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은 반항하는 새 – 비제 오페라 “Carmen” (서울오페라페스티벌 2016)

글 입력 2016.05.26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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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반항하는 새 


비제 오페라 
“Carmen”


[최종]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2016 포스터22.jpg
 

Review

*본 리뷰는 스포가 함유되어 있지 않습니다. 안심하세요!*





프랑스의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오페라 ‘카르멘’ 은 전세계에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와 더불어 극장에 제일 많이 오르는 작품이다. 그 만큼 카르멘은 어쩌면 오페라로서는 거의 발레계의 ‘백조의 호수’ 와 거의 비슷한 유명세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오페라 계’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 일뿐 실상 카르멘이라는 작품 자체를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안다고 하여도 집시 여인에 관한 스토리다 정도로만 알뿐 일반적으로 오페라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마저도 모를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어느 정도 카르멘에 관한 내용을 접해봤다면 항상 카르멘과 함께 언급되는 단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바로 ‘비제’ 이다. 비제, 당시 이탈리아와 독일에 비해 수준이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던 프랑스 오페라를 이 두 국가와 어깨를 견주게 만든 장본인이다. 비제는 파리에서 유망한 작곡가였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것일까, 음악을 하셨던 부모님의 끼를 그대로 물려받아 9살의 나이로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던 그야말로 음악신동이었다. 하지만 신동소리 듣던 어린 시절의 영광에 비해 이후 그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비제는 '카르멘' 의 완성에 더욱 집착했을 것이다. 그러나 신은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고, 1875년 카르멘의 초연 당시 1막부터 빠져나갔던 관객들은 4막이 끝날 때 즈음엔 객석이 거의 비어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혼을 실은 작품이 이런 냉대를 받은 충격 때문이었을까, 초연 후 3개월 만에 비제는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고 한다. 당시 왕과 귀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오페라가 비교적 파격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의 이야기를 담으니 상류계층 사람들은 카르멘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탓이 제일 컸던 것 같다.


KakaoTalk_20160526_005838561.jpg▲ '카르멘' 무대 피날레
 

다시 카르멘 얘기로 돌아가자면 나 역시도 ‘카르멘’ 하면 늘 ‘정열의 집시여인’ 이라는 문구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빨간색 캉캉을 입고 흡사 탭댄서처럼 경쾌한 스텝을 밟으며 뭇 남성들을 홀리는 그 모습이 가장 선명했다. 하지만 이번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카르멘’을 감상하고 나선 당차고 매혹적인 집시여인 카르멘보다도 한 여인에 대한 사랑으로 분노조절 장애를 안게 된 비극의 주인공 돈 호세가 더 기억에 남았다. 팜므파탈 카르멘을 희생적으로 사랑하면서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게 된 돈호세의 처절한 사랑이 ‘카르멘’ 의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KakaoTalk_20160526_005837767.jpg▲ 오페라 초대권
 

흥미진진한 오페라의 전개에 화룡점정 격으로 장식해줬던 배우들의 연기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배우 한명 한명이 다 각자 고유의 성격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각 캐릭터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이번 오페라를 감상하면서 여주인공인 카르멘에게만 초점이 맞춰졌던 것이 아니라 돈 호세, 에스카미요 심지어 미카엘라까지, 어느 하나 기억에 안 남는 캐릭터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배우들의 노래와 감정연기 그리고 무대 위의 몸짓까지 관객들을 홀리기에 충분 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배경음악 연주는 오페라를 감상하면서 전율을 느끼게 까지 해준 훌륭한 연주였던 것 같다. 유명한 ‘투우사의 노래’, ‘하바네라’ 등 삽입곡을 실제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으니 그 감동은 배가 되었다. 


KakaoTalk_20160526_005838235.jpg▲ 오페라페스티벌리 열렸던 강동아트센터
 

“오페라의 대중화는 물론 많은 젊은 음악인들의 미래적 활로를 열고 그로 인한 극장 산업의 활성화와 대한민국의 대표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나아가 서울의 브랜드 향상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이라는 협업 형태의 문화예술 축제로 시민 화합과 국민정서 향상에 기여할 것” 을 말했던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취지가 눈으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정서적으로 우리나라 국민과는 아직 많이 멀게 만 느껴지는 오페라가 이번 서울오페라페스티벌 2016이 오페라라는 장르를 시민과 조금 더 가깝게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객석을 가득매운 관객만 봐도 그 힘이 어느 정도 발휘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우리나라 문화예술에 이바지할 이번 오페라페스티벌과 같은 훌륭한 축제들이 얼마나 더 많이 만들어질지 정말 기대가 된다. 





[우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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