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야하지 않은 야한 영화, 몽상가들(19+) [시각예술]

하지만 필자는 그들이 더이상 유아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글 입력 2016.03.1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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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들(2003),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프랑스 68혁명을 배경으로한 독특한 영화가 있다. 프랑스 68혁명이란, 기성세대의 모든 것에 대한 젊은이들의 개혁 요구 및 반발으로서 1968년에 학생들이 일으킨 반체제운동을 말한다.
그 당시 영화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장이던 "시네마테끄"를 배경으로 이 몽상가들이라는 영화는 시작된다.
이사벨과 테오, 매튜는 이상주의자다. 현실과 영화를 구분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시대적 혼란 속, 그들 셋의 캐릭터는 혼란상을 표현하기엔 완벽했다. 현실적인 꿈을 가지고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보다는 영화를 따라하고, 기성세대를 비판하며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살기만을 바라는 꿈꾸는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같은 성인영화. 한번쯤 봐볼만 하다.


야한듯 보이지만 야한게 아닌, 순수한 영화인 몽상가들.
이 영화를 보기 전 포스터와 제목만 보고 단순히 19금 영화로만 인지하고
탐닉적인 이야기로만 치부하기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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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과 테오는 샴쌍둥이이다. 그들은 프랑스 영화에 대한 열기로 가득한 시기, 매튜와 알게된 후 함께 한달동안 자신들의 집에서 지내자고 한다. 그리고 매튜는 우연히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게 된다.
셋은 가까워지고 견고해지는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그들의 세계에 들어간 매튜는 정신적으로 이어졌다는 남매의 사이에 끼기 위해 노력하며, 이사벨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이방인은 이방인일 뿐.
결국은 겉돌 뿐이다.


테오와 이사벨은 처음에 매튜에 눈에 비친 모습으로 보여졌을 때, 에로틱한 근친의 상으로 표현된다. 남매가 굿나잇 키스와 함께 잘자라고 말을 해주고, 둘이 나체로 잠을 자는 모습,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는 등 보는 감상자들에게 현실남매가 아닌듯 의아한 모습을 보여준다. (주변을 둘러봐도 현실에선 있을 수가 없다!) 이는 감상자가 혼란을 느끼도록하는 감독의 의도적인 장치처럼 보였다.

그러나 영화가 진전이 될 수록 우리는 근친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단지 미성숙한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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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영화의 한장면을 흉내내며 영화 맞추기 게임을 하고 못 맞추면 벌칙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루브르박물관에서 달리기를 하는 둥 유치하고 어리숙한 모습을 보인다.


1. 영화의 제목을 맞추지 못한 테오는 벌칙으로 벽에 붙어있는 이쁜 여 배우 앞에서 자위를 하라는 이사벨의 말을 듣곤 실행한다. 방에 혼자 남은 이사벨은 테오의 정액을 만진다.

2. 답을 맞추지 못한 매튜. 이번엔 테오가 벌칙으로 매튜에게 이사벨과 성관계를 하라고 요구한다. 가족인 테오는 본인이 도달할 수 없었던 유일한 영역을 매튜에 의해 깨어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대중들이 말한 19금 장면이다. 이사벨과 테오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조금씩 나오려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필자는 여기서 야하다고 느끼다기 보다는 오히려 조마조마하고 순수하게 다가왔다.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 같았다. 아기처럼 같이 목욕하고, 엄마의 뱃 속 태아의 모습을 하고 함께 자며 유치하게 빗속을 뛰놀고, 영화나 따라하며 세상만 비판하던 그들이 매튜로 인해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등장인물의 옷차림도 흥미롭다. 처음보다 가벼워진 모습, 아담과 이브같은 인간 태초의 모습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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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 가장 대표이미지.
이 사진부터 덜컥 봐버린다면,
이 영화가 요상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의 흐름을 읽으면서 본다면 이 장면이 마냥 이상하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셋이 같이 목욕을 하지만 비치는 거울을 보면 우리는 알 수가 있다.

그들의 정신을 하나로만 연결시키려던 것이
이제는 분리되고 독립된 삶을 살 것이라는 것을.
물론 보는 이들마다의 해석이 다 다르다.

하지만 필자는 그들이 더이상 유아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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