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영문학의 역사Ⅳ- 신고전주의와 고딕문학(1)[문학]

이성과 감성, 질서체계와 자연스러움
글 입력 2015.12.21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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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의 역사Ⅳ

신고전주의 그리고 고딕문학 (1)
1713 – 1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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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지지 않는 나라.’ 근대 산업혁명 속 영국을 가리키는 말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황금기와 청교도혁명 그리고 명예혁명을 거치며 급변한 영국은 이제 새로운 물결에 직면한다. 그때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인간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 같은 변동으로 인해 이제 또 다른 문화가 영국 사회에 퍼져나갔다. 



1. 이성과 감성, 질서체계와 자연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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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예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이전 시대의 메리부처 다음으로 즉위한 앤 여왕은 1714년까지 영국의 왕좌를 지킨다. 그녀의 죽음이후 스튜어트 왕조는 막을 내리며, 이제 독일 출신의 하노버 왕가에서 조지Ⅰ가 왕위를 이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쳐 반란이 일어나는 등 정세가 혼란해지며 왕권이 약화되었다. 따라서 그와 반대로 의회와 수상의 권력이 강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1760년대에 영국은 산업혁명과 농업혁명이라는 두 가지 큰 사회변동에 직면한다. 새로운 발명과 가속화된 산업·농업 공정은 노동자들의 구직활동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며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또 생산품을 팔기 위해 무역이 성장하였으며 대영제국의 식민지정책으로 남는 생산품들을 처리할 거대한 시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국제 정세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었다. 프랑스와 영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식민지였던 미국이 독립을 선언하였다.(The American Declaration of Independence, 1776) 또 프랑스혁명(The French Revolution, 1789)이 발생하여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건들은 18세기 후반 전 유럽에 ‘자유’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는데, 국내의 여러 혁명과 전쟁에서 겨우 복권한 영국사회에 이는 큰 위협이 되었다. 그 누구도 혁명의 재발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사회급변으로 인한 무질서를 비판하는 작품들이 주로 쓰였다.

 그러나 왕정복고 직후의 사회보다는 더욱 활기를 띤 이러한 대내외적 분위기 속에서 기존의 질서정연함과 이성주의 같은 고전적 관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점차 의도적인 질서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게 되었고, 꾸밈없는 자연의 세계를 지향했다. 1737년의 공연허가제로 드라마의 인기는 줄어들었으며 이제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또 인쇄의 발달로 언론과 잡지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2. 시: 신고전주의에서 전-낭만주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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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포프
[ Alexander Pope, 1688-1744]

영국의 시인·비평가. 대표작은 풍자시《우인열전》(1728)이며, 철학시《인간론》은 표현의 묘사가 뛰어난 역작이다. 그 외《비평론》,《머리카락을 훔친 자》,《윈저의 숲》, 호메로스의 역시《일리아스》,《오디세이》등이 있다.



 이전 시대 풍자시의 대가였던 존 드라이든의 뒤를 잇는 신고전주의의 대표적 풍자 시인으로는 알렉산더 포프를 꼽는다. 포프는 드라이든과 달리 훨씬 작은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중대한 것처럼 과장함으로써 자기중심적인 인물들의 우둔함을 조롱했다. 따라서 그의 시는 특별히 영웅조롱적 풍자시(mock-heroic satire)라고 불린다. 또 그의 《Imitations of Horace》는 로마 시인인 호레이스를 따르며 그 시대의 주요 이슈들을 연속되는 대화를 통해 다룸으로써 이 시기 중심 문학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사용한 영웅시체 2행 연구(heroic couplet), 즉 영웅 연구는 약강 5보격으로 2행씩 각운을 밟아 대구를 이루는 것으로 이 시기에 크게 유행하였다.

 그러나 단순했던 옛 가치들로 돌아가려는 시도도 있었다. 1740년대에 단기적 성공을 거두었던 묘지파 시들은 20년 전의 고딕 소설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영생에 대한 무운시가 전 유럽에서 유행하였는데, 포프 등의 시인들에서 유행했던 신고전주의(Augustan)시의 고전적 형식과 이성주의를 배격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대표적인 묘지파 시인으로는 토머스 그레이가 있다. 그레이와 같은 묘지파 시인들은 18세기 말에 부흥하는 낭만주의 시의 이전에 오기 때문에 전-낭만주의(Pre-Romantic)시인이라 불린다. 



토머스 그레이
[ Thomas Gray, 1716-1771 ]

영국 18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시인.《시골 묘지에서 읊은 만가》는 명성도 재산도 얻지 못한 채 땅에 묻히는 서민들에 대한 동정을 애절한 음조로 노래한 걸작이며 이 작품으로 18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시인이 되었다. 북유럽의 고시(古詩)를 번역하여, 시대를 앞선 낭만적 경향을 나타내었다.



 그레이의 《시골 묘지에서 읊은 만가, 1751》는 소도시 교회 뜰에 묻힌 가난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행위를 찬미한 간단한 연대기를 읊은 시이다. 죽음에 대한 슬픔을 목표로 하는 묘지파와는 목표가 다소 달랐는데, 농업과 산업혁명으로 실향한 사람들의 농가로의 복귀와 농촌가치 회복을 목적으로 하였기 때문에 현실적 목가시에 가까웠다. 신고전주의의 이성주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더욱 소박한 가치들로 회귀하고자 한 그의 시는 이후의 많은 시인들에 영향을 미치며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문체들의 유행을 선도하였다. 



로버트 번스
[ Robert Burns, 1759-1796 ]

영국 시인. 그의 시는 18세기 잉글랜드 고전 취미의 영향에서 벗어나 스코틀랜드 서민의 소박하고 순수한 감정을 표현한 점에 특징이 있다.《샌터의 탬》을 비롯한 이야기시(詩)의 명작과 《새앙쥐에게》처럼 동물을 통하여 인도주의적 사상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이후 이어지는 최초의 낭만주의 시인은 로버트 번스이다. 번스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시인으로 대다수의 시가 영어의 일종인 Scot으로 쓰였다. 농부였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시에 농촌 사람들의 삶을 묘사하였으며 시골사람들에 대한 동정과 유머, 그리고 인간애를 다룬 시들로 유명하다. 세게적으로 스코틀랜드의 시인으로서 더 잘 알려진 그는 후대의 많은 낭만주의 시인들의 찬사를 받는다.

정리하자면 Augustan > Pre-Romantic > Romantic 순으로 등장하는데, 신고전주의 시대에 쓰인 이성적인 작품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소박하고 감성적인 문학들이 쓰인 시기가 바로 전-낭만주의이다. 



3. Journ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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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혁명과 함께 성장한 중간계급들은 무역을 통해 부를 쌓을 수 있었다. 이제 그들은 국가에 막대한 세금을 냄으로써 사회 전반에 참여할 어느 정도의 힘을 쥘 수 있었다. 따라서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글들이 많아졌고, 점차 낮아진 문맹률로 인해 인쇄물 수요가 증가하였다. 이 시기 다수의 신문과 잡지들이 출간되기에 이르렀고, 대다수의 작가는 이제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18세기 초반의 저널리즘은 주로 수도인 런던의 여론과 유행을 나라 곳곳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덕분에 수도 외곽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세기 중반 사람들은 런던의 사회와 풍습, 그리고 문학의 중심지이던 커피하우스에 대한 많은 관심을 드러냈는데, 이를 반영한 최초의 출판물이 바로 《The Gentleman’s Journal》이었다. 주류 저널은 두 가지로, 리처드 스틸의 《태틀러》지와 스틸과 조지프 애디슨이 함께 쓴 《스펙테이터》지가 그것이었다. 가장 유명했던 《스펙테이터》지는 스틸이 나간 이후 1714년까지 애디슨에 의해 운영되었는데 그의 균형 잡힌 논쟁을 엿볼 수 있다.

 

《스펙테이터, 1711-1714》
 by 조지프 애디슨 & 리처드 스틸(1712까지)

사상의 표현과 판단의 기준, 그리고 가치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너무 지적인 문체의 사용은 지양하였으며, ‘Middlebrow’(보통 수준의 교양)라는 문체가 저널리즘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중간계급 사람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편안하고 정중한 저널리즘의 기준으로서, 높은 선호도를 얻은 그의 문체는 18세기의 전반적인 기호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태틀러, 1709-1711》 
by 리처드 스틸

극작가였던 스틸은 왕정복고기의 풍습희극이 드러낸 부도덕성을 비판함으로써 그 과잉을 방지하였다. 또 그의 희곡 《Conscious Lovers, 1722》에서는 감정의 다양한 종류와 정중한 행동을 극에 도입하여 왕정복고기 희곡의 완전한 붕괴를 이끌었다.



 이 시기의 전문 문필 작품들은 많은 주제들에 대하여 평가하고 논쟁해 주길 바라던 대중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형태로 등장하였다. 상업적 면모를 띤 저널리즘의 등장으로 인해 비전문적이었던 작가들은 평균을 웃도는 수입을 받는 전문 저널리스트로 성장할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 be natu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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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스러움’은 쉬운 듯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대하지 못하고, 사진을 찍을 때 자연스럽게 미소짓기가 참 어렵다. 있는 그대로를 나타내기란 이렇게 어려운데, 그러한 작품들을 규정하는 건 더 어렵다. 한 마디로 정리하고 싶지만 그러기에 조금 복잡한 파트가 바로 이 시기인 것 같다. 

 그래도 이전의 왕정복고기부터 이어 온 신고전주의와 비교하면 이해하기가 조금 쉽다. 혁명과 내전을 거쳐 온 사람들이 안정과 평화로움을 원했기 때문에 문학에서도 질서감과 이성주의를 강조한 듯하다. 그와 반대로 감성을 추구한 전-낭만주의는 국내 정치가 안정감을 되찾음으로써 얻어진 결과였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 꾸밈없는 사람들의 삶과 생각들을 담고자 했던 한층 자유로워진 문학사조로 정리하고 싶다. 프랑스혁명과 독립선언으로 전 유럽에 퍼진 ‘자유’의 가치가 직·간접적으로 문학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문학이 우리가 매일 맞는 보통날과 불가분의 관계임을 또다시 깨닫는 한 회였다. 저널리즘의 성장덕분에 우리는 여론과 참정권을 갖게 된 건 아닐까. 또 매일 아침 보는 신문과 뉴스, 지금 이 오피니언까지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양한 종류의 문학을 소개한 가운데 아직 다루지 못한 이 시기의 주류문학이 있다. 바로 ‘소설’이다. 소설이 드라마를 대신하는 주류 문학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사회적 분위기는 어떠하였는지, 이 문학이 등장하도록 한 독자층이 누구였는지를 다음 오피니언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참고문헌
The Penguin Guide to Literature in English: Britain and Ireland, ed. Ronald Carter and John McRae (Pearson Longman, 2010) ISBN: 978-0-582-46567-1
인물정보 및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포프 [Alexander Pope]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58502&cid=40942&categoryId=33449

알렉산더 포프 이미지
http://terms.naver.com/imageDetail.nhn?docId=1996878&imageUrl=http%3A%2F%2Fdbscthumb.phinf.naver.net%2F2792_000_1%2F20131217120000238_89GMDS6G3.jpg%2Feb66_131_i2.jpg%3Ftype%3Dm4500_4500_fst%26wm%3DN&categoryId=44395&mode=simple|&query=&authorId=&authorId=

[네이버 지식백과] 토머스 그레이 [Thomas Gray]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68924&cid=40942&categoryId=33449

[네이버 지식백과] 로버트 번스 [Robert Burns]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00685&cid=40942&categoryId=3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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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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