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대학로 소극장 연극 추천 < 시간을 파는 상점 >

대학로 여우별 씨어터에서 진행되는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 >을 보았다.
글 입력 2016.02.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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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당신의 특별한 부탁을 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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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로운 모습으로 연출된 무대디자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본 것같은 클래식한 모양의 시계가 무재개 빛 속에서 어림풋하게 보이는 디자인이었다. 갑자기 튀어나온 남자배우가 관객들과 재미있는 '단체톡'을 이어가는데, 신비로운 분위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되었다. 하지만 곧이어 연극이 시작되고, 어디선가 등장한 여자주인공은 연극의 제목때문인지 어딘가 다른 차원에서 온것 같은 이야기를 쏟아 낸다. 시간을 팔기로 했다나?! 아니, 시간을 어떻게 판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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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시간을 판다고 해서 연극에서 무슨 마술같은 일이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나의 시간을 들여 대신 해준다는 의미의 말이었다. 시간을 판다는 말은 10대 학생다운 감성적 표현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막막해 보이는 현실 속에서도 정말 마술과 다름없는 변화들을 일으켜낸다. 평소 사이가 까칠했던 친구를 이해하게 되고, 우정이 싹트기도 하고, 한동안 소원해진 관계 속에서 서로를 다시 필요하게 만들고 다시 가까워지기도 한다. 시간은 또 어떤 실수를 절대 돌이킬수 없도록 선을 그어버리기도 한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시간은 마술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아픔과 혼란의 시간 속에서 극 중 아이들이 결국 성장을 이루어내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 나이다운 엉뚱한 상상력이 배우들의 유머, 재치, 끼와 합쳐져 재미있게 전개되는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

시간을 파는 상점은 일단 그냥 봐야 한다. 설명이 필요없는 연극. 재치와 끼가 넘치는 연극, 웃음이 필요할 때 보면 좋을 연극이다.

하지만 단지 재미있기만 하지는 않다.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심각한 고민들, 부딪힐 수 있는 사회적 문제들이 연극 속에 몰래 숨겨져 있어 소리내어 크게웃으면서도 공감이 가기도 하고 어디인지 아이러니한 쌉싸름함도 느껴지는 연극이었다. 미스테리극처럼 전개되는 독특한 방법때문인지 끝까지 "뭐지, 뭐지?" 하면서 집중하게 만들기도 했다.


05_151130 시간을 파는 상점 장면 03.jpg
 

 또한 특유의 재기로 관객들까지 극중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연극이었다. 소극장 연극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쌍방향 연극! 관객들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결국 연극 속에 들어서 있다. 특히 이 연극에서 또 한가지 놀라운 것은 멀티맨들의 활약이다. 많은 연극에 멀티맨들이 나오지만, 다들 얼마나 연기력이 좋은지 정말 감쪽같다.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유쾌하면서도 단란한 소통이 있는 대학로 소극장 연극이 보고 싶다면 '시간을 파는 상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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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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