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상상이 만들어낸 상상, 호안미로 특별전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展
글 입력 2016.07.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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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 포스터(RGB)-01.jpg
 

  6월 26일부터 9월 24일까지 이어지는 <호안 미로 특별展>은 아시아 및 유럽을 통틀어 최대 규모로 기획된 호안미로 대규모 회화전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명 :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
일시 : 2016년 6월 26일 ~ 9월 24일, 10:30 ~ 20:00 (휴관없음)

주최 : (재)세종문화회관, (주)아시아경제, 마요르카 호안 미로 재단,
(주)디커뮤니케이션, (사)미추홀아트센터
주관 : (주)디커뮤니케이션
후원 : 주한 스페인 대사관, 서울특별시(협력 : 석세션 미로)
협찬 : 앰배서더 호텔 그룹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호안 미로의 대표작들만 보아도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원색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 포스터와 팜플렛, 그리고 전시장의 벽면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잘 살아있었다. 

  지하 1층까지 이어져 전시된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이 선과 원으로 이루어져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캔버스를 꽉 채우는 힘을 가졌다. 어떻게 보면 상형문자 같기도 하고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가 새의 부리인가? 아니, 다리인가? 미술관 전체를 도는 동안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 찰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무제’라 이름 붙여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덕분에 시간을 들여 그림 하나하나를 감상할 수밖에 없었고 나와는 또 다른 생각을 했을 관람객들을 통해 그 작품들에는 여러 가지의 제목이 붙었을 것이다.    


“선의 운동”

  그의 많은 작품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것들에게서 마치 리듬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의도적으로 진하게 칠하고자 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부분에서는 붓이 빠르게 스쳐지나간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 그 속도감이 그대로 느껴지기도 했고 굵직하고 진한 선들은 긴 호흡을 가지고 길게 늘어지면서 대비되었다. 물감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자국 또한 자주 눈에 띄었는데 그 때문에 더욱더 움직임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다른 화가들이 시도해 보지 않았던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하는 등 끊임없이 실험을 해왔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캔버스뿐만 아니라 찢은 종이, 신문지, 포장지, 사포 등에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미술용 붓 대신에 빗자루를 사용하고 캔버스 위에 물감을 직접 짜고 손바닥을 찍거나 운동화 자국을 남기는 등의 독특한 시도들 또한 많이 보였다.  


Le lezard aux plumes d´or,1971.jpg
 Le lézard aux plumes d´or (황금 깃털을 가진 도마뱀), 1971
ⓒ Successió Miró / ADAGP, Paris - SACK, Seoul, 2016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몇 개의 원들이 마치 무언가의 눈처럼 보여 살아있는 생명체를 그려 놓은듯한 작품이 많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시장의 한쪽 벽면에서 이런 글을 발견하였다.

  “...로마네스크 프레스코화에서 눈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이 세상 전체가 당신을 보고 있다. 모든 곳, 반반한 천장에, 나무에, 모든 곳에 눈이 있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 나무는 단순히 단단한 줄기의 잎사귀가 아니라 저 동물처럼 생명을, 영혼을, 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의 작품들에서 눈이 중요한 상징들 중에 하나인 이유는 그가 로마네스크 예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가 궁극적으로 다루고자 했던 주제가 바로 ‘사람’, 그리고 ‘자연’이기 때문일 것이다.


Danseuse, 1969.jpg
 Danseuse(무용수), 1969
ⓒ Successió Miró / ADAGP, Paris - SACK, Seoul, 2016


  호안 미로는 회화와 시 사이에 경계를 두지 않았으며 그에게 있어 가장 좋은 이야기 상대는 시인들이었다고 한다. 또한 마요르카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는 바흐와 모차르트의 선율을 들었다고 하니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다른 예술에서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야수파, 추상주의, 초현실주의 등 그를 표현하는데 많은 수식어가 붙지만 정작 본인은 어떠한 학파로도 정립되지 않는 새로운 형식의 회화를 추구하였던 호안미로. 물론 그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만든 작품들인지 정확하게 다가가기는 어렵겠지만 그의 상상이 만들어낸 작품들에서 우리는 또 다른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예술을 하고 예술을 감상하는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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