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상실의 시대' -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무엇입니까? [문학]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글 입력 2016.10.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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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무엇입니까?"

  1989년 초판 발행 이래 20년이 흘러도 여전히 필독소설의 순위 안에 드는 상실의 시대는 20대시절 누구에게나 존재하게 되는 삶의 방황과 상실,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닮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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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무살 때 20년 후엔 나 역시 마흔살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제 사십대가 된 나는 그 젊은 날을 회상하며 이 책에 담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실에 대한 참된 의미를 한국의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한 말이다. 나는 지금 20대 선상에 살아가고 있지만 나 역시도 40대가 된다는 상상, 그 평범한 진리조차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나 역시 40대가 되었을 때 20대때의 그 감정을 무라카미하루키 만큼이나 섬세하게 기억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아마도 그 상실에 대한 슬픔은 이미 잊은 채 애틋할 뿐이겠지. 지금 나는 정말로, 나도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것을 깊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어느 한 부분은 상실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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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는 ‘노르웨이 숲 (Norwegian wood)‘으로 비틀즈의 노래제목을 딴 책의 이름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실의 시대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상실의 시대는 출간된 지 20년도 더 지났지만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전혀 오래되고 촌스러운 책 같지 않은 책이다.  
바람처럼 흘러갔던 젊은 날이지만, 바람이 지나가고 남긴 흔적이 눈을 감으면 감을수록 더욱 선명해지듯 남긴 자살, 이별, 죽음, 허무, 공허, 무상 그러나 그럼에도 남은 희망이 이 책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그리고 일본에서는 천재작가로 일컬어진다. 그리고 아닌게 아니라 1989년에 초판을 찍어낸 이 상실의 시대라는 책이 이미 전 세계를 넘어서서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으니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지금 읽어봐도 책이 촌스러운 점이라고는 전혀 없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읽히고 자연스럽게 깊게 빠져든다. 아마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상실과 또 다른 희망의 순환은 세월이 흘러도 다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삶은 그렇다. 크게 바라봤을 때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면 아마도 그 순환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나 진리이고 이 진리는 20대만이 느낄 수 있는 초조함 없는 받아들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삶이 흘러가는 사랑을 갈구 하게되는, 그리고 사랑을 하게 되는 그런 방식일 뿐이다. 소설이기에 우리가 흔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 죽음이라는 것으로 인해 우리 독자들에게 상실이라는 단어는 더욱 크게 와닿아진다.
 지나가는 젊은 날의 가슴 아픈 추억들이 훗날엔 애틋할 뿐이겠지만 이 추억들을 40대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치 20대의 하루키가 된 듯 섬세하게 그 소년 ‘와타나베‘를 표현해 내었다. 그리고 우리가 이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 또한 ’와타나베’가 겪게 되는 상실로 인한 성장이 우리가 겪게 될 성장과도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진리로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 슬픔을 실컷 슬퍼한 끝에 거기서 배우는 길(성장)밖에 없으며, 그리고 그렇게 배운 무엇도 다음에 닥쳐오는 예기치 않은 슬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엔 슬픔은 슬픔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 무엇도 슬픔을 치유할 수 없기에 실컷 슬퍼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을 하면 반드시 겪게 되는 추억을 함께 공유했던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의 영원한 빈자리를 받아들이는 것 그건 견뎌낼 수밖에 없는 슬픔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겪는 상실의 시대 즉, 2016년 그리고 몇 십년이 흘러도 여전히 그 시대의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숲’은 존재할 것이다.


[정보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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