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따기(오페라 따라잡기) - 입문자들을 위한 쉬운 해설 강의

오페라에 대해 알고 싶은 입문자를 위한 쉬운 해설 강의
글 입력 2016.09.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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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따기, 오페라를 배우다

오페라에 대해 알고 싶은
입문자를 위한 쉬운 해설 강의



아마 우리가 '오페라'라는 말을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때는 대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언급할 때 일 것이다. 하지만 제목 명칭이 그러할 뿐,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로 제작되며 오페라와는 차이점이 있다.

오페라는 16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음악극의 흐름을 따른 것으로 그 이전의 종교적인 음악극은 오페라가 아니며, 모든 대사가 '노래'로 표현되어 있어 작품 전체가 작곡되어야 하는 규칙이 있다.


공연을 이끌어 가는 내내 주(main)가 되는 구성 요소
청각적인 것은 정통성을 지향하되,
시각적인 흥미와 스토리의 전개를 위해서
연극의 드라마틱한 요소를 가미한 현대 오페라.
고고한 서양 음악 장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 알고 보면 정말 매력적인 음악극이다.


10월에 있는 공연 <토스카>를 신청하고 오페라에 대해 알아가던 중 때마침 좋은 기회가 닿아 오따기 프로그램에 신청하였고, 선선한 가을이 오기 전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8월 말, 도곡역 Space LACH에서 두 시간 동안 이미정 선생님의 오페라 입문 해설강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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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화예술 분야를 접하면 각 분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발전을 해왔는지 궁금해진다. 오페라(Opera)는 이탈리아어로 '작품'이라는 뜻으로 베토벤 등 작곡가들의 작품번호를 지칭하는 라틴어 opus에서 유래한다. 야코포 페리(Jacopo Perri)라는 작곡가가 무려 1597년 제작한 <다프네(Dafne)>가 오페라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으로 보면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을 치르고 있을 때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서양 음악이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다프네의 경우 현재 악보가 전해지지 않아 그 이후에 작곡된 '에우리디체'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라고 한다.


오페라는 고전 그리스 극을 되살리자는 좋은 취지에서 이탈리아 피렌체의 고위 계층 그룹인 '카메라타'에서 시작되었지만 음악 자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크리스토프 글룩(Gluck)이 종전의 틀에 벗어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한다.
이미정 선생님이 준비해오신 동영상에서 이전의 딱딱한 오페라 형식과 달리 점점 드라마틱한 요소를 갖추어 나가는 흥미진진한 오페라들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유럽에 오페라에 대한 부흥이 일어났지만 한편으로는 일종의 사회 문제도 일어나 오페라 공연에 대한 일시적인 금지령 있었다고도 한다. 또한, 귀족들만 향유하던 것에서 점차 서민들도 즐기게 되는 문화로 확대되었지만 17, 18세기 유럽에서는 여성의 음악활동이 제한되었는데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소프라노 음역을 대신 감당할 수 있는 남자 가수를 뽑아 '카스트라토(Castrato)' 를 두었다고 한다.
한 해 무려 4000여 명의 변성기 전 소년들을 인위적으로 거세하여 생물학적 남성성을 잃게 한 가슴 아픈 제도이다. 우아한 분위기의 TV CF에서 흔히 듣던 일명, '라샤 끼요삐앙가'. 파리넬리의 'Lascia chio pianga'에 이런 역사가 있다는 것을 이번 오따기 강연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아이가 펼칠 수 있는 미래의 재능과, 고유 성향이 어렸을 때 알기 쉽게 부각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실수나 시행착오를 겪을 필요가 적을텐데 말이다. 주관은 물론 자아 형성이 되지 않은 많은 소년들이 남성성을 잃기까지 했지만 오페라계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 적다고 하니, 선생님이 준비하신 유일하게 남아있는 카스트라토 음원, 알렉산드로 모레스 아베 마리아를 들으면서 마음이 찡했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점점 극 형식을 주목하는 오페라들이 많아졌다.
오페라 세리아(비극), 오페라 부파(희극) 등 음악적 기교도 중요하지만 '스토리'도 그에 못지 않게 공연의 토대가 되어 이끌어 나가는 양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오빠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요제프 2세의 후원과 더불어 모차르트가 독일어로 <마술피리>를 작곡한다. 이탈리아어로만 제작되던 기존 곡들과 달리 징슈필(Singspiel)이 대두되기도 한다.
<밤의 여왕> 아리아로 유명한 '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 속에 끓고'를 훌륭하게 소화해 낸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의 영상을 보았다. 분노에 찬 고음에 힘이 더해져 듣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내뱉게 했다.


19세기에는 벨칸토(bel canto)의 삼대 거장 로시니(Rossini), 도니체티(Donizetti), 벨리니(Bellini)이 등장한다.
벨칸토는 아름답게 노래하는 가창법을 지향한다. 음악 자체도 중요하고 이에 더불어 극적인 드라마 형식도 중요하지만 성악가의 '기교'를 동원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점차 오페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대중 문화로 확고하게 자리잡으며 베르디(Verdi)를 빼놓을 수 없게 되었는데,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오페라이며 현재도 많이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고전풍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기존 상식의 오페라와 달리 댄디한 수트정장, 깔끔하고도 엣지있는 원피스 의상으로 연출력을 향상한 오페라들도 최근 많이 생겨나는 추세인 듯 하다.
오따기 강의 도중 영상에서 본 라 트라비아타는 마치 대중 콘서트를 보는 듯 했는데 아무래도 현대 의상을 보며 오페라를 접하니 이질감이 덜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가극'하면 떠오르는 바그너(Wagner)와 20세기의 천재 작곡가 푸치니(Puccini)까지. 오페라 초기 고전부터 거슬러 올라와 최근까지 살펴보았던 두 시간이었다. 흥미로운 영상과 즐거운 역사, 일화 이야기로 알찬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도, 강의를 준비하는 강사 선생님과 청강하시는 분들의 관심/참여도가 이 수업을 더욱 의미있게 했다.
최근, 고전 클래식 음악, 재즈, 오페라 등 여러 문화 방면에서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위한 입문 강의/강좌가 많이 개설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직 대중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오따기 같은 강의 체계가 많이 마련되어 문화예술을 쉽고도 심도있게 향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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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Space LACH 홈페이지에서
더욱 자세한 사항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김진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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