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현대인의 감정 소비, '수업'과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방에 누웠을까'

현대인의 감정 소비를 다른 느낌, 다른 중심으로 그려낸 2인극, '수업'과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방에 누웠을까'
글 입력 2016.11.1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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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회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
 
연극 <수업> - 해외초청작 일본
연극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방에 누웠을까> - 극단 종이로 만든 배
 
2016.11.17 관람 / 아트홀마리카2관





  아트홀마리카. 낯익은 이름의 극장이라 생각했는데, 예전에 내가 6시 공연을 8시로 착각하고 연극이 다 끝난 후 찾았던 공연장이었다. 씁쓸한 추억을 안은 채, 연극이 시작되었다. 웃기는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나는 문화 초대 안내를 받고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방에 누웠을까' 앞에 '수업'이라 써있길래 관련된 수업(말그대로 정말 수업)이 있는 줄 알고 긴장했다. 바보가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수업이 아닌 일본 해외초청작, <수업>을 보게 되었다. <수업>과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방에 누웠을까> 모두 좋은 관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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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부터 이야기해보자. 웃을 수 있는 얘기부터 꺼내자면 나는 일본어를 그간 배운 적이 없었음에도 다년간 쌓아온 일본영화 관람 경험으로 연극 대사를 꽤 많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렇지만 <수업> 자체는 전혀 기분 좋은 내용이 아니었다. 교수 집에 수업을 받으러 온 남학생에게 가해지는 교수 대신 일일 선생이 된 하녀의 '폭력'. 교실 안을 장악하는 흥분과 짜증, 공허와 불안. 보는 이마저 숨막히게 만드는 2인의 연기와 음향, 연출은 그야말로 쇼크였다. 평범하고 귀여운 일상에서 시작해 비극으로 끝난 일본팀의 연극은 관객에게 새로운 감정 소비를 요구하고 있었다.

  내가 과연 일본 연극을 언제 또 접할 수 있을까?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제시. 어쩌면 다시 못만날 연극팀의 모습. 나는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우리에게 공통된 감정을 보여주고 설명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감정의 격앙됨이 매우 인상깊다는 점에 대해서 감동 받았다.

  한편 극의 형식도 굉장히 신기했는데, 극 절반이 배우의 몸동작으로 표현되는 방식은 새로우면서도 이전에 있는 연극/무용극과는 다른 '피지컬 시어터'로서 제시되고 있었다. 배울 것은 물론, 얻는 것이 많은 관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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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로 만든 배의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방에 누웠을까>는 지난 학기 수업 시간에 얼핏 들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에 모티브를 얻어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다채롭고 유머러스하게 다루고 있으며, 그 속에 관통하는 '현 사회인들의 아픔'이라는 주제에 대해 특히 잘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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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본 출연은 박경은, 조재준 배우였는데, 두 배우의 호흡이 들쑥날쑥하지만 코미디와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져 굉장히 재밌게 보았다. 과연 우리가 사는 사회 속 존재하는 병과 죽음은 어디까지 가까이 와있으며, 만약 직면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고민하고 성찰하게 되는 극이었다.

  재미있는 연출과 극을 만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제16회 국제 2인극 페스티벌은 오는 폐막식까지 그 무대가 계속되니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사진을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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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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