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음에 말을 걸어오는 행복한 미술관 [앤서니 브라운展]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
글 입력 2016.07.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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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展


미술관에 간 윌리, 250x300, watercolour on paper, 2000.jpg

 
 장마철이 막 시작되는 요즘, 날도 흐리고 비가 죽죽 내리는 날에 찾게 된 예술의 전당. 앤서니 브라운전에 갈 생각을 하니, 비가 전혀 성가시게 느껴지지 않았는데요! 한번 보고 나면 잊혀지지 않는 독특한 그림체의 앤소니 브라운은 엉뚱한 상상력을 사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내는 동화책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행복한 미술관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전시회였는데, 그의 그림들을 몇 개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제였어요. 왜 그의 그림들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까요?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나에게 중요한 건 그런 행복한 그림들을 엄청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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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도착한 앤서니 브라운전. 입구부터 앤서니 브라운의 큰 사진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도 있었는데 정말 사실적이더라구요. 그런데 어딘가 고릴라나 원숭이를 닮은 듯한 느낌은 단지 느낌일 뿐인건지... 나중에 도슨트분의 설명을 들어보니, 앤서니 브라운의 아버지가 고릴라를 닮았다고 하는데 아마 앤소니 브라운도 아빠를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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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지는 그림들은 미술관에 간 윌리라는 동화책에 삽입된 작품들로 밀레의 이삭줍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이미 엄청나게 유명한 명작들을 패러디한 그림들이었습니다. 익히 아는 작품들을 재미있게 패러디한 작품들이어서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도 있었지만, 그 안에 깨알같이 숨겨져 있는 윌리의 이야기들도 흥미로웠습니다. 관람객들이 마치 자기가 윌리라도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윌리와 윌리의 친구들을 찾아내는 데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들이었어요. 어른들의 눈으로는 쉽게 찾아지지 않는 깨알 같은 설정들도 간간히 눈에 들어오기도 했는데요, 저는 도슨트의 도움으로 이해에 성공! 제가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 눈에 더 잘 보일 것 같은 장난기 어린 유머들이 그림 곳곳에 숨어있었어요. 기발한 상상력을 동화책에 화려한 색채로 담아내는 앤서니 브라운의 기지와 그의 꼼꼼한 그림실력에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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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장난기 어린 동화책 속 그림들이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전시된 그림 중 많은 그림들의 붓터치 하나하나가 가까이 가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촘촘히 그려진 세밀화였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을 감상할 때 권위적인 해석에 의존하기보다 자신만의 해석에 자신감을 가지고 부담없이 즐겁게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조용해야 할 것 같고, 어려운 해석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바보 같은 소리가 고요한 공간에 울리지 않도록 말조심해야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어쩐지 떠오르게 마련인데요,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에서는 그림들이 먼저 관객들에게 미소지으며 시끄럽게 수다를 건네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앤서니 브라운 그림을 보면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거에요. 정말 행복한 미술관이라는 부제에 어울리는 매력을 가진 그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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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이번 전시회의 부제와 제목이 같은 행복한 미술관이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2003년 작품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족들이 미술관을 방문해 작품을 감상하고 느낌을 나누면서 화해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림 작품이었어요. 미술이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매개체로 그려지는, 그의 미술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요즘 뉴스에 학대받고 방치되는 어린이들이 종종 나오는데 그때마다 그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진단하기 위한 도구로 그림이 많이 이용되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어쩐지 그 아이들의 마음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림은 어쩌면 소리와 언어가 아닌 다른 형태로 우리의 마음에 말을 걸기도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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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1990년작 달라질거야가 기억에 남습니다. 어느 날 부모님이 ‘이제 모든게 달라질 거야’ 라는 말을 남기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무엇이 달라진다는 것일까요? 곧 동생을 갖게 될 아이가 가지는 심리적 변화를 시각화한 작품으로 심리적 갈등의 상황을 재치있고 유머있게 표현해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어요.

  이렇게 앤소니 브라운은 아이들이 겪는 갈등상황, 인간 관계 속의 어려움을 날카롭게 조명하고 그 안에서 메시지를 명확하면서도 명쾌하게 그림으로 시각화하여 그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게 만드는 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아마 그가 동화작가로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아요. 행복한 감정뿐 아니라 두려움이나 갈등 같은 부정적인 감정까지 유머있게 표현해내고 작고 힘이 약한 친구들에게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의 말을 건네는 그림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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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로 쉽게 찾아볼수 있는 ‘돼지책’의 그림들도 볼수 있었어요. 가족 내 고정적인 역할 분담으로 인해 겪게되는 갈등상황을 재미있게 그려낸 책이에요. 상황에 적절하게도 돼지라는 동물로 가족구성원들을 그려냄으로 짜증스러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모두가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는 동화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큰 고릴라가 십자가 모양 틀에 갖혀 있는 1983년 <고릴라>라는 작품은 크고 험상궂은 고릴라가 어딘가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는데요, 참 신기했어요. 그런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못생기고 험상궂은 표정의 고릴라가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그림을 바라보며 나의 모습, 그리고 나의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그의 그림은 참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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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에도 앤소니 브라운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이런 앤소니 브라운도 처음에는 외과병원에서 아르바이트로 수술부위나 해부도들을 그리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물어오면, 우선 최대한 주의깊게 보라고 말해준다는 앤서니 브라운. 눈으로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마음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걸까요. 그의 그림들은 나의 마음속 이야기들에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상상속 모험을 떠나는 신나는 아이들의 마음부터 현실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속까지. 그림을 통해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속에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지는 느낌을 받을수 있었어요.

 전시회장 뒷부분에는 오래도록 앉아서 그의 동화책을 읽어볼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어서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려와서 함께하기에도 참 좋은 전시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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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전시장 중간중간에 올해 초에 관람했던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에서 본 작품들이 조명이라던가 전시장 소품 등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반가웠어요. 
 
 그리고 멘디니 전에서 친절한 설명으로 어려운 작품들을 가까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김찬용 전시해설가님이 이번 앤서니 브라운 전에서도 해설을 맡아주셨어요. 역시 노련한 작품설명으로 작품 속 즐거운 이야기들을 함께할 수 있었어요.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도 알려주시고, 작가의 뒷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와서 그냥 작품구경만 하는 것도 좋지만, 해설가분의 설명이 있으니까 작가와 그림의 배경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쉬웠습니다. 물론 오디오 가이드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단지 보면서 행복해지는 느낌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전시회관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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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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