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꽃보다 아름다운 추억, 컬러링북 [꽃보다 말씀]

글 입력 2015.08.0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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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말씀]

2015년 6월 30일 초판 1쇄 출간 / 250×250mm / 94쪽 / 값 12,000원



작년 부터 '힐링'이라는 코드와 더불어 유행하는 '컬러링북'

이번 두번째 문화 초대를 맞아 나도 드디어 해보게 되었다.


어릴적 한번쯤은 예쁜 공주님을 색칠해보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몇가지 되지 않는 색연필로 선 밖으로 튀어나오면서도, 예쁘게 칠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이유를 따지지 않고 그저 그 행위 자체가 좋아서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사람들이 여러 이유를 들며 다시 컬러링북을 찾는다.

'마음의 안정', '심신의 힐링' 과 같은 여러 이유들은 결국 어린시절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손에 색연필을 쥐었던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때도 지금도, 우리는 거창한 이유를 들지 않고도 그저 예쁜 그림을 예쁘게 칠하고 싶은 욕구가 큰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상을 주지 않아도, 예쁘게 또 깔끔하게,  마치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듯이 내 손끝에서 그려지는 일종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소소한 성취감과 그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은 이외에도 많은 부수적인 긍정적인 힘을 가져온다. 우리가 흔히들 찾는 힐링과 마음의 안정도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게 아닐까 싶다.

결국 무언가를 이루려고 애쓰지 않을 때, 정말로 우리는 의도하지 않는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나는 꽤 컸을 때도 색칠공부를 좋아했다.
어느순간 어릴적 활동들을 '유치하다'라고 치부해버릴 나이인 중,고등학교 때도 왜인지 색칠공부 만은 하고 싶었다. 책을 꾸준히 사모을 정도로 열정적이지는 않았지만, 귀여운 캐릭터와 예쁜 배경이 있는 두꺼운 색칠공부 책은 아직도 내방 책꽂이에 고이 모셔져 있다.
잊을만하면 한번 쯤 꺼내서 칠하던 그 책은 세월이 가면서, 나이를 먹으면서 나의 성장과정이 드러나게 되었다. 삐뚤하게 삐져나오던 색은 어느새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고, 색 배합도 어색하게 들어가 있던 것도 어느새 조화롭게 조색되어 있었다.


마치 책과 함께 성장한 듯이,
그 전의 그림을 보면 마치 그때의 내가 떠오른 듯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건만.
시간을 함께 보낸 물건은 그만한 힘을 가졌다.


그런 생각들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접해본, 이제는 색칠공부가 아닌,
'컬러링북'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만나게 된 책이었다.

그때와 같은 진한 감동이나 향수는 없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무언가 편안한 마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비록 종교가 있지는 않지만,
좋은 말씀도 함께 하니 더욱 의미도 있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추억에 잠길 수 있도록 해준
두번째 문화초대도 너무 감사하게 받았다.




서포터즈5기_이주하님 태그.jpg
 
[이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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