 획일적인 삶을 살아간다. 의무 교육을 끝내면 대학을 가는 사람과 가지 않는 사람 혹은 예외로 유학을 가기도 하고. 그러니까 '보통의 존재' 들은 거의 비슷한 성장 길을 걸어간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꿈을 포기하기도 하고, 필자와 같은 경우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모두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코앞에서 경험하고 있다. 그림 그리는 일이 좋아도, 당장 먹고 사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전공을 배우고 회사를 다녀야 한다. 일 하는 시간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잠을 줄여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린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그림을 아무리 그려도 갈증이 생긴다. 그리고 그림을 그려서 소통하기 위해 다시 발로 뛰고, SNS를 활발히 하려고 노력한다. 분명 열심히 꿈을 위해 산다고 자부했는데 실상 현실에서 나는 주연도 조연도 아니고 엑스트라 정도의 위치일 뿐이었다. 그래도 포기라는 단어는 아직 뱉고 싶지 않다. <청춘밴드 ZERO>에서 보여준 것처럼 포기하지 않으면 적어도 뭐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극은 누군가가 창조한 이야기이지만, 블루스프링 같은 사람들, 분명 내가 사는 여기 어딘가에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꿈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금' 과 '흙' 수저로 구별하는 세상에 시작 점이 다르면 꿈을 쫓아가는 일의 난이도는 악랄할 뿐이다. 돈도 환경도 시간도. 나 또한 그런 경험을 해왔기에 극을 본 후에 희망을 가지면서 동시에 차가움도 맛보았다. 겨울 바람이 시린 건지, 아니면 대책 없이 그림만 바라보며 꿈을 쫓는 나에 대한 불안함이 마음을 차갑게 날카롭게 찌르는 건지.

 <청춘밴드 ZERO>의 극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그 즐거움이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극을 보고 '아 잘 봤다!' 하고 개운할 수도 있지만 '아 내 미래...' 필자처럼 현실의 혹독함을 다시 깨닫고 슬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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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 내용 자체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개지만,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즐거움은 <청춘밴드 ZERO> 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색이었다. '꿈'이라는 다소 어려운 소재를 즐겁게 가끔 우울하게 잘 풀어냈다. 이 극을 보고 희망도, 막연함도 얻었지만 그 둘 모두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추운 겨울 내가 가진 '꿈'이 막연해지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 한 번 시간을 내서 잠시 <블루스프링>에 동화 되어 극을 즐기고 필자도 그렇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가,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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