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두 개의 자아를 노래하다, 뮤지컬 '더맨인더홀'

글 입력 2016.10.0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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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맨인더홀'_ 두 개의 자아를 노래하다


   연극 <라이어>, <영웅을 기다리며> 등을 올린 파파프로덕션의 신작, 더맨인더홀이 대학로 자유극장을 찾았다. 건물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 무대였지만 그런 공간적 제약을 무색하게 하는 무대와 조명에서 재치가 돋보였다.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한 끗 차이일 정도로 가까웠지만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어 관객에게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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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참신함_프로이트의 억압이론에 착안한 이야기

  우선 방어기제란 심리적, 감정적인 상처를 막고자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속이고 회피하려는 것을 가리킨다. 프로이트는 원초적인 본능인 이드가 강해지면 사람은 불안을 느끼게 되고 이 불안감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방어기제가 발동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자아의 양면에서 출발한 극은 주인공 ‘하루’가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며 드러내는 방어기제에 초점을 맞춘 판타지 스릴러극이다.


 
누구나 가진 자아와 본능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 하루는 ‘너무 착해서 탈인’ 인물이다. 어렵사리 들어간 직장에서 주변 사람들의 욕받이가 되어가며 이용당하는 일상을 살아간다. 여자 친구인 연아와 결혼을 약속한 하루는 의문의 강도에 의해 여자 친구를 잃고 맨홀에 내던져진다. 맨홀이라는 공간으로 몰린 상황에서, 늑대를 만난 하루는 점차 또 다른 자아를 받아들이게 된다.

  ‘착하다’, ‘선하다’는 말이 ‘맹하다’, ‘부려먹기 좋다’로 받아질 수 있는 냉혹한 사회를 대변하는 인물이 하루라고 생각한다. 항상 착한 모습으로 살아온 하루가 무의식적으로 참아온 분노와 억압의 감정들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암흑 속에 갇힌 극한의 상황과 맞닿았을 때 분리되어 발현된 것이 늑대였다. 늑대는 결코 악의 존재가 아니었으며 인간적인 감정으로 교감할 수 있는 반면 마음만 먹으면 살인까지 행할 수 있는, 하루와 닮아 있으면서 전혀 다르게 보이는 존재이다. 둘 사이에는 괴리가 있지만 결국 늑대는 또 다른 자아가 방어기제로 나타난 것이기에 하루는 점차 늑대를 받아들이며 감정적인 충동대로 행동하게 되었다.

  누구나 호수에 비친 달과 같이 외적으로 보여 온 자신과, 하늘에 떠 있는 달처럼 무의식적으로 품는 생각이나 그렇게 되기를 갈망하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 이 극은 무의식과 충동에 의존한 본능은 무조건 부정적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이 아닌, 내 안에도 존재할 수 있는 두 개의 모습인 자아와 본능,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상황에 따라 스스로 사고와 행동을 고민해야 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펼쳐 보이고 있다. 때문에 나와는 동떨어진 판타지처럼 보이는 극단적인 설정임에도 우리와 같은 인간인 하루와, 이질적인 늑대의 존재 모두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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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아와 초자아, 이드 그리고 판타지 드라마라는 감각적인 소재에서 시작했지만 관객에게 말하려는 바를 전달하기엔 생략이 많고 추상적으로 전개돼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는 하루의 모습 대신, 연아와 하루의 이야기를 보충하거나 하루의 이드가 달과 늑대로 표출되어야 하는 연유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극을 시작했으면 어땠을 까 아쉬움이 남는다. 늑대와 하루의 만남과 교감 장면, 하루의 행적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 또한 극의 전개에서 불필요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면과 장면의 연결고리를 조금 더 밀접하게 구성하고, 가사에서 생략된 부분들을 메울 수 있다면 완성도 있는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은 공간을 활용한 무대 구성, 특히 맨홀이라는 공간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든 갈라진 틈과 바닥, 벽에 비춰지는 조명, 암전 속에서 핸드폰 불빛으로만 무대를 비추는 구성에서 참신함을 느꼈다. 또한 무대 옆면에서 극을 이끌어나가는 피아노의 감성적인 선율은 판타지라는 장르성, 작지만 텅 빈 공간에 꼭 맞는 옷이었다고 생각한다.




[심한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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