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두 영혼의 만남 : 박종훈 그리고 슈베르트

글 입력 2016.04.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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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박종훈의 슈퍼슈베르트 포스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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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하고 우아했다.
피아니스트의 자존심과 고귀함이
공연에 잘 묻어났다.

난생처음 피아노 독주회를
가본 나의 소감은 위와 같이 간추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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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z Peter Schubert

슈베르트.gif
 


1797-1828
오스트리아 출생

빈 근교의 리히텐탈(Liechtental)에서 1월 31일에 태어났다. 오스트리아군이 나폴레옹군과 교전, 캄포포르미오의 평화 조약이 성립된 해이다. 아버지는 농민 출신의 교사로서 후에 학교를 경영했으며,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 14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프란츠는 그 넷째였다. 처음에 아버지와 형에게 악기의 기초를 배워 일찍부터 재능을 나타내고, 8세 때부터는 출생지 교회 오르가니스트 홀처(Holzer)에게 기초 교육을 받았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박종훈 Chong Park

스크린샷 2016-04-15 오후 9.27.58.png
 


1969년 대한민국 출생

2009년 11월, 한국인 피아니스트로서는 최초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을 완주한 박종훈. 그 폭넓은 활동반경을 볼 때 그에게 피아니스트 라는 수식어 하나만 붙이기는 무언가 어색하기만 하다. 클래식, 재즈, 탱고, 뉴에이지 등 여러 장르를 뛰어 넘는 연주는 물론이고 작곡과 편곡, 음반 프로듀싱과 녹음, 공연기획 그리고 라디오 방송 MC 에 이르기 까지 다방면에 걸쳐 그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두 영혼의 만남이었다.
공연을 보는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는 엄숙했고 고귀했으며,
박종훈은 하얀 셔츠를 입고 은은하게
내리쬐는 조명 아래에서 그의 독주회, 첫 곡인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가단조를 연주했다.

아직도 도입부의 멜로디가 생생히 기억난다.
마치 마왕으로 익히 알려진 슈베르트가
다시 나타난 것 같았다.

이토록 미니멀하고 심플하지만 또
고전적이고 감각적일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1악장은 무대의 시작을 알리듯
천천하고 조용하지만 강하고 장엄하게 다가왔다.
감정의 변화와 무게가 잘 드러났다.
2악장은 로보트 태권브이의 멜로디를
연상시키며, 그렇게 시작되었다.
가느다란 고음의 연속이 이어지며
관객들은 긴장을 놓지 않았다.
3악장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면서, 곡의 템포가 빨라지고
피아니스트의 기교가 제대로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하는, 그런 부분이었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접하게 된 것은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드라마에서 본 이후로
처음인데, 곡을 들을 때 마다 슈베르트의
깔끔한 작곡과 감성이 잘 느껴졌다.

공식적으로 21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긴 그.
그 중 작품번호 840번부터
보통 후기 소나타 라는 명칭을 붙인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연주되었던 14번째
소나타이자 작품번호 784번을 가진 이 곡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그의 후기 소나타 작품,
그 중에서도 노다메 칸타빌레에 삽입되었던,
16번째, 작품번호 845번 이나, 혹은
19번, 그리고 21번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새롭게 공개된 나머지 3개의 슈베르티아나는
기존에 공개된 3개의 곡과 마찬가지로 훌륭했다.

박종훈씨의 공연을 보기전 미리 들어보았던,
1~3번의 슈베르티아나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곡은 3번이었는데,
4~6번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곡은
5번이었다.

5번을 듣자마자 떠오른 것들은
겨울, 벽난로, 담요, 흔들의자.
이 네가지였다.

그리고 적막속에서 고독에 빠진
슈베르트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그와 겹쳐 박종훈씨의 모습이 그려졌다.

송어를 모티브로 한 6번째 곡도
신기하면서도 귀에 익은 멜로디라 그런지
듣기에 좋았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시작된
악흥의 순간 바단조는 정말 매 순간이
감동이었다.

가장 귀에 익은 3번 러시아 춤곡을
들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신이나서
어깨가 들썩거렸다.

그리고 5번을 들을 때에는 
통통 튀는 멜로디에 몸을 맡겼다.
사전에 공부를 한답시고 집에서
이어폰을 통해서 듣던 것과는 달랐다.

공연장에서 듣는 클래식은
더 깊은 감동을 주었고,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끔 했다.





마지막 곡인 박종훈씨의 자작곡 소나타는
악보와 함께 시작되었다.

영화에서만 보던 기나긴 악보는
내게 클래식 판타지를 심어주기 충분했다.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시작된 연주는
곡이 끝날때까지 긴장을 놓치 못하게 만들었다.

공연이 시작되는 날 새벽까지도
계속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는 그는,
자신이 작곡한 곡이니만큼
음표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아름답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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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박수로 앵콜을 외치던
관객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제 자작곡이 이 공연의
마지막 곡이 되어,
여러분들에게 기나긴
여운을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





정중히 앵콜을 거절하던 그는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다웠다.

오롯이 자신의 손가락으로만 이루어졌던
이 공연에서 그는 관객들 앞에서 멋진
연주를 선보인 당당한 연주가였다.

나의 첫 피아노 독주회 공연 감상을
박종훈 피아니스트와 함께해서 영광이었다.





[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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