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진 - 그 평범한 사람들의 예술 [문화 전반]

사진에 대한 나의 생각...
글 입력 2016.11.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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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독백이고, 또 하나는 나의 대화이다
사진은 리얼리티 속에서 발견된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 낸 산물이고
자기의 내적 영상이다.

 - Andre Gelpke ( 독일 현대사진가) -





최근 중간고사가 끝나고 시간이 조금 남아,
그동안 하지못하고 미루어 두었던 
사진정리를 시작했다.
사진이 너무 많아 다 지워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했지만..
사진을 하나하나 보면서
추억이 떠올라 행복했다.


시간을, 감정을, 추억을
그대로 향기롭게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세상에 많이 있을까..

사진은 그 장소. 그 순간을 박제한다.
기록으로 남겨지고 그것은 마음에 새겨진다.
사진을 보면 다시금 그 속으로 들어간다.
사진은 그렇게 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

사진을 못 찍는다고 생각했다.
사진은 잘 찍는 사람이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진은 가치가 있는 것,
 찰나의 순간을 가장 잘 담아내야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진은 잘 나와야만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흔들린 사진도, 
못 생긴사진도, 눈을 감은 사진도,
초점이 흐려진 사진도
다 추억이고 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었다,
사진은 잘 나와서 좋은것이 아니라,
그 순간으로 갈 수 있는
매개체이기에 좋은 것이었다.
어떻게 나왔든 그 시간, 그 상황으로
나를 데려가 줄 수만 있다면
그것은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이다.

다른 사람이 찍은  멋진 사진들,
상받은 사진들 ..
너무 멋지다. 나도 그렇게 찍고싶다.
의미도 있고 감동도 준다. 생각도 하게한다.
하지만, 내 경험은 아니다. 내 것은 아니다.
사진을 찍은 것은 내가 아니기에
그 뒷 배경, 상황 등을 알 수 가 없다.
사진을 반의 반도 이해를 못한 것이다.
사진은 그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위해 찍는 것이아니라
자랑하기위해 찍는 것이 아니라
인증하기위해 찍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어떠한 장소에서 어떠한 사람들과
어떤 추억을 만들었는가를 
남기기위해 찍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위해 찍는 것이라면
난 찍을 필요가 없다.
이미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정말 멋지게 찍어놓은 사진이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수 백장씩 나오기 때문이다.


일회용 카메라. 필름 카메라.
디지털 카메라(디카). 스마트폰. DSLR.


내가 어렸을 때 부터 현재까지 사용해본 ,
그리고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 들이다.
카메라가 변하면서 사진도, 찍는 사람도,
찍는 횟수도, 찍는 대상도 많이 달라졌다.

여행을 많이 다닌편이여서, 
여행사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필름카메라 시절의 사진은
인화된 사진만 있지 파일로는 없다.
그리고 사진의 갯수가 매우 적고.
인물위주의 잘 찍은 사진들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 시절 난 사진을 거의 찍어 본 적이 없다.
어리기도 했고.

디지털 카메라를 쓰면서 부터,
사진을 찍는 횟수도 많아지고 디지털화되어
인물부터 사소한 것들까지도
부담없이 찍을 수 있게 되었지만,
디카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기에,
일상의 소소한 생활들은 많이 담겨있지 않고,

찍는 한 사람이 대부분의 사진을 찍었다.
대부분의 사진은 엄마가 찍었다.
난 맨날 찍히기만 했다.

스마트폰을 쓰면서 부터
사진은 대중적인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일상생활 속 소소한 음식사진, 셀카, 인증샷... 

대부분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공유한다.

어린아이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전문적인 카메라가 없어도,
사진을 잘 찍지 못해도,
누구나 사진을 찍고 찍힌다.
사진이 소수 사람들의 문화로 부터
모든 사람이 누리는 문화가 되었다. 

아무리 스스로 미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시대라고 해도
아직은 어렵다.
모든사람이 주체가 되어 1인 방송을 하고
글을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진은 다르다.

누구나 감독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컨텐츠를 창조해 낼 수 있다.

우리는 사진기의 프레임 속에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을 담고자한다.
나의 생각이 들어가고, 우선순위가 드러난다.
그 장면을 편집하는 것이다. 난 감독이 된다.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좋은 카메라이던 나쁜 카메라이던.
잘 나오던 못 나오던.
우리는 사진 하나를 찍으며 예술가가 된다.

찰나의 순간...
우리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것을 한다.

그 어렵다는 예술을. 내가 해낸 것이다.


평범한 나도. 나만의 예술을 할 수 있기에
그 멋진 장소를, 그 멋진 추억을
내 맘대로 편집하고 기록할 수 있기에

사진이 좋다
그래서 난 사진을 찍는다.

정말 사소한 것 부터
평생 남기고 싶은 것 까지.

그 모든 것이 나이기에



1468224763976.jpeg
 
Photo - Kim Jin Kyung
 


난.. 모든 것을 담고 싶었다.


[김진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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