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제 7회 아름다운 우리노래

글 입력 2016.03.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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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아름다운 우리노래 포스터.jpg

 
따단!!!
다녀왔습니다, 온라인 서포터즈 첫 문화초대!
어제 저녁 8시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제 7회 아름다운 우리노래'라는 공연입니다.
지루할 틈 없이 좋은 시간이었어요 


1. 공연 외적으로 먼저 얘기해보자면 조명이 정말 예뻤습니다.

1부에서 '강건너 봄이오듯이'라는 곡을 부르는 소프라노 김순영님 주위로
노란 장미꽃 모양의 조명이 내려앉았는데,
날이 풀리고 있는 요즘과 발맞춰 정말 봄이 오는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2부에서 소프라노 오은경님이 '꽃구름 속에'를 부를 때에는
그 노란장미가 네다섯 송이로 늘어나 정말 오은경님이 꽃구름 속에 서있는 것 같았죠!



2. 연주회 기획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프로그램이 정말 오밀조밀 잘 짜여진 것 같았어요.

오케스트라 오프닝 - 중창 - 멋진 가곡 - 하이라이트 - 멋진 가곡 - 마무리
로 기승전결이 뚜둥!! 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느낀대로 나눠보자면
1부는 밀양아리랑 - 바위섬(중창) - 내맘의 강물/강건너 봄이오듯이
- 홀로아리랑(하이라이트) - 그대 있음에/떠나가는 배 - 동요메들리(합창으로 마무리)

2부는 비가 - 우정의 노래/꽃구름 속에 - 향수 - 사람 하나의 행복/박연폭포
- ☆스페셜☆너영나영/사랑가/장타령(초청 오정해 독창)
- 희망의 나라로/경복궁타령(다같이 마무리)
정도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커튼콜이 있었죠 ㅎㅎ



3. 곡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하나하나 다 멋있었고 속으로 감탄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한 연주회 안에서도 그냥 '오 좋다'하는 곡과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들이나
그에 연관된 감정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곡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그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죠.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에 대한 감상도, 혹은 인생에 대한 감상도,
본인의 경험이나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오프닝 오케스트라 연주는 두곡 다 아름다웠지만 굳이 따지자면
1부의 '밀양아리랑'은 전자, 2부의 '비가'는 후자였습니다.
밀양아리랑은 민요 느낌이 나면서도 아름다웠지만
사실 당시 떠올렸던 감정이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아요.
감탄! 멋지다!

2부의 '비가'는 지휘자선생님께서 슬픈 노래라며,
눈을 꼭 감고 들어보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눈을 꼭 감고 듣는데 좀 전에 악장님이랑 클라리넷이 조율하는 거 듣고부터,
제가 대학생일 때 막학기에 참여했던 연주회가 어렴풋이 떠올랐던 게 노래를 들으면서 펑 터졌습니다.

제가 음악 전공이거나 음악을 자주 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러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제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좋은 경험이라서 그런지 아련하게 떠오르더라구요.
대기실에서 시끌시끌 조율하던 거,
클라선생님께서 앉아 있는 우리들을 쭉 둘러보며 음 맞춰주셨던 거,
어떤 파트에서는 어떤 악기가 불고 어디에서는 빠졌던 거..
예전엔 악기 소리는 커녕 이름도 구분 못했는데
특정한 악기 소리가 귀에 꽂히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등등.
그래서 2부 오프닝이 더 강하게 기억납니다.


하이라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1부의 '홀로아리랑'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멋있었어요.
굵직하고 낮은 바리톤과 꺾이는 민요 창법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조화롭게 잘 어울렸고 곡도 참 아름다웠어요.


그런데 2부의 '향수'를 들으면서는 눈물이 났습니다.

2학년 때 합창식 발성을 배우면 연극에서도 목소리 뱃심으로 크게 내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이유를 붙이며 친구들이랑 교양합창 들었던 거, 그 중에서 향수라는 곡을 배웠던 거, 나는 소프라노는 높아서 어렵고 알토는 멜로디가 달라서 어렵고 그냥 테너파트 부르고 싶다고 찡찡댔던 거(ㅎㅎ), 교수님께서 숨 못 쉬겠음 그냥 죽으라며 마디 끝나기 전에 숨 쉬지 말라고 하셨던 거(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음악에 재능도 없고 접점이 없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나도 음악이랑 멀지 않게 살았던 거.


'향수'가 원래 대중가요 가수랑 테너가 함께 부른 남성 듀오 가곡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실력있는 테너들이 멋지게 불러주니까 엄청엄청 감동적이었습니다.
사실 곡들이 다 좋았는데 '비가'랑 '향수'가 저에게 가장 와닿아서 저렇게 이것저것 떠올랐던 것 같아요.

오정해님의 민요시간도 좋았습니다.
관객들에게 창은 추임새가 생명이라며 '얼씨구!' '좋~다!' 등의 추임새를 시키시기도 하고
농담하시는 것도 귀여웠어요.
물론 실력도 최고.
그리고 박연폭포도 좋았어요.
발성은 분명 성악인데 노래하는 방법은 이리저리 꺾이는 게 민요의 느낌도 강하게 들어간!
테너 조용갑님께서 어깨춤도 덩실덩실 춰주셔서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커튼콜!

남자 성악가는 네분이고 여자 성악가 세분이시라
테너 한분이 이래저래 방황하는 컨셉도 재미있었습니다.
공연 준비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하자!"하시고
리허설도 하셨을 거 생각하면 굉장히 귀여우시기도 했구요.
커튼콜의 마지막 곡은 축배의 노래.
이건 정말 남자성악한명 여자성악한명 이 인원 이상만 되면 커튼콜에서 무조건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춘천시립합창단에서도 듣고 요나스 카우프만 콘서트때도 듣고 여기서도 듣고!
그러고보니 요나스 카우프만도 1년전 이 콘서트홀에서 노래불렀었는데...!
이렇게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네요.


으아 너무 길어졌어!!
결론은!! 너무나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지휘자샘께서 나라가 힘들고 개인이 힘들어서 문화생활도 줄이고..
그래서 내년에는 이 연주회 하기 힘들수도 있다시는데 농담이어도 슬프네요. 

내년에도 꼭 해주세요...!
문화생활이 안 줄었으면...물가는 좀 내려왔으면...!
음악을 들으며 어르신들은 소싯적 추억에 빠지셨을텐데
저는 지난 4년간의 대학생활에 폭 빠지고 왔습니다.
모교에 '향수'를 불어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는 연주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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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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