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트버스터 영화 [시각예술]

예술성과 상업성의 두마리 토끼를 잡다
글 입력 2016.06.21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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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트버스터’라고 들어보았는가?

   
‘아트버스터’(art-buster)란 예술 영화(art film)와 블록버스터(blockbuster)의 합성어로 예술성을 갖춘 블록버스터를 뜻하는 신조어다.
<비긴어게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한공주>, <그녀>, <미드나잇인 파리>,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프란시스 하> 등과 같은 영화들이 대표적인 아트버스터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아트버스터는 흔히, 큰 규모의 예산을 들여서 만드는 영화나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인 영화에 쓰이는 단어인 블록버스터와는 반대의 개념이지만 아예 반대되는 뜻은 아니다. 규모나 예술성에서는 블록버스터와 차이를 보이나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흥행면에서는 그 의미를 같이 한다. 아트버스터는 2012년에 처음으로 등장한 단어였다. 이 신조어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처음 대두되었고, 이 후에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예술영화라고 하면 뭔가 심오할 것 같고, 지적인 내용을 다룰 것 같아 생기는 거부감을 대중성으로 완화시켜 준다. 뻔한 소재, 뻔한 이야기만을 하는 대중영화, 상업영화에 지겨워진 관객들이 예술영화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트버스터는 단어 그대로 예술성과 작품성 뿐 아니라 오락적인 요소도 갖추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독립영화, 다양성영화, 예술영화 들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서서히 사라지게 하는데도 아트버스터 영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남과 다른 특별한 나를 강조하고 싶은 과시욕과 SNS가 결합하여, 아트버스터 영화를 관람하면 마치 고상하고 우아한 문화생활을 즐긴 것과같은 만족감을 불러 일으킨다. 더 예술성있고 독특한 영화를 관람하고, 인증하는 문화가 자라잡게 되었다.



아름답고 감각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아트버스터 영화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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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영화 미장센에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언급하는 것은 두말하면 입아플 정도. 
전설적인 호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지배인이자 마담 D의 연인이었던 구스타브가 마담 D의 살해 용의자로 자신이 지목되자 누명을 벗기 위해 호텔 로비보이 제로와 함께 기상천외한 모험을 시작한다. 구스타브가 즐겨 쓰는 향수 '오 드 파나쉬'부터 아가사가 만드는 달콤한 케익 멘델스까지,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된 소품들과 의상이 스크린을 통해 마치 동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며 화면을 다채롭게 채운다.



# 그녀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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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하며 공허하고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대필 작가 테오도르가 인공 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를 만나 소통과 사랑, 관계에 대해 배우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독창적인 감독으로 손꼽히는 스파이크 존즈 감독 특유의 연출감각이 빛나는 영화로 파스텔 계열의 색채들을 활용해 SF 영화와는 구별되는 유니크하면서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사한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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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폴이 마담 프루스트를 만나며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마술사인지 심령술사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담 프루스트와 꼭 닮은 신비로운 영상미가 돋보인다. 주인공 폴이 떠나는 과거여행 속 영상 효과와 현재 시점의 영상 효과가 다르다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프랑스식 극영화로 영화 전반의 색감들이 원색적이고 찬란하면서도 환상적이다. 어떤 인물들은 마치 동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다. 

아트버스터 영화들이 다양성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상업영화의 대안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아트버스터 영화들은 대부분 외국 영화들이다. 한국형 아트버스터의 성장, 스크린 독점 등과 같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예술영화, 다양성 영화에 대한 높아진 관심만큼,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들도 해결되었으면 한다. 


[반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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