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선명하고 또렷하게 이어지는 감동의 순간, 안종도 Piano

올해 8월 초, 금호아트홀에서 진행되는 안종도 Piano 공연에 다녀왔다!!
글 입력 2016.08.1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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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도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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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올해 8월 초, 금호아트홀에서 진행되는 안종도 Piano 공연에 다녀왔다!!

 피아노 소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많은 기대를 안겨준 공연이었는데 독특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더 나를 설레게 했다. 피에르 볼레즈의 12개의 노타시옹, 장 필리프 라모의 곡 등 40개의 짧은 곡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었다. 원래는 피에르 불레즈의 곡이 첫곡이었는데 공연순서가 바뀌어 장 필리프 라모의 곡이 처음으로 연주되었다. 

 안종도님이 등장하고 연주 전, 숨을 잠시 돌려 마음을 다잡는 조용한 순간이 순식간에 끝나고 연주가 시작되었다. 기술적 손가락 훈련을 위한 클라브생 작품집 중 모음곡 D장조였는데, 선명하고 또렷한 피아노 소리가 무대 한가득 이어졌다. 첫곡은 더운 여름을 경쾌하게 수놓아준 즐거운 느낌의 연주였다. 프로그램에서는 첫곡이 론도 형식이라고 덧붙여 설명하고 있었는데, 론도는 프랑스에서 생겨난 2박자의 춤곡이라고 한다.

 소리 하나하나가 힘차고 선명한 느낌으로 이어졌는데, 그래서 싯구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읊듯이 곡 하나하나가 연주되었다. 곡수를 하나씩 세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몇번째 곡인지 놓쳐 그냥 피아노 소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경쾌한 곡이 빠르고 힘차게 이어지다가, 조용하고 감성적인, 재미있고 귀여운 느낌의 곡들까지 쉴틈없이 빽빽하게 연주가 이어졌다.

 장 필리프 라모는 바로크시대 프랑스 궁정음악가로 원곡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안종도의 연주는 현대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피에르 불레즈의 곡은 독특한 구성으로 첫곡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곡이었다. 나에게는 다소 난해한 느낌이었는데, 실험적이지만 강건하게 조화를 이루는 선율들로, 특정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곡이라기 보다는 소리자체에 주목하고 표현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느낌이 들었던 것은, 피아노 소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순간 내 마음속에 떠오른 어떤 생각 때문이었을까. 어느 피에르 불레즈는 현대 음악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프랑스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이다.

 상당히 다른 느낌의 연주가 이어져 다소 당황한 가운데, 그래도 안종도의 피아노 연주는 어딘가 현대적인 색채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두곡이 끝나고 잠시의 인터미션 후에 슈만의 곡이 연주되었다. 많이 알려져 있는 슈만은 독일 낭만파 작곡가로, 첫 두곡이 끝나자마자 세번째 슈만의 곡이 어떻게 연주될지 상당히 궁금해졌다. 프로그램 구성이 이런 관객들의 호기심을 노린 것은 아닌지! 아니 뭐 이런 밀당을 하는 프로그램이 다 있지!! 하 이제 프로그램도 밀당을 하는구나ㅜㅜ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슈만의 곡은 다비드 동맹 무곡집으로, 설명에 따르면 '다비드 동맹'은 인습에 빠진 완고한 '불레셋 사람들'에 대항하는 진취적인 음악가들의 모임으로, 슈만이 생각해낸 가상의 모임이라고 한다. 18개의 곡으로 이루어진 이 피아노 소곡집에는 신중하고 사색적인 성격의 오비제우스와 활기차고 진취적인 성격의 플로레스탄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마치 이들이 흥미진진한 토론을 벌이듯 각 곡들이 이어진다. 슈만이 20대 청년시절에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첫곡은 당시 연인이었던 클라리 비크의 곡의 악상을 가져다 썼다고 한다. 슈만의 동맹무곡집의 격렬한 느낌의 곡들과 명상적인 느낌의 곡들도 선명한 선율들로 아름답게 소화해내는 안종도의 연주를 다 듣고 나자 프로그램에 적혀있던 '최고 현대음악 해석상'을 받았다는 글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너무 더워서 모든 것을 녹여버릴 듯한 요즘, 선명한 선율들로 내 안의 감성들을 일깨워준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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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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