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0년 전 그녀가 전해주는 사랑스러운 메세지, 영화 아멜리에 [시각예술]

그녀의 변함없는 그때 그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다.
글 입력 2015.12.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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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남들의 불행에도 관심이 많죠."
"그럼 자기 자신의 불행은 어떡하고? 그건 누가 해결하지?" 
".... 남 돕는 게 인형과 노는 것보단 낫죠.”

10년 전 우리 앞에 나타났던 사랑스러운 그녀, 아멜리에.
그녀의 변함없는 그때 그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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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뿔랑은 고독한 소녀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로 인해 그녀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고독하게 자랐다. 혼자서 상상하는 것이 소녀의 유일한 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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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몰래 사람들의 표정 살피기를 좋아하며, 남들이 잘 보지 못하는 옥에 티를 잘 찾아낸다. 몰래 곡식자루에 손 넣기, 숟가락으로 파이 껍질 깨뜨리기, 운하에서 물수제비 뜨기를 좋아한다.
 
이 모든 것들은 혼자서 즐기기에 충분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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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방 안에서 발견한 '40년 전의 보물상자'로 인해 그녀는 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벅차오름을 느끼게 된다. 이후 아멜리는 그 동안 멀리서 관찰하고 훔쳐보기만 했던 이웃들의 행복과 불행에 관심을 가지면서, 타인과 ‘관계’라는 것을 맺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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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했던 소녀 아멜리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우연히 마주친 남자에게 아멜리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듀파엘은 아멜리의 마음을 눈치채고 아멜리에게 말한다.


“붙잡을 수 있을 때 꽉 잡지 않으면 후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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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해야지.”
“네. 그래서 지금 작전을 짜는 중이에요.”
“그 아가씬 참 작전을 좋아하는군. 그건 용기가 없기 때문이야.”


사랑을 하는데 작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아멜리의 모습은 요즘 우리들의 ‘밀당’과 매우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 말에 듀파엘은 말한다.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맞다.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용기가 없어서 한 사람에게 온전히 몰입하기를 두려워한다. 상처 받을까봐. 그래서 자꾸 상대의 마음을 떠보고, 재보려고 한다. 혹 내가 상대방을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그 사실이 들킬까봐 전전긍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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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는 겁도 없고 망설임도 없던 아멜리는 정작 본인의 행복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서툴기 그지 없다. 좀처럼 용기를 내지 못한 채 뒤에 숨어 있다.

우리도 정작 자신의 행복에는 서툴고 용기를 내지 못한다. 남을 기쁘게 해주고, 만족시켜 주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스스로를 위한, 스스로가 원하는 행복을 추구하려고 하면 덜컥 겁을 먹곤 한다.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만약 실패하면 어떡하지?' 이런 종류의 걱정을 안고서 말이다.

아멜리처럼 요즘의 우리도 우리를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다. 본인을 드러내지 못하고, 자꾸만 숨고 포장하는 아멜리의 모습이 딱 지금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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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파엘과 이야기를 나눈 후, 아멜리는 혼자 집에서 이렇게 생각한다.

‘듀파엘의 간섭은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고 짜증나. 아멜리가 진정 원하는 건 바깥세상과는 담쌓고 혼자 꿈이나 꾸며 외롭게 사는 거라고! 그렇게 살다 죽게 내버려두지 왜 참견이야?’

그러나 아멜리 역시 더 이상은 혼자 꿈이나 꾸며 외롭게 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쯤 그녀 스스로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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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문을 열어주길 두려워하는 아멜리에게 듀파엘은 마지막 메세지를 남긴다. 10년도 넘은 듀파엘의 메세지는 아멜리 뿐만 아니라 지금 영화를 보고있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자극을 주는 메세지이다.


나의 친애하는 아멜리,
 
넌 나와 달라, 네 뼈는 유리처럼 약하지 않아.
넌 삶의 험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어.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결국 네 심장은 내 몰골처럼 앙상하게 말라 비틀어져 버릴거야.

그러니까 당장 가서 그를 붙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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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는 더 이상 남들의 불행과 행복에만 관심을 쏟지 않는다. 그녀는 이제 사랑하는 그와 함께 스스로의 행복과 불행에 몰입할 것이고, 자기 자신의 불행과 행복을 그녀 스스로 해결해 낼 것이다.
 
물론 이 영화를 본 우리도 그럴 것이다.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 용기를 낸 사랑스러운 아멜리, 그녀처럼.


[박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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