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을 불러본다. [문학]

The Legacy - 여주인공의 이집트
글 입력 2015.11.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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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을 불러본다.

"The Legacy"
여주인공, Angela의 이집트.


버지니아.jpg
 

그녀,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
(1882.1.25 ~ 1941.3.28)


버지니아 울프는 문인이었던 부친 레슬리 스티븐 경(Sir Leslie Stephen)에 의한 집안의 문학적인 분위기로 인해 책과 문학에 일찍 눈을 뜨게 된다. 독학으로 글쓰기에 도전한 울프는 10대 중반에 접어들자 다양한 문학적인 스타일을 모방하면서 독창성이 돋보이는 습작을 통해 창작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철학자이며 《영국 인명사전》의 편자인 L.스티븐의 딸이다. 빅토리아조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 속에서 주로 아버지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세인트 에이브스의 별장에서 보낸 어릴 때의 여름철 경험이 그녀와 바다를 밀접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예민하고 우울한 성격이었던 그녀는 1895년 어머니가 사망한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1904년 아버지마저 사망하면서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부모가 죽은 후, 런던의 블룸즈버리로 이사하여 남동생 에이드리언을 중심으로, 케임브리지 출신의 학자 ·문인 ·비평가들이 그녀의 집에 모여 ‘블룸즈버리그룹’이라고 하는 지적(知的) 집단을 만들어 그 일원으로 활동하였다. 1905년부터는 "타임스"지(紙) 등에 문예비평을 썼으며, 1912년 정치평론가인 L.S.울프와 결혼하였다. 

1915년 처녀작 "출항"을, 1919년에는 "밤과 낮"을 발표하였다. 이들은 다 같이 전통적 소설형식을 따랐다. 보다 더 완숙된 작품이 "댈러웨이부인"(1925)이었다. 
1927년에는 소녀시절의 서정적 승화라고도 할 수 있는 "등대로"를 발표, ‘의식의 흐름’의 기법으로 인간 심리의 가장 깊은 곳까지를 추구하며 시간과 ‘진실’에 대한 새로운 관념을 제시하였다.  1931년에 발표한 "물결 The Waves"은 소설이라기보다 시에 가까우며 그녀의 사상의 궁극과 한계를 말해 주고 있다.

그녀의 예민한 신경은 더욱 심각해져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서식스 주 로드멜 근처 별장으로 이사하여 전원생활을 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1941년 3월 28일 우즈강에서 투신 자살을 하였다.





당시 그녀가 살던 18-19세기는 남성중심사회였다. 
그녀는 당연했던 이 사실에 대해 주목하여 여성들의 억압받던 상황을 폭로하는 글을 썼는데 바로 그 소설이"유산(The Legacy)"이다. 

줄거리는 성공한 정치가 길버트와 그의 아내 안젤라의 이야기로 이뤄진다. 아내는 전형적인 주부의 모습이다. 그녀는 얌전하고 아름다우며 여성스럽고 조신하다. 집안일에 충실하고 독서와 자수가 취미인 모습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도 과연 그런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남편 길버트는 안젤라를 당연히 순종적 아내로 단정 짓는다. 이렇게 길버트는 사랑을 가장한 무관심으로 아내를 대하고 그 사이 권태롭고 외로웠던 아내는 결국, 집 하녀의 친오빠와 바람이 나 그를 따라 자살하고 만다. 
이 사실을 아내 안젤라가 남긴 다이어리를 통해 남편 길버트는 알게 된다.

물론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 할 수 없지만 버지니아 울프는 당대의 시대에서 여성의 사실상을 유산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길버트에게 유산은 아내의 다이어리였고 이것이 진실인 것이다.


특히 여기서는 안젤라의 다이어리에 집중해보려고 한다.
글은 남편 길버트의 관점으로 죽은 아내의 유품인 다이어리를 읽는 중에 의문을 가지는 부분을 포함한다. 이 때 아내는 다이어리에 "Egypt, Egypt, Egypt"라는 글을 
한 장 빽빽하도록 써 놓는다. 
바로 안젤라가 남편과 바람난 남자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그녀는 고민하는 순간, 이집트를 외쳤다. 

왜일까?

그 이야기를 성경의 관점으로 해석해보았다.



 

성서의 관점으로 본 Angela의 “Egypt”가 의미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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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ypt, Egypt, Egypt!” 버지니아 울프의 ⌜The Legacy⌟에서 여주인공 Angela는 터질듯한 고민의 순간을 이렇게 폭로한다. 사소한 하나의 단어지만 동시에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이 단락을 읽는 순간 Angela의 ‘심증’을 정확히 드러낸 단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문은 따른다. 도대체 이집트가 그녀에게 정확히 어떤 의미였을까? 한 장을 빼곡히 채워 넣을 수 있는 원동력이 그녀의 어디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 처음 읽을 때는 이집트가 단지 그녀와 B.M.이 사랑의 도피를 계획한 곳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당시 이 소설이 출간된 1943년은 ⌜성서⌟가 당대 삶뿐만 아니라 소설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정도로 중요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성서에서 이집트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이집트는 카오스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즉, 격파할 수 없는 고통 그 자체였다. 먼저 성서에 나온 이집트의 지리적 의미를 보자. 이스라엘 민족인 아브라함과 그 손자들(:지도자들의 순서는 아브라함-이삭-야곱-요셉 순이 된다)이 북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절대적 신인 하나님의 인도와 방향 지시 아래 기나긴 여정을 한다. 그 여행이 요셉 때에 이르러서는 나일강 하류 이집트까지 도달해있었다. 그들은 이집트에 정착하여 노동자로서 하층민의 삶을 400년간 살아간다. 하지만 이들은 언제까지고 이집트에 발 묶여 있을 수 없었다. 하나님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가서 제사를 올리라 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집트는 이스라엘 민족을 부리기만 하며 본국에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Angela에게 B.M.을 사랑하는 것은 400년의 빛바랜 시간동안 생긴 무수한 충돌만큼의 혼란,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무척 버거웠다. 결국 언어로 형용할 수 없는 카오스, 무의식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감히 카오스의 감정을 기록하지 못하고 오직 한 단어, “Egypt”라고 뱉어낼 수밖에 없었다.

둘째, 이집트는 탈출, 해방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이집트는 탈출해야할 땅이었다. 그리고 반드시 넘어야 할 땅이었다. 그들이 이집트를 상대로 고난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영웅 모세가 등장한다. 그의 대표적 활약으로는 단연 ‘홍해의 기적’을 들 수 있다. 비로소 이집트를 탈출한 대찬 시도를 한 것이다. Angela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엄청난 시도를 고민할 때 이집트를 말했다. B.M과 함께 이 세상을 탈출하여 해방감을 누리고 싶었을 것이다. 어떻게든 이 죄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빠져나와 결말을 보고 싶었던 그 간절함이 이집트를 한 장 빼곡히 쓰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슬프게도 ⌜성서⌟에서 모세는 홍해의 기적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적지 ‘가나안’에 다다르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다. 마치 이러한 전개를 따르기라도 하듯 Angela는 자신의 상황을 해결할 탈출구로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가나안’에 해당하는 이상적인 삶을 Angela는 스스로 찾을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이렇듯 ⌜성서⌟의 관점으로 봤을 때, 그녀에게 이집트는 카오스와 탈출, 해방의 의미를 모두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너무나 섬세하고 미묘한 그녀의 외도에 대한 ‘심증’이 오직 한 단어, “Egypt”로 작게 표현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더욱 마음을 울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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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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